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현광장_김대종의 경제진단] ‘3고 불황’ 산업혁신으로 돌파를

입력 2026-06-29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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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 경제 침체에 서민경제 치명타
中企·자영업자 금융지원 확대하고
낡은 규제타파 신기술 적극 수용을

미국과 이란 간 종전 양해각서가 체결된 이후에도 호르무즈 해협의 긴장은 여전하다. 하지만 새로운 전기를 맞은 것은 확실한 듯하다. 호르무즈 해협에 발이 묶여 있던 수백 척의 선박 운항이 재개되면서 물류 마비 사태는 다소 숨통이 트이는 분위기이다. 그러나 에너지를 100% 가까이 수입에 의존하는 대한민국으로서는 긴장의 끈을 늦춰서는 안 된다. 중동의 지정학적 불안은 언제든 재발할 수 있기에, 정부와 산업계는 지금부터 철저하고 예방적인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

대한민국 경제는 고물가, 고금리, 고환율이라는 소위 ‘3고(高)’의 직격탄을 맞아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그리고 서민들이 전례 없는 경영난과 생활고에 직면해 있다. 특히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4%를 넘어서며 치솟는 물가를 잡기 위해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상하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미국의 기준금리는 3.5%, 한국은 2.5%로 한미 금리 역전 현상이 벌어지 지 오래다. 한미 양국 중앙은행이 목표로 하는 심리적 물가안정 수준은 2%이지만, 현실은 이를 크게 웃돈다.

경제학자들이 지적하듯 인플레이션의 근본 원인은 코로나19 팬데믹 시기부터 누적된 세계적 통화량 증가에 있다. 시중에 풀린 과잉 유동성이 물건 가격을 밀어 올리는 상황에서 중동발 에너지 수급 불안까지 겹쳤으니, 대외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의 기초체력은 바닥을 드러낼 수밖에 없다.

대한민국은 원자재와 에너지를 100% 수입한 뒤, 이를 정밀 가공하여 다시 해외로 수출해 먹고사는 전형적 가공무역 국가다. 대기업에 비해 기초 자금력이 부족하고 원자재 가격 변동에 취약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은 이 위기의 파고를 스스로 넘기 어렵다. 정부가 방관한다면 실물경제의 뿌리가 흔들릴 것이다. 대외적 불확실성을 극복하고 서민 경제를 살리기 위해 정부는 즉각 다음과 같은 거시적 대책을 실행에 옮겨야 한다.

첫째, 정부는 고통의 무게를 가장 크게 짊어지고 있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위한 금융 및 정책 지원을 대폭 확대해야 한다. 3고 현상으로 인해 이들의 원가 부담은 폭등한 반면, 소비 위축으로 매출은 급감했다. 늘어나는 대출 이자를 감당하지 못해 도산하는 기업들이 속출하기 전에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저금리 자금 지원, 만기 연장, 세제 혜택 등 실효성 있는 ‘심폐소생술’식 정책 자금 투입이 선행되어야 한다.

둘째, 글로벌 보호무역주의 흐름에 맞서 적극적인 교역 확대와 무역 다변화 정책을 펼쳐야 한다. 한국의 무역의존도는 75%로 세계에서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정부는 자유무역협정(FTA) 네트워크를 촘촘히 재정비하고, 중동에 편중된 에너지 수입처를 다변화하며, 새로운 신흥 시장과의 교역을 장려하는 등 무역 영토를 계속 확장해 나가야 한다.

셋째, AI 생태계를 전 산업에 안착시키고, 중소기업들이 이를 적극 도입할 수 있도록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 미래학자들의 경고처럼, 앞으로의 세계는 AI를 선제적으로 도입한 국가·기업만 살아남고 그렇지 못한 곳은 철저히 도태되는 냉혹한 디지털 양극화 시대를 맞이할 것이다. 정부는 대기업 위주의 AI 생태계를 넘어, 자금과 인력이 부족한 중소기업들이 저비용으로 AI 솔루션을 도입해 고부가가치 상품을 생산하고 공정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연구개발(R&D) 지원과 보조금 지급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디지털 전환을 통한 고생산성 달성만이 고비용 경제 구조를 깨뜨릴 유일한 돌파구다.

넷째, 낡은 규제의 틀을 과감히 깨부수고 4차 산업혁명의 신기술을 전폭적으로 수용해야 한다. 한국은 세계적인 모빌리티 혁신인 ‘우버’가 여전히 금지되어 있을 만큼, 법에 규정된 것만 허용하고 나머지는 모두 불법으로 간주하는 닫힌 ‘포지티브(Positive) 규제’ 체제에 갇혀 있다. 정부가 허락해야만 사업을 시작할 수 있는 관료주의적 구조 속에서는 혁신이 싹틀 수 없다. 이제는 미국처럼 법으로 금지한 최소한의 안전장치 외에는 모든 상상력을 허용하는 ‘네거티브(Negative) 규제’로 대전환해야 한다. 규제를 풀고 판을 깔아주어야만 민간 기업들이 AI, 우주 항공, 로봇, 드론 등 인류의 미래를 바꿀 핵심 핵심 혁신 산업을 주도할 수 있다.

정부는 대외적인 에너지 안보를 튼튼히 다지는 동시에, 대내적으로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이 3고의 늪에서 빠져나올 수 있도록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어야 한다. 정부의 과감한 자금 지원과 파격적인 규제 혁신이 맞물려, 대한민국이 이번 경제위기를 극복하고 미래 4차 산업의 강국으로 당당히 도약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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