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럽평의회(CoE)가 정치권의 영향력과 베팅 산업의 확대로 월드컵의 공정성이 훼손될 수 있다며 국제축구연맹(FIFA)에 2030년 대회를 위한 통합적인 공정성 보호 체계 마련을 촉구했다.
19일(한국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알랭 베르세 유럽평의회 사무총장은 미국 뉴저지주 뉴욕 뉴저지 스타디움에서 열린 스페인과 아르헨티나의 2026 북중미 월드컵 결승전을 앞두고 FIFA에 보낸 공개서한에서 “다음 위기는 이미 시작됐다. 그 이름은 돈과 권력”이라고 밝혔다.
유럽평의회는 유럽인권협약을 제정한 46개 회원국의 정부 간 국제기구로, 민주주의와 인권, 법치주의 증진을 주요 임무로 삼고 있다. FIFA와는 2018년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당시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은 “양측은 투명성과 책임성, 공정성, 스포츠 안전, 인권과 아동 권리 존중이라는 공통의 가치와 목표를 공유하고 있어 자연스러운 협력 관계”라고 밝혔다.
베르세 사무총장은 FIFA가 미국 대표팀 공격수 폴라린 발로건(AS 모나코)에게 내려진 1경기 출전 정지 징계를 대회 도중 유예한 사례를 대표적인 문제로 꼽았다. 해당 결정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인판티노 회장에게 연락한 뒤 내려진 것으로 알려졌다.
베르세 사무총장은 “압력에 따라 규정이 휘어진다면 모든 경기 결과가 의심받을 수밖에 없다”며 “정치적 영향력이 경기장 안으로까지 들어왔다”고 비판했다.
유럽축구연맹(UEFA)도 발로건의 징계 유예 결정이 축구계의 법치주의와 투명성 측면에서 “금지선을 넘었다”고 지적했다. FIFA는 해당 결정의 근거를 설명하는 공식 문서를 공개하지 않았다.
베르세 사무총장은 FIFA가 예측시장 업체와 후원 계약을 체결한 점도 문제 삼았다. FIFA는 4월 설립된 지 일주일밖에 되지 않은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계 예측시장 업체 ADI 프리딕트스트리트와 1억5000만달러(약 2219억1000만원) 규모로 알려진 계약을 맺었다.
베르세 사무총장은 “한 선수가 경기 결과를 바꾸지 않고도 만들어낼 수 있는 특정 장면에도 돈을 걸 수 있다”며 “이는 부정행위로 향하는 문을 여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징계는 외압 속에서 이유도 공개되지 않은 채 유예됐고, 심판의 권위는 흔들렸으며 패스와 경고, 코너킥 등 경기의 모든 장면이 베팅 대상이 됐다”며 월드컵의 신뢰 기반이 약화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2030년 월드컵은 스페인과 포르투갈, 모로코가 공동 개최한다. 월드컵 100주년을 기념해 아르헨티나와 파라과이, 우루과이에서도 대회 초반 일부 경기가 열린다.
베르세 사무총장은 “2030년 월드컵이 열리기 전에 대회의 공정성을 보호할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며 FIFA에 즉각적인 실무 협의를 제안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