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광 18년 근무 뒤 폐암 사망했지만...대법 "증상 고정 안돼 장해급여 지급 불가"

입력 2026-07-12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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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연합뉴스)
▲대법원 (연합뉴스)
탄광에서 18년간 근무하며 폐질환을 얻은 근로자가 최종적으로 폐암 진단을 받고 수개월만에 사망했다면, 생전에 앓던 폐질환에 대한 장해급여를 유족이 청구하더라도 지급 대상이 아니라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산업재해보상보헙법(산재법)상 장해급여는 질병이 완치되거나 더 이상 치료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워 증상이 ‘고정’된 경우에만 지급할 수 있는데, 해당 근로자가 폐암 진단 후 수개월만에 사망한 상황 등을 볼 때 질병 상태가 고정돼 있었다고 보긴 어렵다는 취지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3부(오석준 주심 대법관)는 최근 A씨가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보험급여 부지급 결정을 취소해달라’며 제기한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패소 취지로 서울고법에 파기환송했다.

대법원은 “장해급여는 부상 또는 질병의 치유가 종료된 후의 노동능력 상실에 따른 일실수입을 보전하기 위해 지급하는 보험급여”라면서 “지급을 위한 장해등급을 확정하기 위해서는 그 증상의 고정을 필요로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부상, 질병의 완치가 불가능한 상태에서 장해상태가 종전에 비해 악화되는 등 그 진행이 계속되는 경우에는 증상이 고정되지 않아 장해등급을 확정할 수 없다”고 봤다.

또 “망인이 사망 시까지 폐암으로 요양 중이었고 그 진단일부터 사망 시까지의 기간이 8개월 남짓에 불과했던 이상, 동일한 부위인 폐에 관한 이 사건 상병(만성폐쇄성폐질환)의 증상이 고정된 상태에 있었다고 볼 수는 없다”고 판시했다.

원고 A씨는 남편 B씨가 17년 9개월간 무연탄광업소에서 근무하다 2019년 9월 폐암 진단을 받고 2020년 5월 사망하자, 2024년 근로복지공단에 그간 B씨가 앓았던 '만성폐쇄성폐질환'에 대한 장해급여 지급을 요구했다.

그러나 공단은 “B씨는 폐암 요양 중 사망한 것으로, 만성폐쇄성폐질환의 경우 ‘고정’ 즉 치유된 상태라고 볼 수 없다”며 지급을 거부했고, 이에 A씨가 이번 소송을 제기했다.

2024년 1심 재판을 맡은 서울행정법원은 근로복지공단 측 주장에 손을 들어줬으나, 2025년 항소심을 맡은 서울고법은 이를 뒤집고 원고 승소 판결했다.

2심 재판부는 “피고의 내부 업무처리 지침에 따르면 만성폐쇄성폐질환은 적절한 치료를 해도 완치되지 않고 시간이 지나면서 악화될 수 있는 질병”이라면서 “관계 법령에 따르면 장해급여는 질병에 대한 치료의 효과를 더 이상 기대할 수 없게 된 때에도 지급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이날 대법원은 원심을 원고 패소 취지로 파기하고 사건을 재심리하도록 서울고법에 돌려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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