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치프레스 사망사고, 헬스장 운영자의 형사책임과 민사책임은? [수사와 재판]

입력 2026-07-25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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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장에서 혼자 벤치프레스 운동을 하던 이용자가 바벨에 눌려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검찰은 헬스장 운영자에게, 체육지도자를 배치하지 않고 운동 상황을 관리하지 않았다며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기소했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최근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체육시설 운영자가 이용자의 안전을 어느 범위까지 관리해야 하는지, 체육지도자 미배치가 형사책임으로 이어지는 지 등을 허윤 변호사(법무법인 동인)와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2024년 한 40대 남성은 약 70㎏의 바벨로 벤치프레스를 하다가 무게를 감당하지 못해 바벨에 눌리는 사고를 당했다. 피해자는 25분 뒤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저산소성 뇌 손상으로 사망했다.

검찰은 헬스장 대표가 체육지도자를 배치하지 않았고, CCTV 확인 등을 통해 이용자의 운동 상황을 적절히 살피지 않았다며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기소했다. 그러나 법원은 헬스장이 수영장과 같이 상시적으로 높은 사고 위험이 존재하는 시설이라고 보기 어렵고, 운영자에게 CCTV를 통해 모든 이용자의 상태를 수시로 확인할 의무가 있다고 볼 근거도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이처럼 검찰과 법원은 헬스장 운영자에게 요구되는 안전관리 의무의 범위를 서로 다르게 평가했다. 이 사건에서 적용된 업무상과실치사죄는 업무상 필요한 주의를 게을리해 사람을 사망에 이르게 한 경우 성립한다(형법 제268조). 검찰이 제시한 책임 논리와 법원의 무죄 판단이 갈린 지점은 크게 세 가지다.

우선 헬스장 운영자에게 이용자를 지속적으로 관찰해야 하는 의무와 관련, 검찰은 벤치프레스 운동이 위험한 운동이고 보조자 없이 운동을 할 때 질식 사고의 위험이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반면 헬스장에는 여러 이용자가 있다 보니 모든 이용자를 계속 지켜보는 것은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 법원은 이러한 입장에서 운영자에게 CCTV로 모든 이용자를 수시로 확인할 의무까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두 번째 시각 차이는 체육지도자를 배치하지 않은 점에 대한 평가이다. 관련 법령은 운동전용면적에 따라 일정 수 이상의 체육지도자를 배치하도록 정하고 있다. 검찰은 체육지도자가 정상적으로 배치됐다면 사고를 보다 빨리 발견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법원은 관련 규정을 위반한 잘못은 있지만 규정의 목적과 사고 사이에 직접적인 관련성이 없다면 형사상 과실까지 인정할 수 없다고 봤다.

세 번째로 인과관계에 대한 입장도 달랐다. 업무상과실치사죄가 성립하려면 CCTV를 확인하거나 순찰했다면 피해자를 제때 발견해 구조할 수 있었고, 그 결과 사망을 피할 수 있었다는 점이 합리적 의심 없이 증명돼야 한다. 법원은 바벨에 목이 눌린 질식 상태가 짧은 시간만 지속돼도 치명적인 결과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운영자가 사고를 인식했더라도 사망을 막았을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봤다.

▲서울 서초구 서울법원종합청사. 신태현 기자 holjjak@ (이투데이 DB)
▲서울 서초구 서울법원종합청사. 신태현 기자 holjjak@ (이투데이 DB)

위와 같은 이유로 헬스장 대표자에 대해 형사재판에서는 무죄가 선고됐다. 그러나 형사재판에서 무죄가 선고됐다고 해서 민사상 손해배상책임까지 당연히 부정되는 것은 아니다. 형사책임은 국가가 형벌을 부과하는 것이므로 범죄의 성립이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정도로 증명돼야 한다. 반면 민사책임은 피해자에게 발생한 손해를 전보하는 데 목적이 있고, 사실의 증명 정도와 책임 판단 방식도 형사재판과 다르다.

민사재판에서는 안전장치 설치 여부, 고중량 운동의 위험에 관한 안내, 직원 순찰 및 비상구조체계 등 운영자가 합리적으로 마련했어야 할 안전조치가 있었는지가 검토될 수 있다. 운영자의 주의의무 위반과 사망 사이의 상당인과관계가 “개연성이 있다”고 판단된다면 형사상 무죄와 별개로 손해배상책임이 인정될 수 있다.

다만 막연한 가능성만으로는 부족하며, 운영자가 구체적으로 어떤 조치를 하지 않았고 그 조치를 했다면 피해를 막거나 줄일 수 있었는지가 증명돼야 한다. 한편 피해자가 보조자 없이 자신의 능력을 넘어서는 중량을 들었거나 이용 가능한 안전장치를 사용하지 않은 사정이 있다면, 민사재판에서 피해자 측 과실로 반영돼 배상액이 제한될 수 있다.

허윤 변호사(법무법인 동인)는 “체육지도자를 배치하지 않았다는 점으로 인해 업무상과실치사죄가 성립하는 것은 아니다”며 “다만 안전설비와 위험 안내, 비상구조체계 등을 고려하여 민사상 손해배상은 성립할 수 있다”고 말했다.

[도움]

허윤 변호사는 법무법인 동인 금융팀, 수사대응팀에서 근무하고 있으며, 방위사업청 옴부즈만,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검사, 서울특별시의회 입법법률고문, 언론중재위원회 자문변호사, 기획재정부 사무처 고문변호사 등으로 활동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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