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지값은 낮고 소비자가는 비싸고…농협, 농산물 유통판 전면 개편

입력 2026-07-15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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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유통구조 개혁 주문 하루 만에 생산·유통·판매 혁신안 공개
공판장 경매 줄이고 예약형 정가수의 확대…150여 개 APC 직송망
2027년 스마트APC 100곳…“농업소득 3000만원 시대 앞당기겠다”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이 7일 서울 강서구 농협강서공판장을 찾아 주요 농산물 출하 동향과 경락시세를 살피고 있다. (사진제공=농협중앙회)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이 7일 서울 강서구 농협강서공판장을 찾아 주요 농산물 출하 동향과 경락시세를 살피고 있다. (사진제공=농협중앙회)

이재명 대통령이 산지가격과 소비자가격의 괴리를 지적하며 농산물 유통구조의 근본적인 개혁을 주문한 지 하루 만에 농협이 생산부터 판매까지 아우르는 경제사업 혁신안을 공개했다. 농가별로 흩어진 출하 물량을 모아 가격 협상력을 높이고 공판장 경매 거래를 온라인 중심으로 전환하는 한편, 전국 150여 개 산지유통센터(APC)를 직배송망으로 연결해 중간 유통단계를 줄이는 것이 핵심이다.

농협은 생산·유통·판매체계를 농업인 실익 중심으로 재편하고 도·소매 유통의 온라인 전환과 산지 시설 디지털화를 추진한다고 15일 밝혔다.

이 대통령은 전날 국무회의에서 “도시 소비자인 국민들은 왜 이렇게 비싸냐고 하고, 농민들은 왜 이렇게 싸냐고 한다”며 산지가격과 소비자가격의 괴리를 짚었다. 이어 농업은 시장에만 맡길 수 없는 전략산업이라고 강조하면서 “필요하면 투자도 해야 한다. 방법을 찾아봐 달라”고 주문했다.

이 같은 문제의식과 맞물려 농협이 먼저 손대는 부분은 산지의 가격 협상력이다. 농산물을 특정 농협이나 생산자 조직을 통해 판매하는 전속출하를 확대해 농가별로 흩어진 물량을 모으고, 여러 지역농협이 품목별로 공동 판매하는 광역 연합사업도 늘린다.

출하 물량이 일정 규모 이상 모여야 농가가 도매법인이나 대형 유통업체를 상대로 가격과 출하 시기를 조정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산지와 소비지 간 직거래와 도시농협·농촌농협이 함께 운영하는 도농상생장터도 확대해 농가에 돌아가는 몫을 늘릴 계획이다.

산지의 협상력을 높이는 동시에 도매 거래 방식도 바꾼다. 농산물이 시장에 들어온 뒤 당일 가격을 정하는 공판장 경매 비중을 줄이고, 출하자와 구매자가 반입 전에 가격과 물량을 확정하는 예약형 정가수의 거래를 확대한다. 공판장 거래를 온라인도매시장 중심으로 전환해 농산물 가격 변동성을 낮춘다는 구상이다.

▲설 연휴을 앞둔 2월 6일 인천 남동구 남촌농산물도매시장에 과일 상자가 가득 쌓여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설 연휴을 앞둔 2월 6일 인천 남동구 남촌농산물도매시장에 과일 상자가 가득 쌓여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소매 단계에서는 농협 온라인몰인 NH싱씽몰과 전국 150여 개 APC를 연결한다. 산지에서 소비자에게 바로 배송하는 전국 단위 직송체계를 구축해 물류 단계를 줄이고 국산 농산물 판매를 확대할 방침이다.

판매사업은 단순 원물 공급에서 상품 개발과 마케팅으로 넓어진다. 외식·식품기업에 농산물을 납품하는 데 그치지 않고 가공식품을 공동 개발해 마케팅과 하나로마트 판매까지 연결하는 순환협력형 B2B를 확대한다. 하나로마트에는 종합컨설팅 조직을 신설하고 핵심 점포 전략 등을 통해 유통사업을 효율화한다.

이를 뒷받침할 산지 시설의 자동화·디지털화에도 속도를 낸다. 2025년 말 기준 전국 423개 APC 가운데 스마트APC를 2027년까지 100곳으로 늘리고 농협 APC 240곳에는 자동화 시설·장비를 지원한다. 입고와 출하 업무를 전산화해 데이터 기반 경제사업의 토대를 마련할 계획이다.

축산 분야에서는 한우 개량체계를 수소 중심에서 암소 유전체 분석 중심으로 바꾸고 인공지능(AI) 기반 스마트 도축시스템을 도입한다. 도축과 가공, 소포장을 한곳에서 처리하는 유통시설도 구축해 유통비용을 줄인다.

농협 관계자는 “농협 경제사업 활성화의 핵심 전략을 담은 이번 혁신을 통해 농업인 실익 및 소비자 편익을 증진하고자 한다”며 “생산·유통·판매 전 과정의 혁신을 속도감 있게 추진해 농업소득 3000만원 시대를 앞당기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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