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일PwC "한국기업, 이사회 확대하고 경영 전문성 갖춘 사외이사 늘려야"

입력 2026-06-29 0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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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경영 환경이 복잡해지면서 이사회가 단순한 의사결정 기구를 넘어 기업 전략·성과·리스크 관리를 좌우하는 핵심 축으로 자리잡고 있다. 글로벌 기업들과 비교해 국내 기업 이사회의 규모와 전문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꾸준히 이어지면서 이사회 규모를 확대하고 전문성 있는 사외이사를 보강해야 한다는 조언이 제기됐다.

삼일PwC 거버넌스센터는 ‘거버넌스 포커스 제36호’를 통해 국내 기업 이사회를 위한 전문가 제언을 담은 ‘이사회 가이드’ 네 번째 시리즈를 발간했다고 29일 밝혔다. 이번 호에서는 조명현 고려대 경영대학 교수가 ‘이사회 규모와 구성’을 주제로 한 기고문을 통해 국내 기업 이사회의 구조적 문제점을 지적하고 역량 강화를 위한 개선 방향을 제시했다.

기고문에 따르면 2025년 기준 미국 S&P 500 기업의 이사회 규모는 평균 약 10.7명(사외이사 약 9.2명)인 반면, 국내 자산총액 2조원 이상 상장사는 7.5명(사외이사 4.5명)에 불과해 뚜렷한 격차를 보였다. 이에 대해 조 교수는 “이사회 최적 규모에 정답은 없지만, 한국 기업은 규모 확대가 필요하다”며 “복잡해지는 경영 환경을 고려할 때 다양한 사업 전문성을 갖춘 사외이사를 확충해 이사회 역량을 보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국내 기업은 감사위원회, 내부거래위원회, 보상위원회, ESG위원회 등 위원회 수는 늘고 있지만 이사 수는 정체돼 구조적 한계가 발생하고 있다. 일부 이사는 최대 4~5개 위원회를 겸직하거나 전문성과 무관한 위원회에 참여하면서 위원회 기능의 충실성이 위태로워진다는 지적이다.

조 교수는 “위원회별로 요구되는 전문성이 다른 상황에서 한 명의 이사가 여러 위원회를 겸직하면 각 영역에서 깊이 있는 역할 수행이 어렵다”며 “기업 특성에 맞춰 이사회 규모를 확대하고, 위원회별 전문성에 기반해 인력을 재배치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사회 규모와 사외이사 비중이 상대적으로 작은 구조에서는 전문성을 제대로 발휘하기 어렵고, 이사 1인당 역할 부담도 커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기고문은 사외이사 비율 확대에 대한 찬반 논쟁도 함께 짚었다. 찬성 측은 독립성 강화와 집단지성 기반의 의사결정을 위해 사외이사 비율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대 측은 국내 기업 이사회는 미국과 달리 C-레벨 경험을 보유한 사외이사 비중이 낮고, 전직 관료·교수·법률가 등 기능적 전문가 중심으로 구성돼 사업 이해도가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지적한다. 이들이 기업의 주요 의사결정에 참여할 경우 판단의 질이 저하될 수 있기 때문에 사업 전문성을 갖춘 사내이사가 일정 수준 이상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조 교수는 “사내이사 축소를 통한 비중 조정보다는 이사회 규모를 확대하고, 사업·경영 전문성을 갖춘 사외이사를 보강하는 것이 바람직한 대안”이라고 조언했다.

이어서 효과적인 이사회 구성을 위한 핵심 원칙으로는 △독립성 △전문성 △다양성이 제시됐다. 기고문은 사외이사 선임 과정의 독립성 확보를 위해 이사후보추천위원회의 능동적 후보 발굴 기능 강화를 강조했으며, 전문성 측면에서는 기능 중심이 아닌 사업 이해 기반의 경영 전문성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또한 성별·연령·국적·전문 분야 등 다양한 배경을 반영한 이사회 구성이 의사결정의 질과 리스크 대응 역량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고문은 체계적인 이사회 역량 관리를 위한 개선 방향으로 ‘이사회 역량 매트릭스(Board Skill Matrix, BSM)’ 활용을 제안했다. BSM은 기업 전략에 필요한 이사회 역량을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이를 기반으로 구성의 적정성을 점검하는 도구다. 투자자 소통 및 신규 이사 선임 과정에서 활용되며 글로벌 모범 사례로 확산되고 있다. 미국 S&P500 기업의 경우, BSM을 위임장 설명서에 포함하는 비율이 2020년 38%에서 2024년 73%로 크게 증가했다. 반면 국내 기업의 활용은 아직 제한적인 수준으로, BSM 기반의 이사회 역량 점검과 투자자 소통 체계화가 필요하다는 것이 조 교수의 제언이다.

신왕건 삼일PwC 거버넌스센터장은 “효과적인 이사회는 기업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라며 “단순한 규모 확대를 넘어 BSM 기반의 전략적 구성을 통해 실질적인 거버넌스 개선을 이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경영 및 산업 전문성을 갖춘 사외이사 후보군을 육성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라고 덧붙였다.

한편 삼일PwC는 학계와 실무 전문가의 기고로 구성된 '이사회 가이드' 시리즈를 매월 발간하고 있다. 연말에는 주요 내용을 종합한 가이드북을 출간할 계획이다. 기고문의 자세한 내용은 삼일PwC 거버넌스센터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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