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0만 외래 관광객 유치, 최대 화두는 재원...‘출국납부금 인상’ 골든타임 놓칠라

입력 2026-06-25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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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관광객 급증에도 출국납부금 수입은 급감
연간 1300억원 이상의 관광기금 손실 우려
“관광생태계 자생력 확보 위해 기금 현실화 시급”

▲9일 인천국제공항 출국장이 여행객들로 붐비고 있다. 국토교통부·한국항공협회 항공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공항 항공 여객 수는 국제선 수요 회복에 힘입어 1억2500만 명에 육박하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일본·중국 노선 이용객이 크게 늘며 전체 실적을 끌어올렸고, 이는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연간 여객 수를 넘어선 수준이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이투데이DB)
▲9일 인천국제공항 출국장이 여행객들로 붐비고 있다. 국토교통부·한국항공협회 항공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공항 항공 여객 수는 국제선 수요 회복에 힘입어 1억2500만 명에 육박하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일본·중국 노선 이용객이 크게 늘며 전체 실적을 끌어올렸고, 이는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연간 여객 수를 넘어선 수준이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이투데이DB)

올해 방한 외국인 관광객이 사상 처음 상반기에만 1000만 명을 돌파하는 등 한국 관광산업이 뚜렷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외국인 관광객의 카드 소비액이 월 기준 처음 2조원을 돌파했고 지방공항 입국객 증가세도 이어지는 등 관광 수요가 수도권에서 지역으로 확산하고 있다.

다만 정부가 내건 ‘2030년 외래 관광객 3000만 명 유치’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선 관광 인프라와 콘텐츠, 지역관광 기반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가 뒷받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 업계와 학계는 상승세를 탄 한국 관광산업의 지속성장을 위해선 무엇보다 ‘재원’이 충분한지 점검해야 한다며 관광재정 확충을 촉구하고 있다.

25일 관광업계에 따르면 올해 1~5월 누적 방한 외국인 관광객은 872만 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 늘었다. 이달 20일 기준으로는 연간 방한객 1000만 명을 넘어섰다. 5월 한 달 동안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약 195만 명을 기록했고, 같은 기간 외국인 관광객 카드 소비액은 약 2조1000억원으로 집계돼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처음으로 월간 2조원을 돌파했다. 중국과 일본을 비롯한 주요 시장의 수요가 견조한 증가세를 보인 가운데 지방공항 입국객 역시 전년 동월 대비 32% 증가하며 지역 분산 흐름도 이어졌다.

관광당국과 업계는 이러한 성장세를 지역관광 활성화로 연결하기 위한 사업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한국관광공사는 최근 글로벌 K팝 아티스트와 협업한 ‘BIAS(Be In Artists' Scenes)’ 캠페인을 통해 경주·순천·부산·강릉 등 지역 관광지 홍보에 나섰다. 아티스트 콘텐츠를 여행상품과 연계해 해외 팬들의 관심이 실제 방한과 지역 소비로 이어지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지역 거점 확대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관광공사 대구경북지사는 한국공항공사 대구공항과 지역 쇼핑·레저업계 등과 협력 체계를 구축하고 대구국제공항을 활용한 외래관광객 유치 확대에 나섰다. 공항 입국 단계부터 쇼핑·체험 혜택을 연계해 관광객 체류와 소비를 늘리고, 이를 지역경제 활성화로 연결한다는 전략이다.

하지만 관광 수요 확대에 비해 재정 기반은 오히려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최근 국회에서 열린 ‘출국납부금 현실화, 왜 지금인가?’ 정책 간담회에서는 관광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안정적인 관광재원 확보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잇따랐다. 관광진흥개발기금은 정부 관광예산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핵심 재원이지만 최근 부담금 감면 조치에 따른 출국납부금 인하로 재원 확보에 차질이 발생하고 있다.

▲22일 국회에서 ‘출국납부금 현실화, 왜 지금인가’를 주제로 간담회가 열리고 있는 현장에서 박성혁 관광공사 사장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공=관광공사)
▲22일 국회에서 ‘출국납부금 현실화, 왜 지금인가’를 주제로 간담회가 열리고 있는 현장에서 박성혁 관광공사 사장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공=관광공사)

실제로 2019년 내외국인 국제 관광객 수가 4622만명일 당시 출국납부금 수입은 4006억원에 달했으나 국제 관광객이 4850만명으로 늘어난 2025년 수입은 인하 조치 영향으로 오히려 2624억원에 그쳤다. 과거 평균 약 8200원이었던 인당 납부 금액이 2026년 전망치 기준 6100원 선까지 떨어지면서 매년 1300억~1400억원 규모의 막대한 기금 손실이 발생하는 것이다. 이 때문에 관광 수요 증가에 맞춘 인프라 확충과 지역관광 투자 필요성은 커지는 반면, 관광정책 추진을 위한 재정 여력은 턱없이 부족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와 관련해 국내 관광 생태계의 자생력을 다지기 위해 기금의 현실화와 지역 균형 투자가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슬기 세종대 호텔관광경영학과 교수는 “내방한 관광객들은 교통 등 현지 인프라에 대한 부담으로 작용하며 환경에도 적지 않게 영향을 주기 때문에 이를 유지·극복·상쇄할 수 있는 투자가 병행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기금의 운용 효율성에 대해서도 “중소 여행사 디지털 전환이나 인력양성 등 산업을 전반적으로 지원하는 활동 역시 관광기금으로 할 수 있다면 비용과 편익의 정합성이 높아지기 때문에 긍정적”이라는 평가를 내놨다.

제한적인 지방 재정 구조를 보완하기 위해 중앙 정부 차원의 기금 투입이 정당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한 관광업계 관계자는 “미국의 경우 소비세와 숙박세 등 많은 관광 관련 세입이 지방세여서 지방 주도의 외래객 유치와 세수의 관광 관련 재투자가 용이하다”면서도 “우리나라는 지방에 관광객이 오더라도 이를 통해 지역 기금을 조성할 방법이 제한적이므로 마련된 관광진흥개발기금을 지방관광 활성화에 투입하는 것이 적당해 보인다”고 전했다.

한편 대외적인 관광 외교를 통한 시장 확장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최휘영 문체부 장관은 27일 중국 마카오 특별행정구에서 개최되는 ‘제13차 에이펙(APEC) 관광장관회의’에 수석대표로 참석해 아태지역의 공동 번영을 위한 관광 협력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최 장관은 본회의 장관급 토론에서 디지털 혁신을 촉진하는 한국의 선도적인 정책 사례를 소개해 역내 협력을 주도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이번 회의를 계기로 중국, 일본에 신사업을 제안하는 것은 물론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동남아 주요 협력국 관광 장관들과 연쇄 양자 회의를 갖고 비자 완화 등 외래객 유치 확대를 위한 실질적인 협력망 강화를 도모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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