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토막 난 '속슬'에 5조 몰려…테슬라·엔비디아 급락 직격탄

국내 증시를 떠나 다시 미국 증시로 향한 개인투자자들이 불과 두 달 만에 50조원에 가까운 평가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됐다. 특히 반도체와 기술주를 겨냥한 세 배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에 대규모 자금이 몰리면서 손실 폭을 키운 것으로 분석된다.
2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서학개미는 지난 7월 한 달 동안 미국 주식을 46억6862만달러(약 6조7400억원) 순매수했다. 이는 올해 1월 이후 가장 큰 월간 순매수 규모다.
올해 들어 미국 주식 순매수 규모는 1월 이후 감소세를 보이다가 국내 증시 강세와 정부의 국내 증시 활성화 정책 영향으로 4~5월에는 순매도로 전환했다. 그러나 6월부터 다시 매수 우위로 돌아섰고 지난달에는 매수 규모가 크게 확대되며 미국 증시로 자금이 재유입됐다.
하지만 시장 조정은 예상보다 거셌다. 6~7월 두 달 동안 미국 주식에 새로 투입된 자금은 약 53억달러(7조6500억원)에 달했다. 반면 같은 기간 서학개미의 미국 주식 보관액은 2041억달러에서 1704억달러로 줄었다. 평가액 기준으로 337억달러(약 48조7000억원)가 증발한 것이다. 이는 전체 보관액의 16.5%에 해당한다.
손실의 상당 부분은 대형 기술주 부진에서 비롯됐다. 서학개미 보유 비중이 가장 큰 테슬라는 두 달 사이 주가가 29% 넘게 하락했고 두 번째로 많이 보유한 엔비디아 역시 7% 이상 내렸다. 두 종목에 집중된 투자 구조가 전체 평가손실을 키웠다는 분석이다.
레버리지 상품 투자도 손실을 확대시킨 요인으로 꼽힌다. 6~7월 개인투자자가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를 일간 기준 세 배로 추종하는 ETF인 '속슬(SOXL)'이었다. 이 기간 순매수 규모는 37억7000만달러(약 5조4500억원)에 달했다.
그러나 속슬은 같은 기간 주가가 224달러에서 115달러 수준으로 거의 반토막 났다. 약 40억달러를 추가 매수했음에도 보관액은 53억5000만달러에서 58억1000만달러로 소폭 늘어나는 데 그쳤다. 신규 자금 대부분이 주가 하락으로 상쇄된 셈이다.
국내에서도 개인투자자의 레버리지 투자 손실은 이미 현실화되고 있다. 씨티글로벌마켓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한국 자산을 기초로 한 레버리지 ETF 시가총액이 6월 말 약 525억달러에서 최근 190억달러 수준으로 감소했다며 개인투자자의 누적 손실 규모를 약 387억달러(56조원)로 추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