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티發 홍해 위기에⋯아시아 정유사, 수에즈로 우회 모색”

입력 2026-07-22 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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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오일뱅크도 수에즈 선택지로 타진중”
“4주 더 걸릴 전망”⋯원유 조달비 '비상'

▲수에즈 운하 모습. (이집트/로이터연합뉴스)
▲수에즈 운하 모습. (이집트/로이터연합뉴스)

아시아 정유사들이 예멘의 친이란 성향 후티 반군이 사우디아라비아에 대한 해상 봉쇄를 시행하겠다고 밝히자 사우디 홍해 항구인 얀부에서 선적된 원유를 기존의 바브엘만데브 해협이 아닌 수에즈 운하와 아프리카 희망봉을 경유해 운송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로이터가 인용한 선박 추적업체 LSEG와 케이플러 자료에 따르면 사우디 얀부 항구에서 원유를 선적해 인도 서해안으로 향하는 라이베리아 선적 유조선 로도스는 이날 서쪽으로 방향을 잡고 수에즈 운하 통과 신호를 보내고 있었다.

또 해운업계 소식통에 따르면 한국의 정유사 현대오일뱅크는 이날 얀부 항구에서 원유를 선적할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을 확보하는 작업을 진행했으며, 수에즈 운하와 홍해와 지중해를 연결하는 이집트의 수메드 송유관을 이용해 한국으로 운송하는 방안을 선택지로 검토하고 있다.

수에즈 운하와 수메드 송유관은 일반적으로 홍해에서 유럽으로 향하는 화물 운송에 사용돼 왔다. 하지만 후티 반군이 전일 친미 산유국 사우디아라비아의 우회 원유 수출로인 홍해를 차단하겠다고 선언하자 아시아행 사우디산 원유를 실은 정유사와 선박들이 뱃머리를 돌리고 있는 것이다.

케이플러의 매트 스미스 원자재 리서치 총괄은 “유조선들의 행동 변화는 이들이 후티의 위협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후티로 인한 수송 차질은 사우디아라비아에 매우 어려운 시점에 발생했다”며 “지난달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통과한 사우디산 원유와 석유제품 물동량은 하루 400만 배럴을 넘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조치들은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의 전쟁으로 공급량이 급감하자, 정유사들이 대체 원유를 찾거나 운송 경로를 변경하도록 압박받는 상황에서 나온 것이다.

더군다나 호르무즈 해협의 통항이 사실상 다시 중단된 상황에서 홍해 입구인 바브엘만데브 해협마저 선박 운항이 차질을 빚는다면 중동산 원유 의존도가 높은 한국 등 동아시아를 중심으로 경제 타격이 가중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사우디 홍해 항구인 얀부에서 서쪽의 이집트 방향으로 향한 뒤 수에즈 운하를 통과하고 아프리카 희망봉을 돌아서 가는 방식은, 얀부에서 아라비아해 방향으로 동쪽을 향하는 기존의 경로에 비해 최대 4주의 추가 시간이 소요된다. 이에 따라 운임 및 연료 비용도 늘어날 전망이다.

미국 싱크탱크 워싱턴 근동정책연구소의 노암 레이든 선임연구원은 뉴욕타임스(NYT)에 “후티 반군이 사우디를 상대로 해상 봉쇄에 나설 경우 아시아 국가들이 가장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면서 “봉쇄가 현실화할 경우 수에즈 운하를 통해 항로를 우회해야 하는데 이는 운송 비용에 더 큰 부담을 가중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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