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효진도, 신민아도 택했다⋯K-드라마, '웹툰'에 꽂힌 이유 [엔터로그]

입력 2026-08-04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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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사랑하는 스타와 인기 콘텐츠, 그 이면의 맥락을 들여다봅니다. 화려한 조명 뒤 자리 잡은 조용한 이야기들. '엔터로그'에서 만나보세요.

▲(사진제공=MBC '유부녀 킬러')
▲(사진제공=MBC '유부녀 킬러')

요즘 드라마를 보다 보면 낯익은 제목을 자주 마주하게 됩니다. 작품 소개를 살펴보면 '인기 웹툰 원작'이라는 문구도 빠지지 않죠. 방송사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의 주요 기대작 상당수가 웹툰을 출발점으로 삼고 있는 데 따른 모습입니다.

이 같은 흐름은 올해 유독 뚜렷합니다.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 SBS 금토드라마 '김부장'이 최고 시청률 20%를 넘기며 올해의 대표 흥행작으로 자리잡은 데 이어 방송 중이거나 올해 하반기 방송될 예정인 웹툰 원작의 드라마가 숱하죠. 탄탄한 팬덤을 보유한 웹툰부터 명실상부 글로벌 히트작까지, 원작으로 활용하는 웹툰도 다양합니다.

▲(사진제공=디즈니+)
▲(사진제공=디즈니+)

'김부장' 독주 끝나도 계속…'유부녀 킬러'→'재혼황후' 온다

웹툰 원작 드라마의 존재감은 갈수록 커지고 있습니다. 흥행작이 잇따르는 건 물론, 기대작까지 웹툰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들이 줄줄이 출격 대기 중입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참교육'이 대표적입니다.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 작품은 가상의 국가기관인 교권보호국이 무너진 교육 현장에 투입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는데요. 학교 폭력과 교권 침해 등 현실적인 문제를 액션과 응징으로 풀어내 화제를 모았죠.

6월 전편이 공개된 이후 4주 연속 넷플릭스 글로벌 톱10 비영어 쇼 부문 1위에 올랐으며, 공개 한 달 만에 누적 시청수(전체 시청 시간을 작품 러닝타임으로 나눈 값) 4820만 회를 기록했습니다. '참교육'은 넷플릭스 '2026년 상반기 시청 현황 보고서' 전체 6위에 오르는 등 글로벌 흥행에 성공했죠.

그 뒤를 SBS 금토드라마 '김부장'이 이어받았습니다. 역시 동명의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한 '김부장'은 첫 회 시청률 9.5%(닐슨코리아, 전국 유료 가구 기준)으로 시작하더니 상승세를 타고 최종회에서 23%로 종영했는데요. 이는 올해 방송된 미니시리즈 최고 기록이자 SBS 역대 금토드라마 가운데 '펜트하우스2'(29.2%)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수치입니다.

최근 종영한 ENA '닥터 섬보이', tvN '내일도 출근!' 역시 웹툰을 원작으로 제작됐으며, 현재 방송 중인 MBC 금토드라마 '유부녀 킬러',

tvN 월화드라마 '최애의 사원'도 연재 당시 높은 인기를 끌었던 작품을 드라마로 옮겼습니다. 배우 공효진이 주연을 맡은 '유부녀 킬러'는 방송 2회 만에 시청률 8%를 기록하면서 청신호를 켰는데요. 발랄하고 귀여운 매력의 '최애의 사원' 역시 첫 방송 4.2%로 순조로운 출발을 알렸습니다.

장르도 다양합니다. 액션과 메디컬, 오피스물은 물론 로맨스와 스릴러까지 다채로운 웹툰 원작 드라마가 안방극장을 채우고 있는데요. 하반기에도 이러한 흐름은 이어집니다. 네이버웹툰 인기작 '내가 죽기로 결심한 것은'의 경우 배우 이채민과 노윤서가 동명의 드라마 출연을 확정했습니다. '동궁', '악마판사' 등을 연출한 최정규 감독과 '빈센조', '작은 아씨들', '눈물의 여왕' 등을 통해 연출력을 인정받은 김희원 감독이 공동 연출을 맡고, '쌉니다 천리마마트', '얼어 죽을 연애따위' 등을 집필한 김솔지 작가가 의기투합해 기대를 더합니다.

글로벌 누적 조회수 약 26억 회(2024년 12월 기준)를 기록하며 전 세계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는 네이버웹툰 대표작 '재혼 황후'도 드라마로 베일을 벗습니다. 디즈니+가 선보이는 첫 K-로맨스 판타지인 데다가 신민아, 주지훈, 이종석, 이세영 등이 캐스팅돼 원작 팬들의 환호를 드높였죠.

방송사와 OTT가 공개하는 기대작 라인업에는 웹툰이나 웹소설을 기반으로 한 작품이 빠지지 않고 이름을 올리는 중인데요. 원작의 인기가 정말 흥행을 담보하기 때문일까요?

▲(사진제공=KBS2 '은애하는 도적님아')
▲(사진제공=KBS2 '은애하는 도적님아')

검증된 원작에 쏠린 시선…IP 확장성도 매력

제작사들이 웹툰 지식재산권(IP)에 주목하는 이유는 분명합니다. 드라마 한 편에 수백억원이 투입되는 시대, 흥행 가능성을 조금이라도 높일 수 있는 '검증된 원작'의 가치는 갈수록 커지고 있습니다. 이미 수년간 연재를 거치며 독자들의 선택을 받은 데다가 작품성과 화제성, 캐릭터 경쟁력까지 어느 정도 확인된 콘텐츠라는 점에서 오리지널 대본보다 투자 부담을 덜 수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죠.

글로벌 웹툰 시장의 성장도 제작사들이 웹툰 IP에 주목하는 배경으로 꼽힙니다. 시장이 커질수록 해외에서 팬덤을 확보한 작품도 함께 늘어나고 있기 때문인데요. 제작사 입장에서는 국내 흥행 가능성뿐 아니라 글로벌 시청자 유입까지 기대할 수 있는 IP가 꾸준히 공급되는 셈입니다.

실로 한국콘텐츠진흥원이 4월 발간한 '2025년 4분기 및 연간 콘텐츠산업 동향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웹툰 산업 규모는 지난해 기준 81억7000만달러로 평가됐는데요. 올해는 87억6000만달러, 향후 2034년까지 연평균 성장률(CAGR) 6.72%를 기록하면서 147억3000만달러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영상화 이후에도 이어지는 IP의 생명력 역시 웹툰이 가진 강점입니다. 드라마 공개를 계기로 원작 웹툰 조회수가 다시 늘어나고, 반대로 원작 독자가 드라마 시청자로 유입되는 선순환이 만들어집니다.

최근에는 흥행한 드라마를 다시 웹툰이나 웹소설로 확장하는 '역방향 IP'도 늘고 있는데요. '21세기 대군부인'은 종영 이후 세계관을 확장한 웹소설을 선보였고, '은애하는 도적님아'는 방영 1주일 전 웹툰을 선공개하며 드라마와 온라인 콘텐츠를 유기적으로 연결한 바 있습니다. 하나의 콘텐츠를 여러 플랫폼으로 확장해 팬덤을 유지하고 IP의 수명을 연장하려는 전략으로 해석할 수 있죠.

여기에 후속 시즌과 스핀오프는 물론 해외 리메이크, 게임, 굿즈, 팝업스토어 등 다양한 형태로 IP를 확장할 수 있다는 점도 제작사와 플랫폼이 웹툰을 선호하는 이유로 꼽힙니다. 하나의 성공한 드라마를 만드는 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IP를 장기간 활용하는 전략이 가능하기 때문이죠.

한 드라마 제작사 관계자는 "투자 기조 변화에 편성 축소까지 겹치는 등 콘텐츠 제작 환경이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검증되지 않은 오리지널 작품에 큰 비용을 투입하기는 쉽지 않다"며 "인기 웹툰이나 웹소설은 이미 독자 반응과 화제성이 어느 정도 확인된 IP라는 점이 분명한 강점으로 통한다"고 전했습니다.

▲배우 정준원. (뉴시스)
▲배우 정준원. (뉴시스)

웹툰이면 끝?…흥행 여부 '여기'서 갈렸다

다만 검증된 웹툰 IP가 곧 흥행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인기 웹툰은 투자와 편성 과정에서 분명 경쟁력을 갖는 콘텐츠지만, 막상 시청자의 선택을 받는 것은 원작이 아닌 '드라마의 완성도'라는 게 업계의 공통된 시각인데요.

실제로 최근 웹툰 원작 드라마 가운데서도 희비는 엇갈렸습니다. 지난해 공개된 티빙 오리지널 '친애하는 X'는 원작의 큰 줄기를 유지하면서도 드라마에 맞게 인물의 심리와 서사를 재구성해 호평을 받았는데요. 김유정 등 배우들의 호연과 원작과는 다른 결말로 화제를 모았고, 원작자인 반지 작가가 극 후반부 작업에 참여, 강렬한 엔딩을 더하면서 작품의 신선한 매력을 선보였습니다.

반면 원작 팬들의 기대를 충족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은 작품들도 적지 않습니다. 원작 팬덤이 두터울수록 제작진이 감수해야 하는 부담도 커지기 마련인데요. 현재 방송 중인 '유부녀 킬러' 역시 주인공 권태성 역에 정준원이 캐스팅되면서 방영 전부터 원작과의 싱크로율을 둘러싼 갑론을박이 이어졌습니다. 원작 팬층이 두터울수록 캐스팅과 각색, 연출은 물론 작은 설정 변화까지 비교 대상이 되면서, 오히려 더 높은 검증대를 통과해야 하는 셈입니다.

인기 웹소설과 웹툰을 원작으로 하는 드라마는 당분간 꾸준히 공개될 전망입니다. 제작비 부담이 커진 데다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콘텐츠 경쟁까지 치열해지면서 이미 팬덤과 세계관을 갖춘 IP를 찾는 수요는 쉽게 줄어들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데요. 다만 웹툰 원작이 하나의 '공식'으로도 자리 잡은 만큼 이제는 원작 판권을 확보했다는 사실 자체가 경쟁력이 되기는 어려워졌습니다.

결국 제작사들이 마주한 과제도 달라졌습니다. 같은 웹툰 원작이라도 어떤 방식으로 각색하고 제작하느냐에 따라 성과가 갈리는 사례가 늘면서, 업계의 경쟁도 IP 확보보다 이를 얼마나 시장성 있는 영상 콘텐츠로 구현하느냐에 무게가 실립니다. 웹툰은 여전히 드라마 시장의 가장 강력한 원천 IP이지만, 흥행을 결정하는 마지막 변수는 결국 제작진의 해석과 구현 능력에 달려 있는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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