중동ㆍ유럽ㆍ남미 입맛 잡은 한식⋯지속성장 열쇠는 ‘현지화’ [K-Food+ 수출 새판 짜기②]

입력 2026-08-06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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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식품, 신시장 영토 확장

중동, 인삼ㆍ건강기능식 큰 관심
유럽, 라면ㆍ닭고기 일상식으로
수도 넘어 2.3도시로 소비 확대
기업들, 할랄ㆍ검역 기준 맞춰야
정부, K컬처ㆍ미식관광 연계 홍보

미국·중국·일본 중심의 K푸드+ 수출 지형이 바뀌고 있다. 한류 확산과 현지 소비문화 변화에 힘입어 중동과 유럽, 남미가 새로운 성장시장으로 부상하면서 우리 농식품 수출 전략도 달라졌다. 특정 국가에 의존하던 수출 구조에서 벗어나 시장을 다변화하려는 노력이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는 평가다.

5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농식품 수출 증가율은 중동이 25.2%로 가장 높았고 남미 19.5%, 유럽 17.9%, 북미 11.0% 순이었다. 미국과 중국이 여전히 최대 시장이지만 최근 증가세는 신흥시장이 이끌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변화가 단순한 수출 증가를 넘어 우리 농식품 산업의 수출 구조 자체를 바꾸는 신호라고 평가한다. 특정 국가에 대한 의존도를 낮춰 외부 변수에 따른 위험을 분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시장 다변화의 의미가 크다는 분석이다.

K콘텐츠 타고 소비층 확대…'일상식'으로 자리 잡는 K푸드

시장별 성장 배경은 뚜렷하게 다르다. 중동은 건강식품과 프리미엄 식품 수요 확대, 유럽은 K푸드의 일상화, 남미는 K콘텐츠 확산이 맞물리며 새로운 소비층을 만들어내고 있다.

중동에서는 건강과 웰빙을 중시하는 소비문화가 확산하면서 인삼과 건강기능식품, 저당 음료 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식량 수입 의존도가 높은 국가가 많아 안정적인 식품 공급망 확보에도 관심이 커지고 있다.

유럽에서는 K푸드가 더 이상 아시아 식품 전문점에서만 소비되는 음식이 아니다. 라면과 소스류, 냉동 간편식 등이 현지 대형마트에 입점하며 일상식으로 자리 잡고 있다. 특히 열처리 닭고기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21% 증가했고, 라면과 과자 등 가공식품 수출도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남미에서도 넷플릭스와 유튜브,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한국 드라마와 K팝을 접한 소비자들이 한국 식품을 찾기 시작하면서 시장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 올해 상반기 남미에서는 딸기 수출이 310.4%, 김치는 172.6%, 라면은 150.9% 증가했다. 한식을 직접 만들어 먹거나 한식당을 찾는 소비자가 늘면서 단순한 유행을 넘어 하나의 식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신선농산물도 수출품목을 다양화하며 틈새시장을 넓혀가고 있다. 일본에서는 토마토가 편의점 샌드위치용 식재료로 공급되고 있고, 대만에서는 배추 수출이 63.6% 증가했다. 싱가포르와 캐나다에서는 돼지고기와 아이스크림 수출이 각각 364.2%, 44.4% 늘어났다.

신시장일수록 '현지화'가 성패 좌우

신시장 진출이 곧바로 성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국가마다 요구하는 인증과 검역 기준, 통관 절차가 달라 수출기업들은 시장별 맞춤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중동에서는 할랄 인증이 사실상 시장 진입의 필수 조건이다. 유럽은 식품 안전과 위생·검역 기준이 까다롭고, 국가별 환경규제와 원산지 표시 기준도 엄격하다. 남미는 국가마다 통관 절차와 유통 구조가 달라 현지 파트너 확보와 물류망 구축이 중요하다.

최근에는 수도나 대도시를 넘어 2·3선 도시까지 소비시장이 확대되는 것도 새로운 변화다. 온라인 유통 플랫폼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K푸드를 접한 소비자가 지방으로까지 확산하면서 시장 저변이 빠르게 넓어지고 있다는 평가다.

정대희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신시장 개척은 특정 국가 의존도를 낮춰 외부 충격에 대한 대응력을 높이는 전략”이라며 “국가별 소비 특성과 유통환경에 맞춘 맞춤형 전략이 앞으로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관계자는 “최근에는 중동과 남미 바이어들의 관심이 크게 높아지고 있다”면서 “국가별 소비 특성과 유통환경을 고려한 맞춤형 지원이 신시장 확대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도 신시장 공략에 맞춰 지원 체계를 강화한다. K푸드를 단순한 먹거리가 아닌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육성하기 위해 K컬처와 미식관광을 연계한 마케팅을 확대하고, 인도·아프리카·남미 등 잠재시장을 중심으로 공동물류센터 활용과 재외공관 연계 지원을 강화할 계획이다.

또 국가마다 다른 규제로 어려움을 겪는 기업들을 위해 해외 수입규제 정보를 맞춤 제공하고, 복잡한 해외 인허가 절차를 지원하는 ‘농산업 글로벌 인허가 통합지원단’도 새롭게 운영한다.

K푸드+ 수출 경쟁력의 핵심은 새로운 시장을 얼마나 많이 찾느냐보다 그 시장에 얼마나 오래 안착하느냐다. 국가별 소비문화와 규제 환경에 맞춘 현지화 전략, 안정적인 유통망 구축, 정부의 맞춤형 지원이 뒷받침돼야 시장 다변화가 일시적인 수출 증가를 넘어 우리 농식품 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공동기획 : 농림축산식품부 · 한국농촌경제연구원 · 이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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