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박은정 조국혁신당 의원은 지난 26일 검찰의 보완수사권을 완전히 불허하고 경찰에 보완수사를 ‘요구’할 권리만 부여하는 내용의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박지원 민주당 의원, 최혁진 무소속 의원, 한창민 사회민주당 의원 등 총 12명의 국회의원이 함께 이름을 올렸다.
해당 개정안은 검찰의 직접 및 보완수사권을 전면 폐지하고 수사 주체를 경찰(사법경찰관)으로 일원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검찰은 경찰에 보완수사를 ’요구’만 할 수 있도록 했다. 보완수사의 대상, 방법, 절차, 시기 등을 명시해 요구하고 경찰의 이행 여부를 관리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경찰은 검찰의 요구를 접수한 날부터 3개월 이내에 보완수사를 완료해야 하고, 긴급성 등을 고려해 검사가 별도의 시점을 정한 경우에는 이에 따라야 한다고 규정한다.
다만 경찰이 수사한 내용 자체적으로 종결할 수 있고 검찰에 전건송치하지 않아도 되는 등 수사 단계에서 경찰에 판단권한을 주는 현행법의 기틀은 그대로 유지한다.
발의안은 “현행 형사소송법은 검사의 직접· 보완수사권, 특별사법경찰관리에 대한 지휘권 등을 전제로 규정돼 있어 수사·기소 분리 원칙과 부합하지 않는다”면서 “공소청과 수사기관 간 권한과 책임도 새로운 제도에 맞게 재정립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지난 25일 정부가 김민석 국무총리를 통해 “보완수사권 폐지를 정부의 기본 입장으로 최종 정리하되 별도의 입법안을 제시하기보다는 국회의 논의와 결정을 존중하도록 하겠다”고 공식 발표한 만큼, 국회에서 어떤 방식의 개정안이 통과될지 관심이 모이는 상황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김 의원 등이 선제적으로 검찰 보완수사권을 불허하는 방향의 개정안을 내는 등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시도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법조계에서는 보완수사가 아닌 보완수사 '요구'만으로는 범죄 기소에 필요한 구체적인 증거를 보강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거란 우려가 지속적으로 나온다.
차진아 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지난 25일 법무연수원,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이 주최한 형사법포럼에서 “경찰들의 법률전문성 부족을 고려할 때 수사 과정에서 핵심 증거를 빠뜨린 것은 아닌지, 법률적 판단을 잘못해서 승소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을 기소하는 것은 아닌지 등이 문제가 된다”면서 “약간의 보충·보완으로 유죄판결을 받을 수 있는 사건이 증거불충분으로 무죄판결을 받을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2021년 검·경수사권을 조정한 이후에도 부패, 경제, 공직자, 선거, 방위사업, 대형참사 등 6대 범죄사건을 검찰이 직접 수사하도록 인정했고, 2022년 이른바 ‘검수완박’ 법안 통과 이후에도 부패, 경제 범죄는 검찰이 수사하도록 한 것 역시 경찰과 검찰 사이에 수사 역량 차이가 있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경제범죄 수사에 차질이 생길 거란 우려는 꾸준히 나온다. 경제범죄 수사는 기본적인 민사법 지식이 요구되고 기업인의 배임·횡령이나 지능화된 담합 범죄 등은 특히 수사 난도가 높기 때문이다. 검사나 변호사 출신과 달리 경찰은 입직 경로가 다양해 실전 경력과 학습의지에 따라 수사 역량 편차가 클 수밖에 없다.

경찰이 방시혁 하이브 의장을 자본시장법상 사기적 부정거래 혐의로 2024년 11월 입건하고도 1년 반이 지나도록 혐의 입증에 난항을 겪는 것 역시 고도의 법률 전문성이 요구되는 자본시장 범죄 수사의 한계를 보여준다는 분석이다.
검찰 관계자는 “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 남부지검 금융조사부에서 다루는 공정거래법 위반, 자본시장법 위반 사건은 법리, 판례, 수사 기법 등이 오랜 시간 노하우로 전수돼 온 경우”라면서 “관련 수사 경험이 전혀 없는 경찰이 맡게 되면 유관기관인 금융감독원, 공정거래위원회, 한국거래소 등의 협조를 얻는 것부터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또 “유관 기관들은 범죄 수사를 위해 잘 정리된 서류를 주는 게 아니라 각종 증거가 될 만한 보고서나 증빙 문서를 일괄적으로 제출하는 것”이라면서 “검찰이 참고인 조사와 진술서를 토대로 주가 조작, 내부자 정보 이용 거래 등의 범죄를 증명하는 데 필요한 내용을 뽑아내는 것인데, 경찰이 이런 수사 노하우를 파악하고 공부하는 단계부터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검찰과 경찰이 함께 수사하는 합동본수사본부 형태로 수사 역량을 전수하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지만 보완수사권을 완전히 없애버린다면 검사가 수사에 관여할 수 없어 이 역시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