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물관리’ 1년…수공에 지분 30% 내준 물기업의 변신 [베트남을 水놓다]

입력 2026-07-28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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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물기업 지분 인수 후 기술·경영·재무 체질개선
올해 매출 13%↑ 예상…39년간 배당 2080억원 기대
SWNM 도입해 효율 증대…국내기업 3사 동반 진출도

▲베트남 호치민 떠이닌성의 수처리기업 푸미빈(PMV)이 운영하는 호아깐떠이 정수장.
▲베트남 호치민 떠이닌성의 수처리기업 푸미빈(PMV)이 운영하는 호아깐떠이 정수장.

베트남 수처리기업 푸미빈(Phu My Vinh·PMV)은 한국수자원공사(K-water·이하 수공)가 구상한 베트남 진출 전략의 초석이라고 할 수 있다. 수공은 작년 9월 PMV 지분 30%를 약 290억원에 인수하며 현지 물시장에 최초 진입했다. PMV 지분 확보를 기점으로 경영·기술을 밀착 지원하며 해당 기업의 체질개선을 주도하고 국내기업의 기술수출 기반도 마련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수공이 해외 신규진출 방식으로 민관협력(PPP)이 아닌 민간기업 지분 인수를 택한 이유는 단연 '속도'다. 해외 PPP는 현지 사업 추진까지 적어도 5~10년은 걸리지만 지분 인수는 즉각 현지 기업 경영에 관여할 수 있어 현지에 비교적 빨리 녹아들 수 있다. 기술력과 실적만 뒷받침된다면 해외 신규 사업권 확보는 물론 국내 중소기업의 해외 동반 진출 동력을 빠르게 구축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수공은 기존에 PMV 지분 30%를 갖고 있던 말레이시아 물기업 RBC가 타 사업 추진에 따른 유동성 확보를 위해 해당 지분을 매물로 내놓자 인수에 나섰다. 지난해 5월 약 290억원에 PMV 지분 매매계약을 체결했고 같은 해 9월 지분 이전 절차를 마무리했다.

PMV는 수공 경영에 참여한 지 1년도 채 안 돼 상당한 변화를 맞이했다. PMV의 올해 예상 매출은 154억원으로 전년(136억원) 대비 13.2%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영업이익도 지난해 36억원에서 48억원으로 오를 전망이다. 해당 기간 PMV의 용수 판매량은 2500만t. 지난해 수공은 총배당금 약 33억5000만원 중 현 지분율에 해당하는 약 10억원의 첫 배당을 받았다. 이런 성과에는 수공이 PMV 지분 확보 후 자체 첨단기술을 도입하고 경영·재무 전반 개선을 추진한 것이 배경이 됐다.

▲PMV 호아깐떠이 정수장 상황실에서 직원들이 근무하고 있다. 상황실 스크린 하단에 'K-WATER SWNM'이 보인다.
▲PMV 호아깐떠이 정수장 상황실에서 직원들이 근무하고 있다. 상황실 스크린 하단에 'K-WATER SWNM'이 보인다.

우선 수공은 핵심 물기술인 스마트관망관리(Smart Water Network Management·SWNM)를 PMV가 운영하는 일 공급 8만t 규모의 호아깐떠이 정수장에 도입해 디지털공간정보(GIS) 기반 실시간 감시, 관망 해석, 모바일 관망관리 등 특화기술을 통해 운영 효율을 높였다.

SWNM은 수돗물 공급 전 과정에 사물인터넷(IoT)·인공지능(AI)를 접목해 누수 지점을 실시간 진단·감시하는 기술로 올해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서 '테크포굿'을 수상한 혁신기술이다. 실제로 13일 본지가 찾은 호치민 떠이닌성의 PMV 호아깐떠이 정수장 상황실 스크린 하단에는 'K-WATER SWNM'이 큼지막하게 새겨져 있었다.

현장에서 만난 응우옌 부 빈 PMV 부사장은 "짧은 시간이지만 수공과의 협업 이후 정수장 운영·관리에 적극적인 영향을 많이 받았다"며 "SWNM을 통한 누수 절감 및 시설수명 연장 등 정수장의 디지털 전환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고, 추가적인 기술 협력도 기대한다"고 말했다.

수공은 호아깐떠이 정수장의 공급량을 연내 일 10만t으로 늘리고, 이르면 2040년 일 공급량 24만t으로 지금보다 3배 이상 증설하겠다는 구상이다. 현재 운휴 중인 PMV의 정수장 덕호아3(일 3만t)은 내년 재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공급량도 일 6만t으로 2배 늘릴 계획이다. 이를 합하면 중장기적으로 지금보다 4배 가까이 공급량이 늘어난다.

베트남에 진출해 있는 신한은행의 협조를 통한 저금리 대환대출도 수공이 있었기에 얻을 수 있던 이점이다. 수공은 통상 9%인 대환대출 금리를 7%로 약 2%포인트(p) 낮추는 등 장기적으로 4억8000만원 규모의 이자, 상환수수료 등의 절감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능력 중심의 경영진 선임 등 고성과를 위한 조직 개편에도 역할을 했다.

응우옌 부사장은 "PMV가 빠르게 성장하면서 투자, 매출 목표도 상향 조정하고 있다"며 "향후 정수장을 더 확대하기 위해 4조동(2260억원)의 투자가 더 필요한데, PMV가 베트남의 물 대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경험이 많고 좋은 기술을 가진 수공과의 동행이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13일 응우옌 부 빈 PMV 부사장(사진 왼편 상단)이 본지와 수공 관계자들에게 기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13일 응우옌 부 빈 PMV 부사장(사진 왼편 상단)이 본지와 수공 관계자들에게 기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수공이 PMV 지분을 통해 수령할 배당수익 규모는 향후 39년간 약 2080억원으로 추산된다. 다만 수공은 배당수익 자체보다 현지 사업권 추가 확보를 통한 국내기업 동반 진출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는 지난해 12월 수공이 시설운영관리 및 기술시연이 가능한 현지 실증 거점 '마중물 센터'(Living Lab)를 구축한 배경이기도 하다.

실제로 PMV 정수장 내 SWNM 구축 과정에서 국내 기자재 업체 3곳이 수공과 함께 현지 사업에 참여했다. 사업비는 최소 5000만원에서 많게는 2억원 정도로 규모 자체는 크지 않지만 우수기술이 있어도 해외진출이 쉽지 않은 국내 중소기업에 수출 경험을 제공하는 것은 국내외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공기업으로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조한용 수공 베트남센터장은 "공기업으로서 해외기업 지분 배당은 당초 투자금에 대한 목표치만 나오면 되는 것이고, 정말 목표로 하는 것은 국내 중소기업과 함께 해외에 진출하는 것"이라며 "PMV를 시작으로 베트남 여러 기업 지분 인수를 검토하고 있는데 더 많은 국내 기업들이 현지에서 기술을 선보일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수공은 '첫 타자'인 PMV 운영실적을 기반으로 베트남 동나이성·닥락성, 하노이 등에서 신규 물사업을 발굴하는 한편 캄보디아·라오스 등 인접국 진출도 준비하고 있다. 조 센터장은 "PMV 정수장의 SWNM 등이 얼마나 효과를 낼지 베트남 내 관심이 크다"며 "베트남을 비롯한 동남아 물수요가 많이 증가하고 있는데 현지 정부와 사업 유치 등을 위한 포트폴리오로서 적극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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