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결혼 늘었지만 아이 덜 낳았다…혼인 대비 출생아 역대 최저 [혼인과 출산의 역설]

입력 2026-07-13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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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평균 1.14명 출산⋯혼인 착시, 출생 지연에 '디커플링'

2022년 1.29명 회복했다 풀썩
혼인 발생 아닌 신고 기준 집계
결혼 페널티 해소에 혼인신고↑
무자녀 늘어 과도기적 디커플링

혼인 건수는 큰 폭으로 늘었지만 전년도 혼인 건수 대비 출생아 수는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혼인 건수 증가에도 출생아 수가 기대만큼 늘지 않으면서 ‘결혼하면 아이를 낳는다’는 공식이 깨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본지가 12일 국가통계포털(KOSIS)의 혼인·출생지표를 분석한 결과, 전년도 혼인 건수 대비 출생아 수는 지난해 1.14명으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던 2020년과 같았다. 전년도 혼인 건수 대비 출생아 수는 2010년 1.52명에서 2020년 1.14명까지 줄었다. 2022년 1.29명으로 회복됐으나, 지난해 다시 1.14명으로 낮아졌다.

혼인과 출산 간 상관관계도 예전만큼 뚜렷하지 않은 모습이다. 한국은 과거 ‘결혼 페널티’로 불렸던 신혼부부 청약·대출 불이익으로 출산을 앞두고 혼인신고를 하는 게 관행으로 여겨졌다. 이에 전년도 혼인 건수와 당해연도 출생아 수가 정비례에 가까운 상관관계를 보였다. 둘째아 이상이 기본값을 형성하고, 그 위에 전년도 혼인 건수만큼의 출생아가 더해졌다.

하지만 코로나19와 제도 개편을 겪으면서 혼인과 출생 간 관계에 균열이 생겼다. 코로나19 기저효과로 혼인이 회복되고 결혼 페널티 해소로 혼인신고 시기가 앞당겨져 2023년 하반기부터 혼인이 급증했는데, 출생아는 그만큼 늘지 않았다.

혼인에 비해 출산 회복이 더딘 배경으로는 통계적 착시와 무자녀 신혼부부 증가를 들 수 있다. 혼인은 발생이 아닌 신고 기준으로 집계된다. 사실혼 부부와 예비 신혼부부가 혼인신고를 앞당기면 실제 혼인과 무관하게 통계상 혼인 건수가 느는데, 2023년 이후 제도상 혼인 페널티 개선으로 오랜 기간 사실혼 관계를 유지했던 ‘기존 사실혼 부부’의 혼인신고가 급증했다. 지역별로는 대전 등 일부 시·도에서 혼인 장려금 도입 후 일시적으로 혼인 증가율이 100%를 웃돌았다.

무자녀 신혼부부도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혼인신고 7년 이내인 초혼 신혼부부 중 무자녀 비율은 코로나19 유행 직전인 2019년 42.5%에서 2024년 48.8%로 6.3%포인트(p) 올랐다. 이런 추세는 지난해와 올해에도 유사한 것으로 보인다. 국가데이터처 가계동향조사 마이크로데이터를 활용해 간접적으로 무자녀 비율을 추정한 결과, 가구주 연령이 49세 이하인 2인 이상 가구 중 미성년 가구원이 없는 가구 비율은 2019년 이후 지난해까지 5%p 이상 상승했다.

다만, 혼인에서 출산까지 시차를 고려할 때, 혼인과 출산의 상관관계가 끊어졌다고 보긴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과거보다 출산 시점이 늦어졌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상림 서울대 인구정책연구센터 책임연구원은 “출생 순위, 동거 기간을 함께 봐야 한다”며 “최근에 혼인 건수가 워낙 많이 늘었고, 출생순위에선 둘째가 늘고 있기 때문에 지표상 디커플링은 당연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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