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 몸의 통증은 참는다고 저절로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몸속에서 스스로 고통을 증폭시키는 ‘악순환의 고리(Vicious Cycle)’를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만성 통증 치료의 첫걸음은 이 끈질긴 고리의 정체를 이해하는 것에서 시작된다.
우리 몸 어딘가에 통증(Pain)이 발생하면 인체는 손상 부위를 보호하기 위해 무의식적으로 주변 근육을 수축시키는 ‘근육 방어(Muscle Guarding)’ 현상을 일으킨다. 즉, 근육의 과긴장(Spasm)이 발생하는 것이다. 근육이 과하게 긴장하면 해당 부위의 혈류량이 감소하는 허혈(Ischemia) 상태가 유발되고, 산소 공급이 줄며 노폐물이 축적되어 다시 더 심한 통증(Pain)으로 이어진다.
통증이 긴장을 부르고 긴장이 다시 통증을 악화시키는 ‘통증-경련-통증 주기(Pain-Spasm-Pain Cycle)’가 완성되는 셈이다. 이 사이클이 장기화되면 신경계가 과민해지는 ‘민감화(Sensitization)’가 발생하고, 아플까 봐 움직임을 피하는 ‘공포-회피 반응’까지 겹쳐 척추와 관절의 기능은 걷잡을 수 없이 무너지게 된다.
통증은 마냥 참지 말고 이 고리를 끊어내야 한다. 진통제를 먹거나 물리치료를 받는 것만으로도 이 악순환의 고리는 일시적으로 끊어질 수 있다. 하지만 원인이 해결되지 않는다면 다시금 재발하기 마련이다.
최근 내원한 40대 직장인 B 씨의 사례가 이 한계와 근본적인 해법을 명확히 보여준다. 만성적인 뒷목과 어깨 통증에 시달리던 B 씨는 전형적인 거북목 환자였다. 하루 8시간 이상 모니터를 들여다보며 목을 앞으로 쭉 빼는 업무 환경이 근본 원인이었다. 극심한 통증으로 한의원을 찾은 그는 침과 약침 치료 등을 통해 다행히 고통이 가라앉자 홀가분하게 일상으로 돌아갔다.
그런데 몇 달 뒤, 그는 예전과 정확히 같은 부위에 뻐근한 통증이 시작됐다며 다시 진료실을 찾았다. 치료를 통해 통증의 악순환 고리는 분명히 끊어냈는데, 왜 똑같은 통증이 반복될까?
애초에 목 통증을 유발했던 생활 습관과 환경 속으로 그대로 돌아갔기 때문이다. 이처럼 생활 습관이 만들어내는 통증의 굴레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한의사가 직접 손으로 틀어진 척추와 골반을 교정하는 ‘추나요법’이 필수적이다. 추나 치료는 신체의 구조적 정렬을 리셋하고 본래의 기능을 회복시켜 재발의 원인을 원천적으로 차단한다.
이론적으로는 치료가 끝난 후 환자 스스로 매일 바른 자세를 유지하고 스트레칭을 하며 환경을 개선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다. 그러나 바쁜 현대 사회에서 자신의 의지만으로 올바른 생활 습관을 지켜내기란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깝다. 결국 그것이 뜻대로 되지 않아 목과 허리가 다시 굳어지고 악순환이 반복된다.
그러므로 완벽한 자세를 혼자서 유지해야 한다는 심리적 강박은 덜어내자. 그 대신, 일상에서 무리가 되는 부분을 주기적인 전문가의 관리를 통해 보완하는 방식을 권장한다. 집중 치료가 끝난 후에도 2주 또는 한 달에 한 번 정도 정기적으로 내원하여 ‘추나 관리’를 받는 것이다.
통증은 마냥 참아야 할 숙명이 아니다. 진통제로 알람만 끄며 버티거나, 당장 안 아프다고 어설프게 관리를 멈추지도 마라. 환경이 만드는 끈질긴 악순환의 고리를 ‘정기적인 추나 조율’이라는 현실적인 대안을 통해 확실하게 끊어내고, 가벼운 일상을 영위하시길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