널뛰는 증시에 24조원 ‘은행 피신’⋯투자금 대이동 [공포가 부른 역머니무브]

입력 2026-07-30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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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예금 한 달 새 24조원↑·요구불예금 57조원↓
투자자예탁금도 23% 감소⋯“안전자산 선호 뚜렷”

반도체발(發) 조정과 레버리지 투자 규제 강화로 증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주식시장에 머물던 대기성 자금이 빠르게 은행으로 유턴하고 있다. 투자자예탁금은 두 달 만에 32조원 넘게 줄어든 사이 5대 은행 정기예금에는 한 달 새 24조원 넘는 자금이 유입됐다. 공격적 투자보다 원금 보전과 확정금리를 선택하는 ‘역(逆)머니무브’가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정기예금 잔액은 전날 기준 973조4942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말보다 24조945억원 늘어난 것으로 올해 들어 월간 기준 최대 증가 폭이다.

반면 수시 입출금이 가능한 이들 은행의 요구불예금 잔액은 같은 기간 664조9401억원으로 전달(722조2928억원) 대비 57조3527억원이나 급감했다. 대기성 자금이 낮은 금리의 요구불예금에 머물기보다 확정금리를 제공하는 정기예금으로 옮겨간 것으로 풀이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최근 시장 변동성이 이어지는 가운데 일정 수준의 금리를 안정적으로 확보하려는 수요가 늘었다”며 “공격적인 수익 추구보다는 유동성과 안정성을 함께 고려하는 경향이 이전보다 강해진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증시 주변 자금도 빠르게 줄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투자자예탁금은 지난달 4일 사상 최대인 139조6948억원까지 늘었지만 이달 28일에는 107조1994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두 달도 채 되지 않아 32조원 이상 증발한 셈이다. 투자자예탁금은 투자자가 주식 매수를 위해 증권사 계좌에 맡겨 둔 대기성 자금이다.

레버리지를 활용한 투자도 눈에 띄게 위축됐다. 시장의 투자심리를 보여주는 지표인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28일 기준 33조1940억원으로 이달 2일 기록한 최대치(37조7187억원)보다 약 4조5000억원(12%) 감소했다. 대기 자금과 신용투자가 동시에 줄어든 것은 공격적인 매수세가 한풀 꺾였음을 보여주는 신호로 해석된다.

은행권은 최근 증시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투자자들의 자금 운용 방식이 달라졌다고 보고 있다.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공격적인 투자보다 안정적인 수익을 선호하는 분위기가 우세하다”면서 “시장 변동성이 완화되기 전까지는 은행 예금 등 안전자산으로 자금이 유입되는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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