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행 1년 앞뒀지만…서울 외국인 매수세 여전 [약발 안 통한 외국인 토허제]

입력 2026-07-1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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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외국인 매수 10개월간 4.1% 감소
용산·종로·영등포 등에서는 오히려 증가

정부가 외국인 토지거래허가제를 시행한 지 1년을 앞두고 있지만 외국인의 서울 주거용 부동산 매수세는 크게 꺾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내국인보다 느슨한 규제를 적용받는다는 형평성 논란을 줄이기 위해 규제를 강화했으나 서울 부동산 수요를 억제하는 효과가 제한적인 것이다. 일부 지역에서는 매수인이 오히려 늘었다.

13일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외국인 토지거래허가제 시행 후 첫 달인 지난해 9월부터 올해 6월까지 서울 집합건물(아파트·오피스텔 등)을 매수해 소유권 이전등기를 신청한 외국인은 1751명이다. 이는 시행 직전 같은 기간(2024년 9월~2025년 6월 1826명)보다 75명(4.11%) 감소한 수치다.

경기도는 시행 전 외국인 매수인이 6261명에 달했으나 시행 후 4842명으로 1419명(-22.66%) 줄었다. 인천광역시도 시행 전 1921명에서 시행 후 1777명으로 7.50% 축소됐다.

정부는 지난해 8월 26일부터 서울 전역, 경기도는 양주시·이천시·의정부시·동두천시·양평군·여주시·가평군·연천군을 제외한 23개 시군, 인천시는 동구·강화군·옹진군을 뺀 7개 자치구를 외국인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했다. 해당 구역에서는 외국인이 주택을 취득하려면 사전에 관할 지방자치단체의 허가를 받아야 하며 허가받은 외국인은 허가일로부터 4개월 이내 해당 주택에 입주해 약 2년간 실거주해야 한다. 외국인 범위에는 대한민국 국적을 보유하지 않은 개인, 외국 법인 및 외국 정부 등이 해당하며 아파트뿐만 아니라 단독·다가구·연립·다세대 주택 거래가 모두 포함됐다. 여기에 올해 2월부터는 자금조달계획서와 입증 서류 제출도 의무화됐다.

제도 도입 직후에는 규제 효과가 나타나는 듯했다. 서울의 외국인 매수인은 시행 첫 달인 지난해 9월 197명에서 10월 184명, 11월 157명까지 두 달 연속 감소했다. 12월에는 161명으로 소폭 반등했지만, 여전히 규제 이전보다 낮은 수준을 유지했다. 자치구별로도 성동구(9월 15명→12월 3명), 송파구(24명→4명), 서초구(21명→8명) 등 주요 지역의 월간 거래량이 한 자릿수까지 줄었다.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2024년 9~12월 수도권 외국인 주택 거래량을 놓고 봐도 2279건에서 1481건으로 35% 감소했다. 서울은 496건에서 243건으로 51% 줄어 감소 폭이 가장 컸고, 경기와 인천도 각각 30%, 33% 감소하며 초기 규제 효과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하지만 감소세는 오래 이어지지 않았다. 초기 효과는 분명했지만 장기적으로는 외국인의 주거용 부동산 수요를 크게 억제하지 못한 셈이다.

자치구별로 보면 오히려 증가한 곳도 적지 않다. 용산구가 98명에서 114명으로 16.3% 늘었고 종로구는 47명에서 90명으로 두 배 가까이 확대됐다. 영등포구(120명→136명), 은평구(58명→68명), 양천구(36명→42명), 금천구(120명→128명), 서초구(113명→120명) 등에서도 외국인 매수가 증가했다. 다만 강남구(139명→125명)와 마포구(105명→62명), 성동구(72명→51명) 등 일부 지역에서는 감소세가 나타났다.

심형석 법무법인 조율 수석전문위원(미국 IAU 교수)은 "중국인 매수자들의 경우 아파트와 구조가 비슷하고 풀옵션이 갖춰진 방 2~3개짜리 주거용 오피스텔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며 "상업지역에 위치한 번화한 입지를 선호하는 특성과 맞물려 최근에는 1호선 라인 주변의 3억~4억 원대 오피스텔을 중심으로 매수가 이어지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애초 한국에서 집을 사는 외국인들은 국내에서 수년간 거주하며 생활 기반을 마련하고 가족을 데려오기 위한 실거주 목적이 많은 편"이라며 "실거주 의무를 전제로 한 토지거래허가제는 실제 거주를 계획한 외국인에게는 매수를 포기하게 만들 정도의 규제로 작용하기는 어렵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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