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산불 비상…프랑스·스페인서 26만명 이상 대피

입력 2026-07-26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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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수송기까지 진화 작업 투입
투르 드 프랑스 구간도 단축
스페인, 사상 첫 국가비상사태 선포
피해면적 13만 헥타르, 최근 10년 연평균 이미 넘어

▲프랑스 지롱드주 라카노 인근에서 25일(현지시간) 소방차가 산불 진화 작업을 벌이고 있다. (라카노(프랑스)/로이터연합뉴스)
▲프랑스 지롱드주 라카노 인근에서 25일(현지시간) 소방차가 산불 진화 작업을 벌이고 있다. (라카노(프랑스)/로이터연합뉴스)
유럽이 산불로 비상이 걸렸다. 프랑스와 스페인을 휩쓴 대형 산불로 남유럽에서 수십 만 명이 집과 휴양지를 떠났다. 프랑스에서는 산불이 세계적인 와인 산지인 보르도 인근까지 접근했고 스페인은 사상 처음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했다. 불길이 자체적으로 강풍을 만들어내는 ‘파이어스톰’으로 변하면서 기존 진화체계로 대응하기 어려운 초대형 재난으로 번졌다.

25일(현지시간) AP통신과 가디언 등에 따르면 프랑스 정부는 보르도 인근 산불로 주민과 관광객 19만7000명이 대피했다고 밝혔다. 스페인 내무부가 집계한 대피 인원도 7만 명으로 늘면서 두 나라에서 총 26만7000명이 대피했다. 스페인 발렌시아주 마니세스에서는 남성 한 명이 숨져 이번 산불 사태의 첫 사망자로 집계됐다.

프랑스 남서부 지롱드 지역의 산불은 보르도 서쪽 약 30㎞까지 접근했다. 당국은 풍향이 서쪽에서 동쪽으로 바뀌면 불길이 보르도 쪽으로 번질 수 있다고 판단해 도시 서부 교외와 인근 마을에 대피령을 내렸다. 보르도시는 전시장에 대피소를 마련했으며 필요할 경우 최대 1만 명을 수용할 방침이다.

지롱드 당국은 24일 산불이 자체적인 바람을 생성하는 파이어스톰으로 변했다고 설명했다. 현재까지 이 지역에서 주택 약 140채가 불탔다. 프랑스 정부는 소방관 1400명과 군 병력을 투입하고 연기 피해를 막기 위한 마스크 150만 개도 긴급 공급했다.

대형 군 수송기 A400M도 진화전에 합류했다. 산불 진화용으로 개조한 A400M은 저공 비행하며 방화제를 살포했다. 물과 방화제를 투하하는 항공기·헬리콥터 최소 18대도 순환 운항했다. 프랑스 최대 스포츠 행사인 사이클 경기 투르 드 프랑스의 마지막 구간은 산불 대응 인력을 확보하기 위해 기존 133㎞에서 89㎞로 단축됐다.

스페인에서는 마드리드 서부와 아빌라 일대 산불로 주민 7만 명이 대피했다. 정부는 소방관과 경찰 등 2600명과 진화용 항공기·헬리콥터 19대를 동원했다. 일부 산불은 확산 속도가 너무 빨라 소방대가 정면에서 접근하지 못할 정도였다고 AP는 전했다.

올해 스페인에서 산불로 소실된 산림은 이미 13만 헥타르(㏊)에 달한다. 최근 10년간 연평균 피해 면적 10만 ㏊를 넘어선 규모다. 예년보다 일찍 찾아온 연이은 폭염과 장기 가뭄이 산림과 관목지대를 거대한 불쏘시개로 만들었다는 분석이다.

이탈리아와 그리스, 독일, 포르투갈 등 유럽 각국도 프랑스와 스페인에 진화용 항공기와 헬리콥터를 지원했다. 대형 산불이 국경을 넘어 반복되면서 유럽의 공동 진화전력 확대와 기후재난 대응체계 재정비가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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