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8일(현지시간) 미국의 대이란 압박 단체인 이란핵무장반대연합(UANI)과 석유 분석가들을 인용해 이란이 지난달 중순부터 약 한 달 동안 미국의 대이란 봉쇄 해제 기간을 틈타 약 7000만 배럴의 원유를 선적했다고 보도했다. 해당 물량의 가치는 약 50억~60억달러 사이로 추산됐다.
앞서 지난달 17일 종전 양해각서(MOU) 체결을 계기로 미국은 대이란 유조선 봉쇄를 해제했다. 이에 따라 이란 동부 차바하르항 등에 묶여 있던 유조선들이 곧바로 출항하기 시작했다. 이에 같은 달 말부터 약 20척의 이란 유조선이 말레이시아 동부 해안에 도착하기 시작했다. 이 지역은 중국으로 향하는 이란산 원유의 대표적인 환적 거점으로 꼽힌다. 실제로 이란은 지난달 하순에만 약 5000만 배럴의 원유를 중국으로 향하는 공급망에 실어 보냈다. 이는 전쟁 이전 중국으로 향하던 이란산 원유의 월평균 수출량과 맞먹는 규모다.
이란은 기존의 제재 회피 방식도 그대로 활용하고 있다. 유조선들은 말레이시아 영해 밖인 동부외항경계(EOPL)에서 거대한 호스를 이용해 이란산 원유를 옮겨 싣는다. 이후 원유는 다른 유조선을 통해 대개 중국의 민간 소형 정유사인 티팟(Teapot) 정유사로 운송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분석가들은 이달 아시아 해역에 입항한 이란 선박이 급증한 것과 관련해 이란이 향후 몇 달 동안 수십억에 달하는 석유 판매 수익을 올릴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고 있다.
찰리 브라운 UANI 애널리스트는 “만약 봉쇄 조치가 계속 유지됐다면 지금쯤 심각한 타격을 입었을 것”이라며 “이란이 (봉쇄 조치가 해제된 사이에) 신속히 원유 공급량을 늘렸기 때문에 상당한 여유가 생겼다”고 말했다.
조나단 파니코프 애틀랜틱카운슬 중동 전문가는 “이란 경제는 혁명 이후 최악의 상황에 처해 있어, 수입 1달러 하나하나가 모두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 정권은 자신들의 전략적 목적을 위해 수입 확보를 최우선으로 삼을 가능성이 크다”며 “그중 가장 중요한 것은 미국과의 대립”이라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