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0만 가구 공급 첫해부터 더딘 착공…당겨 잡은 일정 지켜질까 [수요는 지금, 공급은 안갯속 ②]

입력 2026-07-22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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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월 수도권 4만8855가구 착공…목표의 18.2%
하반기 3기 신도시 1만2000가구 착공 추진
기존 공공택지 4만6000가구 일정 단축
"공공만으로는 달성 역부족…민간 착공 회복 관건"

정부가 2030년까지 수도권에서 140만 가구 이상을 착공하겠다는 공급계획을 내놨지만 첫해인 올해 5월까지 실적은 연간 목표의 20%를 밑돌고 있다. 하반기 3기 신도시를 중심으로 공공주택 착공을 늘릴 계획이지만 공공물량만으로는 목표를 채우기 어렵다. 민간 착공 회복과 함께 정부가 앞당긴 공공택지 일정이 실제 착공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1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해 9·7 주택공급 확대방안에서 2026년부터 2030년까지 수도권에서 총 134만9000가구를 착공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정부는 올해 1·29 대책에서 새로 제시한 물량과 향후 추가 발굴분을 반영해 현재 목표를 140만 가구 이상으로 높였다.

9·7 대책에서 제시한 연도별 착공 목표는 올해 26만9000가구 △2027년 24만6000가구 △2028년 25만 가구 △2029년 24만9000가구 △2030년 33만5000가구다. 이는 1·29 대책이 반영되기 전 135만 가구 계획을 기준으로 한 수치다.

다만 첫해 실적은 아직 연간 목표의 5분의 1을 밑돈다. 국토부에 따르면 올해 1∼5월 수도권 주택 착공은 4만8855가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1% 증가했다. 하지만 9·7 대책상 올해 목표와 비교하면 달성률은 18.2%에 불과하다. 기존 목표를 기준으로 연말까지 약 22만 가구를 추가로 착공해야 한다.

정부는 하반기 공공주택 착공을 집중적으로 늘릴 계획이다. 남양주 왕숙 6800가구와 인천 계양 1100가구 등을 포함해 3기 신도시에서 총 1만2000가구를 착공한다. 이재명 대통령도 이날 국무회의에서 “속도감 있는 공급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하반기 3기 신도시 물량을 모두 착공하더라도 남은 약 22만 가구의 5% 남짓을 채우는 데 그친다. 정부가 별도로 제시한 올해 수도권 공공주택 착공 목표 6만2000가구도 전체 목표 26만9000가구의 23% 수준이다. 공공부문이 계획을 이행하더라도 민간을 포함한 다른 사업장에서 대부분의 물량이 나와야 한다.

첫해 실적과 함께 기존 공공택지의 착공 시기를 얼마나 단축할 수 있는지도 전체 계획의 변수다. 정부는 9·7 대책에서 2030년까지 수도권 공공택지 착공 물량을 기존 예상치인 25만1000가구에서 37만2000가구로 확대했다. LH 직접 시행과 토지이용 효율화, 비주택용지 전환 등을 통해 12만1000가구를 추가한다는 계획이다.

이 가운데 4만6000가구는 새로운 사업지를 확보하는 방식이 아니라 기존 공공택지의 착공 시기를 앞당겨 마련한다. 보상과 이주·철거, 문화재 조사 등 택지 조성 과정에서 걸리는 기간을 줄여 당초 2030년 이후로 예상됐던 물량을 계획 기간 안에 착공하는 방식이다.

정부는 이와 별도로 1·29 대책에 포함된 주요 부지의 일정도 당겼다. 최근 발표한 하반기 경제성장전략에서 서울 태릉CC와 성남 금토·여수지구의 착공 목표를 2030년에서 2029년으로 1년 단축했다. 올해 하반기부터 부지 사전조사와 기존 시설 이전계획 수립에 들어갈 예정이다.

그러나 태릉CC는 개발제한구역 해제와 광역교통대책, 세계유산영향평가, 주민 수용성 확보 등이 사업 속도를 좌우할 병목으로 남아 있다. 서울시도 해당 현안의 해결이 선행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관계기관 협의가 길어질 경우 정부가 새로 제시한 2029년 착공 일정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본지 자문위원인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교수는 “135만 가구 목표는 공공과 민간이 함께 움직인다는 전제에서 나온 숫자인데 현재는 민간이 물량을 받쳐주기 어려운 구조”라며 “미분양, 특히 준공 후 미분양이 해소돼야 자금이 순환하고 다른 사업장도 착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방은 주택을 지어도 미분양으로 남는 반면 수요가 몰린 서울·수도권 핵심지는 정비사업 비중이 높아 단기간에 착공 물량을 늘리기 어렵다”며 “이런 여건이 이어지면 올해 목표는 물론 2030년까지의 전체 목표도 달성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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