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워싱턴 대관 수장에 ‘한미FTA 산증인’ 발탁…40조 美 투자 뒷받침

입력 2026-08-04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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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FTA 실무·미무역대표부 경력의 정통 외교관 출신
관세·EV 세액공제 등 정책 변수에 상시 대응 체계 구축
성 김 사장 "복잡한 통상 현안 대응할 적임자"

▲마이클 클라인(Michael Kleine) 현대차그룹 워싱턴 D.C. 사무소장 (사진=현대차그룹)
▲마이클 클라인(Michael Kleine) 현대차그룹 워싱턴 D.C. 사무소장 (사진=현대차그룹)

현대자동차그룹이 워싱턴 대관 조직 수장에 25년 경력의 미국 국무부 출신 외교관을 앉혔다. 관세 리스크가 여전한 가운데 미국 내 40조원 규모 투자를 뒷받침할 정책 대응 채널을 강화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현대차그룹은 3일(현지시간) 마이클 클라인(Michael Kleine)을 워싱턴 D.C. 사무소장으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클라인 신임 사무소장은 즉시 업무를 시작해 미국 연방정부와의 협력 업무를 총괄한다. 미국 내 공공정책과 전략 자문, 정부 대관 업무 전반도 맡는다.

클라인 소장은 국무부에서 25년 넘게 근무한 정통 외교관 출신이다.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미국 대사관에서 대사대리를 지냈고, 주한미국대사관에서는 경제담당 공사참사관으로 근무하며 한미자유무역협정(KORUS FTA) 체결·비준 실무를 지원했다. 호주·라오스·베트남에서도 경제·외교 업무를 담당했다. 미무역대표부(USTR)에서는 한국·일본 무역정책 선임보좌관을 맡아 한국 관련 통상정책 결정에 직접 관여했다.

이번 인사는 현대차그룹의 미국 사업이 단순 판매 확대를 넘어 현지 생산과 부품, 철강, 미래 기술을 아우르는 투자 실행 단계에 진입한 시점에 이뤄졌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부터 2028년까지 미국에 260억 달러(약 40조 원) 이상을 투입할 계획이다. 조지아주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등 가동이 본궤도에 오르면서 관세·보조금·공급망 정책 등 워싱턴발 변수에 대한 상시 대응 체계가 필요해진 상황이다.

정책 변화는 판매 실적에도 곧바로 반영되고 있다. 현대차·기아는 지난달 미국에서 16만5284대를 팔아 7월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냈다. 하이브리드 판매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52.2% 급증하며 성장을 이끈 반면, 전기차는 미국 세액공제 종료 영향으로 40.5% 감소했다. 친환경차 정책 하나가 판매 구성을 뒤흔드는 셈이다. 관세 협상 결과에 따라 생산 배분과 가격 전략이 좌우되는 자동차 업계 특성상, 정책 결정 과정에 조기 접근할 수 있는 인물의 필요성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클라인 소장이 한미자유무역협정 체결 실무와 미무역대표부 한국 담당을 모두 거쳤다는 점도 상징적이다. 단순 로비스트가 아니라 한미 통상 이슈의 구조를 이해하는 ‘내부자’를 영입했다는 의미로 읽힌다. 정의선 회장이 최근 세마포 월드 이코노미 등 미국 내 행사에 잇달아 참석하며 대외 불확실성 대응에 직접 나서는 것과도 같은 맥락이다. 완성차 업계 한 관계자는 “관세든 세액공제든 미국 정책 하나에 물량과 수익성이 출렁이는 구조에서 대관 라인을 정치인 출신이 아닌 통상 전문 관료 출신으로 채운 건 실무형 대응에 무게를 둔 선택”이라고 평가했다.

성 김 현대차그룹 사장 겸 전략기획담당은 “클라인의 합류는 미국 기관·이해관계자와의 관계를 강화하겠다는 그룹의 비전을 반영한다”며 “복잡한 통상·정책 현안을 다뤄온 그의 경력이 미국 내 사업 확장에 중요한 자산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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