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종목 레버리지 ‘긴급조치권’ 정쟁 비화…野 “졸속 도입부터 밝혀라”[종합]

입력 2026-08-02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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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AI 생성) (chatgp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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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이 증시 급변 시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의 배율과 투자한도를 조정할 수 있는 ‘긴급조치권’ 도입을 추진하면서 정치권 공방이 본격화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달 증시 폭락 과정에서 변동성을 키운 레버리지 상품을 신속히 통제할 법적 수단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야권은 국회를 우회해 상품을 도입해 놓고 뒤늦게 규제 권한을 요구하고 있다며 도입 경위와 의사결정 과정부터 공개하라고 맞섰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긴급조치권 도입을 위한 자본시장법 개정안 마련에 착수했다. 시장 변동성이 일정 수준을 넘어설 경우 금융당국이 별도의 절차 없이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의 배율을 낮추거나 투자한도를 제한할 수 있도록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것이 핵심이다.

현재 두 배로 설정된 레버리지 배율을 시장 상황에 따라 일시적으로 낮추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현행 제도에서는 상품의 수익 구조를 바꾸려면 수익자총회 의결을 거쳐야 한다. 출석 수익자 의결권 과반수와 전체 수익증권 총좌수의 4분의 1 이상 동의가 필요해 급변하는 시장에 신속히 대응하기 어렵다는 게 당국의 판단이다.

개인별 투자한도 설정과 모의거래 의무화도 추진된다. 금융당국은 계좌별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투자한도를 20% 수준으로 통일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투자 전 모의거래를 의무화해 실제 매매 구조와 손실 가능성을 체험하게 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지난달 29일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배율을 낮추면 시장 변동성을 완화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본다”면서도 “투자자 보호와 수익자 권리를 어떻게 조화시킬지는 입법 과정에서 함께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정부의 움직임에 야권은 졸속 도입 책임과 권한 남용 가능성을 집중적으로 문제 삼고 있다.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국회로 넘어오면 긴급조치권의 필요성과 발동 요건을 둘러싼 여야 공방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국민의힘은 정부가 시행령 개정으로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을 신속하게 허용한 뒤 시장이 급락하자 다시 법률 개정을 통해 통제 권한을 확보하려 한다고 비판했다. 긴급조치권 도입 논의에 앞서 상품 도입 과정과 책임 소재부터 밝혀야 한다는 주장이다.

최은석 국민의힘 원내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졸속과 날림으로 위험천만한 상품을 밀어붙여 주식시장을 도박판으로 만들더니 사후 대책마저 허둥지둥 내놓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사태는 미봉책 몇 개를 내놓는다고 끝날 일이 아니다”며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의 도입 경위와 의사결정 과정은 물론 누가 첫 단추를 끼웠고 누가 경고를 묵살했는지 국민 앞에 한 점 의혹 없이 밝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부의 정책 책임론도 제기했다. 최 수석대변인은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의 사퇴를 요구하며 “사고를 낸 사람이 수습까지 맡겠다는 발상부터 국민은 납득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최보윤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리밸런싱 문제까지 거론했다. 그는 “정권의 무모한 정치적 개입이 국민연금의 안전판을 무력화한 결과가 이번 7월 폭락장에서 참담한 인재로 돌아왔다”고 주장했다.

개혁신당은 긴급조치권 자체가 금융당국의 권한 남용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정부가 상품 도입 때는 국회를 우회하고 규제할 때는 국회에 법 개정을 요구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차호 개혁신당 대변인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은 4월 국무회의에서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으로 허용됐고 국회 문턱을 넘을 필요 없이 5월 27일 상장됐다”며 “상장 67일 만에 정부는 이 상품을 통제하려면 법률 개정이 필요하다고 한다”고 지적했다.

개혁신당은 금융위원회의 검토 의견과 상품 도입 의사결정 과정도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긴급조치권을 도입하더라도 △발동 요건과 최대 존속기간 △사후 국회 보고 의무 △일몰조항을 법률 본문에 명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향후 국회 논의에서는 금융당국의 재량을 어디까지 허용할지가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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