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 엔진·사천 완제기·고흥 우주…한화-KAI 결합론 힘받나

입력 2026-06-30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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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그룹 KAI 지분 10.15% 확보…수출입은행 이어 2대 주주
엔진·항전·위성 한화, 완제기·체계종합 KAI…통합 시너지 주목
이재명 정부 남부 우주항공벨트 구상과 맞물려 결합론 재부상

▲한화 방산 3사가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열린 WDS 2026에 참가해 AI 기술 기반 미래형 통합 무기체계를 선보이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 방산 3사가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열린 WDS 2026에 참가해 AI 기술 기반 미래형 통합 무기체계를 선보이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그룹의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지분율이 10%를 넘어서면서 한화-KAI 결합론이 다시 힘을 받고 있다. 단순한 인수합병(M&A) 이슈를 넘어 창원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사천 KAI,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를 잇는 남부 우주항공·방산 벨트 구상과 맞물리면서다. 우주항공·방산을 반도체 이후 새 성장동력으로 키우겠다는 이재명 정부의 산업정책 방향과도 맞닿아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30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최근 KAI 지분 7.61%를 확보했다고 공시했다. 한화시스템이 보유한 1.53%, 한화에어로스페이스USA가 보유한 1.01%까지 합치면 한화그룹의 KAI 지분율은 10.15%다. 최대주주인 한국수출입은행(26.41%)에 이어 확고한 2대 주주 지위를 확보한 셈이다.

한화는 앞서 KAI 지분 보유 목적을 ‘단순 투자’에서 ‘경영 참여’로 바꿨다. 회사 측은 필요할 경우 주주로서 적법한 절차와 방법에 따라 KAI의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하겠다는 취지를 밝힌 바 있다. 당장 경영권 인수를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한화가 KAI와의 전략적 협력 가능성을 공식화했다는 점에서 시장의 관심은 커지고 있다.

업계가 주목하는 대목은 양사의 사업 구조다. 한화는 항공엔진, 항공전자, 레이더, 위성, 발사체, 지상방산 역량을 갖고 있다. KAI는 KF-21 보라매 전투기와 FA-50 경공격기, T-50 고등훈련기, 수리온 헬기 등을 개발·생산한 국내 유일의 완제기 체계종합 기업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미 KF-21에 탑재되는 F414 엔진을 공급하고 있고, 한화시스템도 AESA 레이더와 임무컴퓨터 등 핵심 항전장비를 KAI에 납품해왔다.

양사의 협력이 확대될 경우 발사체부터 위성, 완제기, 엔진, 항전, 무장체계, MRO까지 연결되는 국내 최대 우주항공·방산 밸류체인이 구축될 수 있다. 이는 글로벌 방산 시장의 수출 방식 변화와도 맞물린다. 최근 해외 고객들은 기체 단독 구매보다 엔진, 항전장비, 무장, 후속지원, 기술 이전, 공동개발 조건까지 묶은 통합 패키지를 요구하고 있다. KAI의 완제기 역량에 한화의 엔진·항전·무장체계가 결합하면 FA-50과 KF-21 등 항공 플랫폼의 수출 협상력이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정부 정책과의 접점도 크다. 이재명 대통령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한국판 스페이스X가 탄생할 수 있도록 민관협력을 강화하고, 전남과 경남 등 핵심 인프라를 갖춘 남부 지방을 우주항공 종합벨트로 육성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창원은 엔진과 방산 제조, 사천은 완제기 생산, 고흥은 발사체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는 점에서 한화-KAI 협력은 이 구상의 핵심 축이 될 수 있다.

지역 경제 파급 효과도 적지 않다. 양사 협력이 본격화하면 경남·전남권 협력업체와 소재·부품·장비 기업, 우주항공 스타트업으로 생태계가 확장될 수 있다. 협력업체 해외 동반 진출과 소부장 국산화에도 속도가 붙을 가능성이 있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우주항공 시장은 이미 대형화·통합화 경쟁으로 가고 있다”며 “한화와 KAI의 협력은 단순 지분 경쟁이 아니라 한국 우주항공 산업의 체급을 키우는 문제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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