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료 통행 전제, 이란 수락 여부 미지수
유럽, 항행 안전 서비스 수수료 검토 입장

11일(현지시간) CNN방송은 소식통을 인용해 오만이 이란과의 회담에서 호르무즈 해협 항로를 둘로 나눠 운영하는 방안을 제안했다고 보도했다. 초안에 따르면 남부 항로는 오만 영해를 통과하고 전쟁 전과 같은 조건으로 선박의 자유로운 항행이 허용된다. 반면 북부 항로는 이란 영해를 통과해야 하는 만큼 선박이 이용하기 전에 이란 정부의 사전 승인을 받아야 한다. 아직 최종 확정되지 않았지만, 기본적으로는 두 항로 모두 통행료를 부과하지 않는 것으로 설정됐다.
현재 오만은 호르무즈 해협 내 항해 가능한 수역 대부분을 통제하고 있다. 이란이 주장하는 통행료 강제 부과에는 반대하는 상황이다. 주변국들도 비슷하다. 마제드 알 안사리 카타르 외무부 대변인은 “국제 해양법을 위반하는 방식으로 이란에 해협 주권을 넘기는 건 언제든 해협을 장악하려는 극단주의 세력의 인질이 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다만 오만의 새 제안이 이란과 이란혁명수비대의 야망에는 미치지 못하는 것일 수 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은 짚었다. 한 외교관은 “혁명수비대 내부에선 미국이 2월 불법 공격을 했으니 국제 해양법을 신경 쓸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 있다”며 “반면 협력을 원하는 세력도 있는 등 이란 내부에 의견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회담에는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과 사이드 바드르 알부사이디 오만 외무장관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두 사람은 해협 상황에 대해 논의하고 추가적인 기술·정치 회담을 개최하기로 합의했다. 다만 이란 측은 회담 이후 호르무즈에서 키프로스 선적 화물선을 공격하고 나서 다시 해협을 봉쇄한다고 선언해 협상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었다.
한편 유럽은 통행료 강제에는 반대하면서도 항행 안전 서비스에 대한 선택적 수수료는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가디언은 유럽이 해상 운송을 관할하는 유엔 전문기구의 지지를 받는다는 전제하에 호르무즈 해협을 통항하는 선박에 수수료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통행료를 의무적으로 부과해선 안 된다는 것도 전제에 포함됐다. 영국 내각에선 일부 위원을 중심으로 이란이 특정 서비스에 요금을 부과하는 것을 허용할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하고 있는 것으로도 전해졌다.
미국은 여전히 통행료를 반대하면서 이란에 호르무즈 해협의 안전한 항행을 공식적으로 보장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협상 여지는 남겨둔 상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전날 자신이 세운 SNS 트루스소셜에 “임시 휴전 협정이 끝났다”면서도 “전쟁을 영구적으로 종식하기 위한 협상은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