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최대 1400억 넣고 민간 지분 51% 이상…‘농업AI’ 공공성과 수익성 줄타기

입력 2026-07-28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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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동·LG CNS 컨소시엄 최종 선정…연내 민관 합작 SPC 설립
데이터·AI 모델 판매·구독형 수익모델…스마트팜 수출도 추진
중소농 이용료·농가 데이터 보상·성과 공유 방식이 사업 성패 좌우

▲(사진=AI 생성)
▲(사진=AI 생성)

정부가 최대 1400억원을 출자하는 국가 농업 AI 사업의 운전대를 민간이 잡는다. 민간의 기술과 자본을 끌어들여 수익을 내는 농업 플랫폼을 만들겠다는 구상이지만 수익성에 치우치면 정부 자금과 농가 데이터를 토대로 구축한 AI 서비스의 혜택이 일부 기업과 대규모 농가에 집중될 수 있다. 반대로 공공성만 앞세우면 자생력을 잃고 정부 지원에 의존하는 실증사업에 머물 수 있다. 민간의 수익성과 일반 농가의 접근성을 어떻게 조화시키느냐가 사업의 성패를 가를 전망이다.

28일 정부 등에 따르면 농림축산식품부는 전일 대동을 대표법인으로 하는 컨소시엄을 국가 농업 AI 전환(AX) 플랫폼 민간참여자로 최종 선정했다. 컨소시엄에는 대동애그테크와 LG CNS, 아트팜영농조합법인, 대영GS, 전남광주통합특별시, 무안군이 참여한다. 농식품부와 컨소시엄은 이날 실시협약을 맺었으며 연내 민관 합작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할 계획이다.

이 사업은 농업 현장에서 생산되는 기상·토양·생육 데이터를 AI가 분석해 최적의 재배 방법을 제시하고 농기계와 로봇으로 파종·방제·수확 등을 지원하는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이 골자다. AI 온실을 조성해 생산부터 판매·수출까지 전 과정을 실증하고 이를 K-AI 스마트팜 모델로 만들어 해외에 수출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대동은 SPC 운영과 자율주행 농기계·로봇을 활용한 농작업 서비스를 총괄한다. LG CNS는 AI·데이터 솔루션과 IT 인프라를 구축하고 대영GS는 첨단온실과 기반시설 시공을 맡는다. 아트팜영농조합법인은 AI 온실에서 작물을 재배하며 생육 모델을 실증한다.

◇ 정부 최대 1400억 출자…민간 지분 51% 이상

▲대동로보틱스의 제초로봇이 제초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제공=대동)
▲대동로보틱스의 제초로봇이 제초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제공=대동)

사업 구조는 기존 정부 주도 연구개발이나 시설 지원과 다르다. 농식품부가 2월 제시한 공모지침상 총사업비는 2900억원 이상이며 정부 출자금은 최대 1400억원이다. 이 가운데 올해 정부 출자금은 최대 700억원으로 제시됐다. 공공 지분은 49% 이하, 민간 지분은 51% 이상으로 설계했다. 정부가 마중물을 대되 사업 운영과 투자 판단은 민간 컨소시엄이 주도하는 구조다.

공모지침은 SPC가 마련해야 할 수익모델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농업 데이터와 AI 모델을 판매하거나 서비스형 AI(AIaaS),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방식으로 솔루션 구독료를 받는 방안이다. AI 온실에서 생산한 농산물 판매·수출과 온실·솔루션 패키지 수출, 첨단 농기계를 활용한 농작업 대행도 수익원으로 제시됐다. 공모 참여자는 예상 매출과 비용, 손익분기점, 투자금 회수 시점과 내부수익률까지 담은 사업계획을 제출해야 했다.

민간이 과반 지분을 보유하도록 한 것도 이 같은 사업성을 확보하려는 취지다. 실증사업 이후에도 정부 지원에만 의존하지 않고 자체 매출로 플랫폼을 계속 운영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 농가 데이터도 수익원…보상·이용료 기준이 관건

▲게티이미지뱅크 농업 로봇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농업 로봇 (게티이미지뱅크)

문제는 수익의 원천인 농업 데이터와 AI 서비스를 누가 어떤 조건으로 이용하느냐다. 플랫폼은 자체 AI 온실과 농기계에서 생산되는 데이터뿐 아니라 외부 농가와 농업법인이 보유한 시설·장비 데이터도 상호 동의를 거쳐 연계한다. 공모지침에는 데이터 제공 농가에 데이터 가치에 따른 보상을 하거나 서비스 이용료를 할인하는 방식이 예시로 제시됐다.

공모지침은 원칙적으로 플랫폼에서 구축·활용되는 데이터의 소유권과 사용권을 SPC가 갖도록 하되, 세부 사항은 실시협약에서 최종 합의하도록 했다. 다만 SPC 운영 중은 물론 청산 이후에도 공공·정책 목적의 데이터 활용이 제약받지 않아야 한다.

실시협약 체결로 사업 추진의 기본 틀은 마련됐다. 농가 데이터 보상 수준과 일반 농가 구독료 등 실제 운영에 필요한 세부 기준은 향후 SPC 설립·운영 과정에서 구체화될 전망이다. 플랫폼의 데이터 수집·저장·개방·유통 체계에 대한 상세 설계는 SPC 설립 이후 정보화전략계획을 통해 구체화한다.

업계 관계자는 “민간이 플랫폼을 지속해서 운영하려면 수익모델은 필요하다”면서도 “정부 자금과 농가 데이터가 들어가는 만큼 일반 농가가 감당할 수 있는 이용료와 데이터 제공에 대한 보상 원칙도 함께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공공성을 확보하기 위한 장치는 마련돼 있다. 농식품부는 민간참여자 평가에서 중소농을 포함한 일반 농가에 AI 모델과 데이터·솔루션을 제공하는 계획과 고품질 데이터의 공공·정책 활용 방안을 별도 항목으로 심사했다. AI 온실도 국내 농산물 수급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고 지역 농업인과 청년농 고용, 창업기업 협업 방안을 마련하도록 했다.

하지만 AI 농업의 혜택을 실제 농가로 확산하려면 평가계획을 넘어 구체적인 이용 기준이 필요하다. 구독료와 농작업 대행료가 높거나 특정 기업의 농기계·솔루션을 사용해야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면 자본력이 부족한 중소농은 배제될 가능성이 있다. 정부 출자가 투입된 플랫폼에서 농가 데이터로 개발한 AI 모델 가운데 어디까지 무료 또는 저가로 개방할지도 정해야 한다.

SPC의 최종 출자금과 참여자별 지분, 서비스 가격과 데이터 활용·보상 기준은 사업의 공공성과 수익성을 가를 핵심 요소다. 연내 SPC 설립과 운영 준비 과정에서 이들 기준을 어떻게 구체화하고 적용하느냐에 따라 국가 농업AX 플랫폼이 일반 농가를 위한 농업 기반시설로 자리 잡을지, 민간기업 중심의 수익사업에 머물지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이시혜 농식품부 농산업혁신정책관은 “국가 농업AX 플랫폼을 통해 농업인이 AI를 보다 쉽게 활용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겠다”며 “민관 협력을 바탕으로 농업 AI 확산과 K-AI 스마트팜 선도모델 마련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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