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투 청산·예탁금 급감…'정상적 조정 vs 돈맥경화 우려'[초변동성에 갇힌 증시]

입력 2026-07-1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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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AI 생성) (이미지=구글 노트북 LM)
▲(사진=AI 생성) (이미지=구글 노트북 LM)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이 큰 폭의 등락을 거듭하면서 140조원에 육박했던 투자자예탁금이 111조원대까지 급감하고 신용공여 잔고 역시 축소되는 등 증시 대기 자금이 빠르게 빠져나가고 있다.

1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14일 기준 투자자예탁금은 111조282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올해 최고치인 138조~139조원 수준에서 크게 줄어든 수치다. 개인 투자자들의 '빚투' 열기를 보여주는 신용거래융자 잔고 역시 고점이었던 38조원에서 34조7077억원으로 내려앉아 시장 전반의 과열 분위기가 한풀 꺾였다.

이런 자금 이탈은 최근 국내 증시의 변동성 확대에 따른 영향으로 분석된다. 반도체 업종 중심의 차익 실현 매물이 대거 출회되면서 코스피 지수는 지난 13일 하루 만에 8.95% 폭락하며 6806.93까지 주저앉았고 코스닥 지수 역시 800선 안팎에서 조정을 겪었다. 주가 하락으로 신용 매수 주식들이 반대매매 리스크에 노출되자 투자자들이 포트폴리오 정리에 나선 영향이다.

안현국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개인 매수의 힘을 가늠할 수 있는 고객예탁금은 코로나19 상승장 당시 전년 대비 166.2% 증가한 후 감소했다"며 "이번 상승 사이클에서 예탁금 상승률은 올해 3월6일 153.1%로 최고를 기록했고, 5월8일 149.3%로 재차 상승한 뒤 현재 66.8% 수준"이라고 짚었다. 안 연구원은 이어 "경험적으로 예탁금 증가율 둔화는 시장 상승 동력 약화로 연결된다"고 분석했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개인 투자자들의 자금력이 임계점에 도달해 단기적으로 매수세를 회복하기는 어렵다고 진단했다. 김 연구원은 "과거 경험상 주가지수가 고점 대비 20% 이상 하락하면 평단가를 낮추기 위한 물타기가 멈춘다"며 "5월 이후 주식을 산 투자자 상당수가 손실 구간에 머물러 있어 가용 자금이 한계에 부딪혔을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그는 기관과 외국인의 매수 흐름에 대해서도 신중한 관점을 제시했다. 김 연구원은 "외국인과 기관은 지수 하락을 기회 삼아 서서히 사 모으기 시작했으나 템포를 조절하고 있다"며 "AI 사이클의 지속성을 확인하려는 심리가 강한 만큼 빅테크 기업들이 하반기 투자 계획과 가이던스를 밝히기 전까지는 관망세가 섞인 매수세가 유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최근의 예탁금과 신용공여 감소가 증시의 자금 경색보다는 정상적인 거래 성격에 가깝다고 진단했다. 서 연구원은 "신용 잔고 감소는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주가가 빠지며 자연스럽게 축소된 결과"라며 "올해 1~5월 중 펀드 환매액이 47% 증가하면서 일시적으로 예탁금이 크게 늘었던 영향이 있었고, 최근의 예탁금 감소는 환매 대금 이동 등 다양한 자금 조치 과정에서 나타난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서 연구원은 연말 기업 이익 가이던스 변화가 향후 코스피의 흐름을 가를 중대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보았다. 서 연구원은 "현재 기업들의 주당순이익 추정치에 12배 선행 주가수익비율(PER) 11배를 적용하면 코스피는 1만2000까지 상승할 여력이 있다"면서도 "기업 이익 하향 조정과 경기 둔화 우려가 겹칠 경우 지수는 6000 내외까지 밀릴 수 있어 2분기 가이던스 발표가 변동성을 결정할 핵심 열쇠"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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