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 안 내고 일본에 재산 숨기면 끝?…한일 징수망 더 촘촘히

입력 2026-06-25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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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교환 실무회의 정례화…OECD 체납세금 협의체 공동 참여
이중과세 해소·조세범죄 대응·AI 세정 활용도 논의

▲임광현 국세청장(왼쪽)이 24일 서울에서 에지마 가즈히코 일본 국세청장과 '제30차 한일 국세청장회의'를 진행하기에 앞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국세청)
▲임광현 국세청장(왼쪽)이 24일 서울에서 에지마 가즈히코 일본 국세청장과 '제30차 한일 국세청장회의'를 진행하기에 앞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국세청)

해외에 재산을 옮겨두거나 국경을 넘나드는 거래로 세금을 피하는 길이 더 좁아진다. 한국과 일본 과세당국이 과세정보 교환 실무회의를 정례화하고 체납세금 징수공조까지 넓히기로 하면서다. 양국은 교민·기업·교역 규모가 큰 만큼 기업 세정지원은 강화하되, 역외탈세와 체납세금에는 공동 대응 수위를 높인다는 방침이다.

25일 국세청에 따르면 임광현 국세청장은 24일 서울에서 에지마 가즈히코 일본 국세청장과 '제30차 한일 국세청장회의'를 열었다. 양국 국세청은 1991년 첫 청장회의 이후 35년간 협력과 교류를 이어왔으며, 올해 30번째 회의를 맞았다.

이날 회의에서는 정보교환과 징수공조 협력, 현지 진출기업 세정지원, 조세범죄 대응, 인공지능(AI) 활용 방안 등이 폭넓게 논의됐다. 한일 간 경제·인적 교류가 활발한 만큼 세금 문제에서도 국경을 넘는 협력이 중요해졌다는 인식이 깔렸다.

임 청장은 “그간 양국이 정보교환, 징수공조, 상호합의 등 여러 분야에서 다져온 협력관계가 세정 발전과 조세채권 확보에 크게 기여해왔다”며 “앞으로 AI 등 새로운 도전과제도 상호 협력을 통해 긴밀히 대응하자”고 말했다. 에지마 청장도 “이번 회의를 계기로 양 기관의 우애가 한층 더 돈독해지기를 바란다”고 화답했다.

실제 한일 양국은 세정 협력 필요성이 큰 관계다. 일본에 있는 우리 교민은 96만명, 우리 현지법인은 325개에 달한다. 국내 거주 일본인은 7만명, 일본계 기업은 2119개다. 지난해 기준 일본과의 교역 규모는 772억달러로 전체 교역국 중 5위다.

▲한일 양국이 24일 서울에서 '제30차 한일 국세청장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제공=국세청)
▲한일 양국이 24일 서울에서 '제30차 한일 국세청장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제공=국세청)

양국은 이런 교류 규모를 고려해 우선 정보교환 협력부터 강화하기로 했다. 그동안 비정기적으로 열던 정보교환 실무자급 회의를 정례화해 체납자의 해외재산 환수와 역외탈세 조사에 필요한 과세정보 교환을 더 원활하게 하겠다는 취지다. 유용한 정보를 제공한 양국 국세청 직원 각 1명에게는 상대국 국세청장 명의의 감사장도 수여했다.

정보교환에 이어 체납세금 징수공조도 한 단계 넓힌다. 양국 과세당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조세행정포럼 산하 ‘체납세금 관리 협의체’에 공동 참여하기로 했다. 이 협의체는 조세채권 관리와 국제징수 공조 정책·행정 경험을 공유하는 기구다. 아시아에서는 기존에 일본과 싱가포르가 참여해왔다.

기업 지원도 이번 회의의 또 다른 축이었다. 임 청장은 일본과의 상호합의 회의가 가장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며 양국 기업이 이중과세 부담에서 벗어나 본업에 집중할 수 있도록 협력을 지속하자고 제안했다. 지난해까지 처리된 쌍방 정상가격 사전승인(APA) 665건 중 일본 관련 건수는 182건으로 27.4%를 차지해 가장 많았다.

조세범죄 대응 방식도 공유됐다. 양국은 조세범칙조사 조직과 인력, 조사 착수부터 고발 이후 공소유지까지의 절차를 함께 살폈다. 인적·물적 교류가 활발한 한일 관계 특성상 역외탈세 등 조세범죄 대응에는 긴밀한 협력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이와 함께 국세청은 모두채움 신고서비스 등 빅데이터 활용 사례와 AI 대전환 추진 로드맵을 소개하며 세정 행정의 디지털 전환 방향을 공유했다.

임 청장은 일본 국세청에 현지 진출기업과 교민에 대한 관심과 지원을 요청하며 “양국 기업들이 이중과세 부담에서 벗어나 본업에 집중하는 데 도움을 보태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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