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뉴스 장사, 이제 돈 벌다 돈 물어낸다 [이슈크래커]

입력 2026-07-08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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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AI 생성)
▲(사진=AI 생성)

“아니면 말고.”

온라인에서 가장 무서운 말 중 하나죠. 누군가의 실명, 얼굴, 직장, 가족관계가 담긴 글이 올라옵니다. 제목은 자극적이고, 썸네일은 단정적입니다. 본문에는 “제보에 따르면”, “업계 관계자 말로는”, “온라인에서 퍼지는 이야기”라는 표현이 붙습니다. 사실인지 아닌지는 뒤로 밀립니다. 중요한 건 조회수, 댓글, 공유, 그리고 수익입니다.

7일부터 개정 정보통신망법이 시행되면서 이런 ‘가짜뉴스 장사’에 대한 책임이 한층 무거워졌습니다. 핵심은 국가가 직접 게시물을 골라 지우는 방식이 아닙니다. 허위조작정보로 피해가 발생했을 때 피해자가 구제받을 길을 넓히고, 플랫폼이 신고와 처리 절차를 갖추도록 하며, 수익을 노린 반복 유포자에게 더 큰 책임을 묻겠다는 겁니다.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징벌적 손해배상입니다. 구독자 수나 조회수 등 일정 규모를 갖춘 수익형 정보 게재자가 고의로 허위조작정보를 유통해 타인에게 손해를 입히면 손해액의 최대 5배까지 배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법원 판결 등으로 불법·허위조작정보로 확정된 내용을 반복적으로 유통하면 최대 10억 원의 과징금 부과 대상이 될 수도 있습니다.

대형 플랫폼의 책임도 커졌습니다. 일정 규모 이상 플랫폼은 허위조작정보 신고 창구를 마련하고, 신고 접수 이후 삭제·차단·노출 제한·계정 정지·기각 등 조치 결과를 신고자와 게시자에게 알려야 합니다. 이의신청 절차와 투명성 보고도 중요해집니다. 이제 “플랫폼에 올라온 글일 뿐”이라는 말만으로는 부족해지는 셈입니다.

그렇다면 일반 이용자는 뭘 조심해야 할까요. 친구가 올린 글을 공유한 것도 문제가 될까요. “~라고 하더라” 식으로 쓰면 괜찮을까요. 생활 속 사례로 하나씩 풀어봤습니다.

Q. 친구가 올린 글을 그냥 공유만 해도 문제가 되나요.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다만 단순 공유 한 번으로 곧바로 최대 5배 배상이나 과징금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핵심은 허위라는 점을 알았는지, 반복적으로 퍼뜨렸는지, 그 과정에서 돈을 벌었는지, 실제 피해가 발생했는지입니다. 예를 들어 사실인 줄 알고 한 번 공유한 경우와 허위라는 지적을 받고도 조회수를 노려 계속 올린 경우는 책임의 무게가 다릅니다.

Q. “~라고 하더라” 식으로 쓰면 괜찮나요.

괜찮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표현을 흐리게 썼다고 해서 허위정보 책임이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단독 확인”, “충격 폭로”, “업계 관계자 주장”처럼 포장해도 실제 내용이 허위이고 특정인에게 피해를 줬다면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특히 제목과 썸네일에서는 사실처럼 단정해놓고 본문에서만 “의혹”이라고 물러서는 방식도 안전하지 않습니다.

Q. 돈을 벌지 않은 일반 계정도 처벌받나요.

일반 계정도 허위정보로 타인에게 손해를 입히면 기존 법에 따라 명예훼손이나 손해배상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다만 이번 개정법의 강한 제재, 특히 최대 5배 손해배상이나 최대 10억 원 과징금은 주로 광고·후원 등으로 수익을 얻는 일정 규모 이상 게재자를 겨냥합니다. 쉽게 말해 취미로 쓴 글보다 가짜뉴스를 콘텐츠 장사로 만든 계정에 무게가 실립니다.

Q. 유튜브 영상 제목만 자극적으로 뽑아도 걸리나요.

가능성이 있습니다. 허위정보 판단은 본문만 보는 게 아니라 제목, 썸네일, 자막, 편집 방식까지 함께 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영상 내용은 애매한데 제목에 “○○ 사망”, “○○ 불륜 확정”, “○○ 구속 임박”처럼 사실과 다른 내용을 단정적으로 쓰면 피해가 커질 수 있습니다. 조회수를 노린 과장 제목도 사실관계가 틀리면 법적 책임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Q. 이미 삭제한 글도 책임이 남나요.

남을 수 있습니다. 게시물을 나중에 지웠다고 해서 피해가 자동으로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허위정보가 이미 퍼졌고, 그로 인해 누군가 명예·영업·생활상 피해를 입었다면 삭제 여부와 별개로 손해배상 문제가 남을 수 있습니다. 다만 빠른 삭제, 정정, 사과는 책임 정도를 판단할 때 참작될 수 있습니다.

Q. “패러디”나 “드립”도 가짜뉴스가 될 수 있나요.

진짜 풍자나 패러디라면 규제 대상이 아닐 가능성이 큽니다. 문제는 독자가 실제 사실로 오해할 정도로 꾸민 경우입니다.

누가 봐도 농담인 합성 이미지는 풍자에 가깝습니다. 반면 실제 뉴스 화면처럼 꾸미고, 특정인의 범죄·사망·불륜 등을 사실처럼 퍼뜨리면 “장난이었다”는 말만으로 책임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Q. 연예인·정치인처럼 유명한 사람에 대한 글은 더 자유롭게 써도 되나요.

비판의 범위는 넓지만 허위사실까지 허용되는 것은 아닙니다.

공적 인물에 대한 의혹 제기나 정책 비판은 표현의 자유 영역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 그러나 확인되지 않은 사생활, 범죄 의혹, 건강 이상설 등을 사실처럼 퍼뜨려 피해를 주면 문제가 됩니다. 유명인이라고 해서 가짜뉴스 피해를 감수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Q. 커뮤니티 운영자도 책임질 수 있나요.

가능합니다. 운영자가 직접 허위정보를 올리지 않았더라도 반복 신고를 받고도 방치했는지, 해당 게시물로 트래픽과 수익을 얻었는지, 게시판 운영정책을 제대로 마련했는지 등이 쟁점이 될 수 있습니다.

특히 특정인을 겨냥한 허위 게시물이 계속 올라오는데도 트래픽을 이유로 방치했다면 책임 논란이 커질 수 있습니다. 대형 커뮤니티일수록 신고 처리와 조치 기준을 명확히 해야 합니다.

Q. 피해자는 무엇부터 해야 하나요.

가장 먼저 증거를 남겨야 합니다.

게시물 URL, 화면 캡처, 게시 시간, 작성자 계정, 조회수, 댓글, 공유 정황 등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후 플랫폼에 신고하고, 피해가 크면 법률 상담을 통해 삭제 요청, 손해배상 청구, 형사 고소 여부를 검토할 수 있습니다.

Q. 플랫폼이 글을 지우면 끝인가요.

끝이 아닙니다. 플랫폼 조치는 피해 확산을 막는 1차 대응에 가깝습니다.

게시물이 삭제돼도 피해자가 입은 손해가 남아 있으면 별도 배상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반대로 게시자는 플랫폼 조치가 부당하다고 생각하면 이의신청 절차를 밟을 수 있습니다. 앞으로는 “누가 맞느냐” 못지않게 “플랫폼이 어떤 기준으로 판단했느냐”가 중요한 쟁점이 됩니다.

Q. 가장 조심해야 할 사람은 누구인가요.

조회수와 수익을 노리고 확인되지 않은 정보를 반복적으로 올리는 계정입니다.

특히 유튜브, 블로그, 커뮤니티, SNS에서 광고·후원 수익을 얻으면서 특정인의 사생활이나 범죄 의혹을 단정적으로 다루는 계정은 위험이 큽니다. “아니면 말고”식 폭로 콘텐츠가 돈이 되는 구조에 제동을 걸겠다는 것이 이번 제도의 핵심입니다.

Q. 결국 일반 이용자는 어떻게 하면 되나요.

세 가지만 기억하면 됩니다.

첫째, 출처가 불분명한 폭로성 글은 바로 공유하지 않는 것. 둘째, 사람 이름을 넣어 범죄·불륜·사망·건강 이상 등을 단정하지 않는 것. 셋째, 틀렸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빨리 정정하거나 삭제하는 것입니다.

이번 법은 모든 온라인 표현을 막겠다는 제도라기보다, 허위정보로 돈을 벌고 피해를 키우는 행위에 더 무거운 책임을 묻는 장치에 가깝습니다. 다만 실제 운영 과정에서 플랫폼의 과잉 삭제나 신고 악용 논란은 계속 지켜봐야 할 대목입니다.

가짜뉴스는 이제 단순한 ‘말’이 아닙니다. 누군가에게는 생계와 명예를 흔드는 피해가 되고, 누군가에게는 돈이 되는 콘텐츠가 됩니다. 달라진 점은 이겁니다. 앞으로는 조회수로 돈을 벌 수는 있어도, 허위로 번 돈의 대가까지 피하기는 어려워졌다는 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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