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난스럽지만, 가장 정성스럽게’...‘K치킨 벨트’ 심장부, 교촌 오산교육원[가보니]

입력 2026-07-19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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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교 이전 후 옛 사옥 리뉴얼...교촌 1991스쿨서 체험 교육
양조장·맥주·특허 치킨무 아우르는 종합F&B 헤리티지 압축
180℃서 두 번 튀겨 기름기 빼고 수제 붓질 ‘333 법칙’ 고수
농식품부 ‘K치킨 벨트’ 거점 낙점...8~9월 외국인 관광 상품화 시동

19일 경기도 오산의 옛 본사 사옥을 리뉴얼한 ‘교촌에프앤비 오산교육원’을 찾았다. 이곳엔 교촌치킨이 35년간 쌓아온 미식 철학을 직접 배우고 체험하는 ‘교촌 1991스쿨’이 있다. 2004년부터 교촌의 고속 성장을 이끈 이곳은 2024년 4월 판교 신사옥 이전 후 약 2년간의 리뉴얼을 거쳐 올해 1월 정식 개관했다.

▲교촌 오산교육원의 브랜드 전시관 모습 (사진제공 교촌에프앤비)
▲교촌 오산교육원의 브랜드 전시관 모습 (사진제공 교촌에프앤비)

100년 헤리티지와 종합 F&B 역사의 압축판

오산교육원은 지하 1층부터 지상 3층 규모로, 핵심 공간인 2층 조리 체험장은 약 462㎡(140평) 규모다. 최대 150명까지 수용할 수 있어 국내외 대규모 단체 체험객을 쾌적하게 맞이할 수 있다. 체험장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곳은 ‘브랜드 전시관’이다.

이곳은 단순히 치킨 브랜드를 소개하는 것을 넘어 교촌그룹이 그동안 다각화해 온 다채로운 포트폴리오를 압축적으로 전시하고 있다. 1926년부터 이어져 온 영양백년양조장의 전통 발효 기술을 현대 발효과학과 결합해 프리미엄 막걸리 ‘은하수 막걸리’와 장류를 선보이는 ‘발효공방1991’, 세련된 맛의 수제 맥주 브랜드 ‘문베어’, 그리고 국내산 무를 활용하여 항염 및 항비만 효과로 특허를 받은 치킨무 브랜드 ‘케이앤피푸드’가 한자리에 모여 있다. 이는 교촌이 단순 프랜차이즈 기업을 넘어 종합 F&B 기업으로 도약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원재료 수급에서의 농가 상생 노력도 돋보였다. 교촌은 치킨무 제조를 위해 제주산 무 약 8000t(톤), 전남 나주산 무 약 2000t 등 연간 1만t에 달하는 원산지 무를 계약재배 형태로 수급하고 있다. 마늘, 고추 등 소스의 핵심 재료 역시 전량 국내산 농산물만을 고집한다.

튀김옷을 '깎아내는' 가차 없음, 그리고 두 번의 튀김

▲교촌에프앤비 오산교육원 내 브랜드 전시관을 소개하는 도민수 교촌에프앤비 마케팅본부 1991스쿨팀장. (황민주 기자 minchu@)
▲교촌에프앤비 오산교육원 내 브랜드 전시관을 소개하는 도민수 교촌에프앤비 마케팅본부 1991스쿨팀장. (황민주 기자 minchu@)

이날 현장 교육을 맡은 도민수 교촌에프앤비 마케팅본부 1991스쿨팀장은 “외국인 관광객이 가장 선호하는 한국 음식 1위가 K치킨“이라면서 ”그 수많은 치킨 브랜드 중에서도 교촌은 가장 복잡하고 까다로운 조리 공정을 고집한다“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이날 기자가 함께한 스마트 키친 시연과 조리 실습 과정에선 교촌 특유의 조리 철학인 ‘얇다, 가차 없다, 느리다, 유난스럽다’를 생생히 체감할 수 있었다. 일반적인 프랜차이즈 치킨이 150~170℃의 온도에서 한 번만 빠르게 튀기는 것과 달리 교촌은 180℃의 정밀 제어된 온도에서 총 두 번에 걸쳐 닭을 튀겨낸다.

먼저 180℃에서 약 10분간 1차로 튀겨 속살의 육즙을 보존한다. 이어 작업자가 튀김옷 표면의 부스러기를 일일이 털어내고 깎아내는 성형 작업을 거친다. 이 과정에서 튀김옷이 얇아지며 기름기가 배출돼 담백함이 살아난다. 교촌치킨이 타 브랜드보다 작아 보인다는 오해도 여기서 비롯된다. 이후 약 2분간 2차로 튀겨 잔류 기름과 수분을 배출한다. 이 덕분에 배달 후 식어도 바삭함이 유지된다.

붓으로 전하는 맛의 정수, '333 소스 법칙’

▲기자도 '333 법칙'을 적용해  직접 해 본 소스 도포 실습을 해봤다. 사진은 교촌 조리체험 프로그램 관계자의 모습 (사진제공 교촌에프앤비)
▲기자도 '333 법칙'을 적용해 직접 해 본 소스 도포 실습을 해봤다. 사진은 교촌 조리체험 프로그램 관계자의 모습 (사진제공 교촌에프앤비)

이날 교육의 하이라이트는 참가자들이 직접 수제 붓을 들고 소스를 바르는 ‘소스 도포 실습’이었다. 교촌은 간장, 레드, 허니 등 시그니처 메뉴의 소스 도포 작업을 여전히 기계가 아닌 가맹점 점주들의 정밀한 수작업에 의존한다. 전국 어느 매장에서나 맛의 편차를 줄이기 위해 교촌이 정립한 표준 매뉴얼이 바로 ‘333 법칙’이다.

우선 1등급 다진 마늘이 15~20% 함유된 간장 소스의 풍미가 살아나도록 붓끝에 마늘 입자를 충분히 묻힌다. 이어 소스 트레이 벽면에 붓을 정확히 3번 털어 소스가 뭉치지 않게 정량을 맞추고 치킨 날개나 다리의 각 면당 최소 3회 이상 붓질해 소스를 골고루 침투시킨다.

기자도 한 손에는 얇은 붓을 쥐고 다른 한 손으로는 갓 튀겨낸 바삭한 닭 날개를 잡았다. 붓끝에 묻은 간장 소스를 닭 껍질에 가볍게 털어낸 뒤 위아래로 정밀하게 쓸어내린다. 단순한 조리가 아닌 고도의 집중을 필요로 하는 정밀한 수공업 공정이다.

직접 경험해 본 붓질은 생각만큼 쉽지 않았다. 소스가 너무 많으면 껍질이 금세 눅눅해지고, 너무 적으면 교촌 고유의 풍미가 살아나지 않았다. 매장의 숙련도 높은 가맹점주들이 빚어내는 균일한 맛이 얼마나 많은 유난스러움 속에서 탄생하는지 몸소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푸드테크와 인바운드 'K치킨 벨트'의 미래

▲조리실 전면, 투명 유리창을 통해 내부를 관람할 수 있는 스마트 키친에서 치킨을 튀기는 로봇의 모습. (사진제공 교촌에프앤비)
▲조리실 전면, 투명 유리창을 통해 내부를 관람할 수 있는 스마트 키친에서 치킨을 튀기는 로봇의 모습. (사진제공 교촌에프앤비)

조리실 전면에는 투명 유리창을 통해 내부를 관람할 수 있는 스마트 키친이 있었다. 교촌은 현재 뉴로메카, 내용테크 등 국내 우수 협동로봇 기업들과의 다각적 협업을 통해 조리 로봇을 가맹점에 도입 중이다. 현재 전국 25개 매장에서 총 33대의 튀김 로봇이 고온의 조리 환경에서 작업자의 화상 위험과 유증기 노출을 줄여주는 역할을 해내고 있다. 나아가 반죽과 소스 도포 로봇에 대한 고도화 개발도 활발히 진행 중이다.

이러한 기술 혁신과 헤리티지를 바탕으로, 교촌은 정부 부처와의 협력 체계도 공고히 하고 있다. 교촌에프앤비 오산교육원은 농림축산식품부가 적극적으로 추진 중인 국책 사업 ‘K치킨 벨트’의 핵심 체험 거점으로 선정됐다. 이후 최근엔 농식품부 관계자들의 현장 실사도 성공적으로 마쳤다. 8~9월부터는 인바운드(외국인 국내 여행) 관광상품화 사업이 본격적으로 가동될 전망이다.

현재 월 평균 1000명, 연간 약 1만 명에 육박하는 ‘교촌1991스쿨’의 방문객 규모는 향후 연간 2만 명 수준까지 확대될 계획이다.

교촌 관계자는 “단순히 많은 수의 체험객을 모으는 양적 성장보다 교촌만의 깊이 있는 미식 철학을 온전히 전파하는 프리미엄 질적 성장에 초점을 맞추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내년부터는 치킨무 만들기, 전통 장 및 전통주 만들기 체험 등 K푸드 복합 문화 공간으로 영역을 한 단계 더 확장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교촌 조리체험 프로그램 '교촌1991스쿨'에 참여한 사람들 (사진제공 교촌에프앤비)
▲교촌 조리체험 프로그램 '교촌1991스쿨'에 참여한 사람들 (사진제공 교촌에프앤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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