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충훈 삼성증권 부사장 "기업 생애주기 책임…모험자본 공급 역할" [커버리지, 기업을 잡는 손]⑤

입력 2026-07-13 0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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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대한민국 자본시장의 지형도가 바뀌었다. 단순 중개업에 머물던 증권사들은 이제 혁신 기업의 성장을 견인하는 모험자본 공급처로 체질을 개선했다. 정부가 강조하는 생산적 금융의 최전선에서, 증권사 기업금융(IB)의 역할은 그 어느 때보다 막중해졌다. 이에 본지는 '커버리지, 기업을 잡는 손' 기획을 통해 주요 증권사들의 IB 수장들을 만나, IB 강화 전략과 신(新)성장 동력 발굴 비전을 통해 대한민국 생산적 금융의 현주소와 미래를 조명한다.

IPO·M&A·인수금융·PI 기능 집결…기업 성장 단계별 금융 서비스 제공
지오영·케이뱅크·서울보증보험 등 대형 딜 수행하며 경쟁력 입증
"생산적 금융 확대 원년…AI·반도체 중심 모험자본 공급 늘릴 것“

▲이충훈 삼성증권 부사장 (제공=삼성증권)
▲이충훈 삼성증권 부사장 (제공=삼성증권)

국내 자본시장이 복잡해지면서 증권사 투자은행(IB)의 역할도 변화하고 있다. 단순히 기업의 자금 조달을 돕는 수준을 넘어 인수합병(M&A) 자문과 구조화금융, 인수금융, 투자 유치, 엑시트(투자금 회수)까지 기업 성장 전 과정을 지원하는 종합 솔루션 제공자로 진화하는 모습이다.

이충훈 삼성증권 IB1부문장(부사장)은 최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기업 고객의 니즈(수요)가 자금조달 중심에서 지배구조 개편, 사업 재편, 투자자 엑시트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며 "기업 생애주기 전반에 걸친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이 삼성증권 IB의 핵심 전략"이라고 밝혔다.

삼성증권은 IB 조직을 기업금융 중심의 IB1부문과 대체투자 중심의 IB2부문으로 운영하고 있다. 이 가운데 IB1부문은 기업공개(IPO)를 담당하는 캐피털마켓본부와 기업금융 조직, M&A본부 등을 중심으로 기업금융 전 영역을 담당한다.

주선형 IB 넘어 자본공급형 IB로 진화

이 부사장은 최근 증권업계 경쟁 구도에 대해 "업계 전체 인수·주선 수수료 시장은 정체됐지만 증권사들의 자본력은 크게 확대됐다"며 "발행사와 투자자를 연결하는 단순 주선 역할에서 벗어나 직접 투자와 자금 공급까지 수행하는 자본공급형 IB로 변화하는 중"이라고 진단했다.

삼성증권은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기업 생애주기를 아우르는 연속성 있는 서비스를 강화했다. 비상장 단계에서는 프리IPO 투자와 신기술금융을 통해 자금을 공급하고, 상장 이후에는 전환사채(CB)·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과 블록딜(대량지분 매도), M&A 자문, 인수금융 등을 연계하는 방식이다.

특히 자문과 금융을 결합한 원스톱 솔루션 제공에 집중하고 있다. IPO 이후 기존 투자자의 엑시트 지원, 추가 자금조달, 임직원 보상제도 설계, 인수·합병 지원 등을 하나의 패키지로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구조화금융 역량도 강화했다. 그는 "복합적인 고객 수요가 증가하면서 구조화금융의 역할이 점점 중요해졌다"면서 "전문 인력을 대거 충원해 차별화된 솔루션 제공 역량을 높여 왔다"고 설명했다.

자산관리(WM) 부문과의 협업도 강점으로 꼽았다. 삼성증권은 WM 고객 네트워크를 활용해 유망 중소·중견기업을 발굴하고, 기업 고객에게 투자자 연결과 자금조달 기회를 제공하는 등 전사적 시너지를 확대했다.

대형 딜 경쟁력 입증…AI·벤처 중심 생산적 금융 확대

삼성증권이 최근 수행한 대표 거래로는 휴젤 인수금융 딜이 꼽힌다. 해당 거래는 7000억원대 인수금융 리파이낸싱(재조달)으로, 삼성증권이 단독으로 주선했다.

올해 진행한 나우코스 공개매수 거래도 삼성증권의 역량을 보여준 사례다. 공개매수와 포괄적 주식교환, 인수금융을 결합해 코넥스 상장사의 상장폐지를 성공적으로 지원했다. IPO 분야에서는 서울보증보험과 케이뱅크 상장이 대표 성과로 꼽힌다. 서울보증보험은 한 차례 상장 철회를 겪었지만, 공모 구조를 재정비한 끝에 상장에 성공했다. 이후 블록딜까지 주관하며 공적자금 회수를 지원했다.

케이뱅크 상장은 복잡한 주주 구조와 재무적투자자(FI) 간 이해관계를 조율해야 하는 난도 높은 프로젝트였다. 삼성증권은 디지털 금융 성장성과 자본 확충 필요성을 시장에 설득하며 상장을 마무리했다.

이 부사장은 향후 자본시장 전망과 관련해 생산적 금융 확대를 가장 큰 변화로 꼽았다. 그는 "국민성장펀드 출범과 발행어음 사업자 확대, 모험자본 공급 의무 강화로 벤처투자 시장에 대규모 자금이 유입될 것"이라며 "벤처투자 확대는 결국 IPO 시장 활성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AI 반도체 기업과 AI 데이터 기업에 대한 시장 관심이 높아졌다"면서 "하반기에는 AI·반도체 등 첨단산업을 중심으로 자금 공급이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삼성증권은 신기술금융 사업을 통해 혁신 기업에 대한 모험자본 공급을 지속 확대하고 있다"며 "단순 금융거래를 넘어 기업 성장의 파트너 역할을 수행하는 생산적 금융 실천에 더욱 힘쓰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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