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석유 최고가격 인하를 시작으로 중동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가동했던 각종 비상조치들을 정상화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국제유가 급락과 공급망 안정세에 힘입어 이르면 다음 주 중 핵심 조치인 '나프타 수출 제한'을 해제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28일 정부 부처에 따르면 산업통상부는 전날 0시를 기해 7차 석유 최고가격을 6차 대비 150원 하향 조정했다.
올해 3월 13일 고유가 파고를 막기 위해 석유 최고가격제가 도입된 이후 처음으로 이뤄진 인하 조치다. 애초 조정 주기를 넘기며 상황을 예의주시하던 정부가 전격 인하를 결정한 것은 최근 국제 석유 시장의 환경이 급변했기 때문이다.
배럴당 140달러까지 치솟았던 국제유가는 호르무즈 해협의 통항량 증가와 함께 70달러 안팎으로 떨어지며 전쟁 직전 수준을 빠르게 회복했다.
시장 상황이 호전되면서 석유화학 원료 수급을 위해 발동됐던 강력한 통제 조치들도 해제 수순을 밟을 전망이다.
앞서 정부는 중동 사태 장기화로 수급에 비상이 걸리자 올해 3월 말 '산업의 쌀'로 불리는 나프타 수출을 전면 금지하고, 4월에는 7개 기초 유분에 대한 매점매석 금지령을 내린 바 있다.
나프타는 국내 수요의 45%를 수입에 의존하고, 이 중 중동산 비중이 77%에 달해 당시 종량제 봉투와 의료용 수액 팩 대란 사태가 우려될 만큼 타격이 컸다.
하지만 정부가 발 빠르게 미국과 인도 등으로 공급망을 다변화한 끝에 현재 나프타 확보량은 평시 대비 83% 수준까지 올라왔다. 55%까지 곤두박질쳤던 국내 석유화학 기업들의 나프타분해시설(NCC) 가동률 역시 최근 70% 중후반대로 회복되며 평상시(80%) 수준에 근접했다. 이에 따라 올해 8월 말까지 적용될 예정이었던 '나프타 수출제한 및 수급 조정 규정'이 이르면 다음 주 중 조기 폐지될 것으로 관측된다.
아울러 '경계(3단계)'로 격상돼 유지 중인 원유 자원안보 위기경보 역시 '주의(2단계)'로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커졌다. 위기경보가 한 단계 낮아지면 현재 시행 중인 공공기관 차량 2부제는 5부제로 완화된다.
다만 최근 호르무즈 해협에서 발생한 선박 공격으로 미국과 이란 간 군사적 긴장이 다시 고조되는 등 지정학적 불안 불씨가 완전히 꺼지지 않은 점은 막판 변수다.
산업부 관계자는 나프타 수출 제한 조기 폐지와 관련해 "중동 정세와 호르무즈 통항 재개 상황, 수급 여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할 사안"이라며 "아직 확정된 바는 없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