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패권전쟁부터 자원안보까지…李 경제외교의 외연 확장

입력 2026-08-02 2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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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더 미드웨이에서 열린 '샌프란시스코 AI 서밋'에서 '샌프란 AI 선언'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더 미드웨이에서 열린 '샌프란시스코 AI 서밋'에서 '샌프란 AI 선언'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미국의 첨단기술·자본과 남미의 전략자원을 한국의 제조 역량에 연결하는 경제외교에 나섰다. 샌프란시스코에서는 글로벌 빅테크와 인공지능(AI)·반도체 협력을 강화하고, 브라질·칠레·아르헨티나에서는 희토류·리튬·구리와 원유 공급망을 넓혔다. 기술패권 경쟁과 자원 확보전이 격화하는 가운데 미래산업의 성장동력과 경제안보를 동시에 확보하려는 행보다.

이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동포간담회를 끝으로 7박 11일간의 미국·남미 순방 일정을 마무리했다. 이번 순방은 개별 국가와의 협력사업을 늘리는 데 그치지 않고 미국의 첨단기술·자본, 남미의 풍부한 자원, 한국의 제조 역량을 연결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첫 방문지인 샌프란시스코에서는 다리오 아모데이 앤트로픽 최고경영자(CEO), 샘 올트먼 오픈AI CEO, 젠슨 황 엔비디아 CEO, 혹 탄 브로드컴 CEO 등을 잇달아 만나 한국 투자 확대와 기술 협력을 논의했다.

이 대통령은 한국의 반도체 생산기반과 제조업 경쟁력, 데이터센터 수요를 강조하며 반도체·피지컬 AI·AI 데이터센터 등 3대 메가프로젝트에 글로벌 기업의 참여를 요청했다. 단순히 해외 기술을 도입하는 데 머물지 않고 한국을 AI 서비스와 반도체, 제조업이 결합하는 실증·생산 거점으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실리콘밸리 주요 벤처캐피털과 만나 국내 AI·로봇·바이오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 확대를 당부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글로벌 빅테크와의 협력이 대기업 중심의 공급계약이나 설비투자에 그치지 않고 국내 벤처 생태계로 확산돼야 AI 산업의 기반을 넓힐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남미 3개국에서는 핵심광물과 에너지 공급망 협력에 무게를 실었다. 희토류가 풍부한 브라질과 리튬·구리 주요 생산국인 칠레·아르헨티나를 연결해 배터리와 반도체, 전기차 등 첨단산업에 필수적인 자원의 조달선을 넓히겠다는 것이다. 아울러 미래 첨단산업 분야의 공동사업을 추진해 한국 기업의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자원 보유국과의 장기 협력 기반을 구축하는 데도 초점을 맞췄다.

구체적으로 브라질에서는 핵심광물과 함께 방산·항공·우주·에너지 협력을 확대했다. 차세대 민항기 공동개발과 브라질산 다목적 수송기 C-390을 매개로 한 방산 협력을 추진하고, 위성 발사와 재생에너지·전력망 분야에서도 공동사업을 발굴하기로 했다.

한·메르코수르 무역협정 협상 재개를 위한 고위급 추진체계도 마련했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과 제라우두 알키민 브라질 부통령을 공동대표로 하는 실무그룹을 가동해 농축산물과 제조업 시장 개방 등 협상의 걸림돌을 점검하기로 했다.

칠레에서는 구리와 리튬 등 핵심광물 협력채널을 장관급으로 격상하고 국장급 실무채널을 신설했으며 2004년 발효된 한·칠레 자유무역협정(FTA)도 변화한 통상환경에 맞게 개선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자유무역위원회를 10년만에 재가동키로 했다.

아르헨티나에서는 리튬과 원유를 중심으로 경제안보 협력을 구체화했다. 양국은 핵심광물 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리튬 탐사·채굴 등 밸류체인 전반에서 기업 투자와 공동 프로젝트를 추진하기로 했다.

원유 분야에서는 아르헨티나산 원유의 상업적 도입을 뒷받침할 정부 간 협력 기반을 마련했다. 국내 기업이 올해 88만 배럴을 시험 도입해 정제 적합성과 경제성을 검증하고 있으며, 상업 구매로 이어질 경우 중동에 집중된 국내 원유 조달 구조를 다변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양국은 이중과세방지협정도 최종 타결했다. 아르헨티나 역시 한·메르코수르 무역협정 협상의 조속한 재개에 힘을 보태기로 했다.

이번 순방은 미국과의 첨단기술 협력을 강화하면서도 자원과 시장 측면에서는 남미로 외교 지평을 넓혔다는 데 의미가 있다. 미·중 전략경쟁과 보호무역 확산으로 기술과 공급망의 진영화가 심화하는 상황에서 어느 한 축에만 의존하지 않고 협력 상대와 조달선을 다변화하려는 시도로 평가된다.

다만 정상 간 합의를 실제 투자와 교역 확대로 연결하는 후속 작업은 과제로 남았다. 핵심광물 개발에는 대규모 자금과 장기간의 인허가가 필요하고, 한·메르코수르 무역협정도 회원국별 산업 이해관계와 시장 개방 수준을 둘러싼 조정이 불가피하다. 정부는 브라질과의 고위급 실무그룹과 칠레·아르헨티나의 협력채널을 활용해 정상외교 성과를 기업 투자와 공동사업으로 연결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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