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눈부신 꽃은 어느 날 갑자기 피어나지 않는다. 오랜 시간 보이지 않는 땅속에서 뿌리를 키운 끝에야 비로소 계절과 만난다. 식물세포생물학자 이유리 서울대 교수가 신간을 통해 이처럼 '드러나지 않는 성장'의 의미를 삶에 빗대어 풀어냈다. 저자는 식물이 각기 다른 환경과 시간 속에서 자신만의 방식으로 살아남는 과정을 과학적 시선으로 들여다보며 타인과 속도를 비교하느라 지친 현대인들에게 성장에는 저마다의 리듬이 있다고 이야기한다. 독학사 과정을 거쳐 서울대 교수가 되기까지의 경험과 연구자로 살아온 여정을 함께 녹여내 실패와 기다림의 시간 또한 앞으로 나아가기 위한 필수 과정이었음을 담담하게 전한다.

20세기 후반 프랑스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 조르주 페렉의 산문집이 번역과 해설을 새롭게 손질한 개정판으로 독자들을 다시 찾았다. 이번 판본은 기존 번역을 전면 재검토해 표현의 완성도를 높이고, 작품 이해에 도움이 되는 역주를 추가해 페렉의 사유와 문학 세계를 더욱 충실하게 담아냈다. 책에는 메모와 편지, 인터뷰, 연설, 평론 등 다양한 형식의 글이 수록돼 한 작가가 자신의 삶과 기억을 어떻게 문학으로 길어 올렸는지 입체적으로 보여준다. 페렉은 자전을 단순한 생애 기록이 아닌 기억과 상실, 정체성을 탐색하는 과정으로 바라보며 독창적인 글쓰기 방식을 구축했다. 특히 형식적 실험과 자전적 서사가 맞물리는 그의 문학 세계를 이해할 수 있는 단서들이 곳곳에 담겨 대표작을 읽는 데도 중요한 길잡이 역할을 한다.

인공지능과 각종 콘텐츠가 손쉽게 답을 내놓는 시대일수록 스스로 사고하는 힘이 더욱 중요하다. 베스트셀러 '생각의 도약'의 토대가 된 이 책에서 저자 도야마 시게히코는 창의성과 통찰은 특별한 재능이 아니라 일상 속 사소한 습관과 여유에서 비롯된다고 강조한다. 떠오른 생각을 기록하고, 익숙한 대상을 새롭게 연결하며, 자신만의 방식으로 의미를 만들어가는 과정이 사고력을 키우는 출발점이라는 설명이다. 특히 망각과 산책, 잡담, 여백처럼 비효율적으로 보이는 시간이 오히려 새로운 아이디어를 싹틔우는 밑거름이 된다고 조언한다. 무엇보다 더 많이 채우기보다 비워둘 줄 아는 태도가 깊이 있는 생각을 가능하게 한다는 점을 다양한 사례와 통찰을 통해 풀어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