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격 자재운반·용접 로봇 등 스마트건설 기술 한자리에
LH, 제로에너지·모듈러 주택 등 미래 주거 체험관 운영
도로·철도 인프라도 AI·디지털 기술로 안전관리 고도화

자재를 나르는 로봇이 전시장을 오가고 타워크레인은 지상에서 원격으로 조종된다. 철근 조립과 용접, 바닥 미장 작업까지 자동화가 추진된다. 24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6 국토교통기술대전'에서는 AI와 로봇이 건설·교통·주거 인프라를 어떻게 바꾸고 있는지 한눈에 확인할 수 있었다.
국토교통부와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이 주최·주관한 이번 행사는 26일까지 코엑스 D홀과 컨퍼런스룸 E에서 열린다. 올해 주제는 ‘미래를 바꾸는 기술’이다. 전시는 모빌리티, 스마트건설, AI시티, 우주항공, 혁신기업 등 국토교통 주요 기술 분야를 중심으로 구성됐다.
입구 바로 앞에는 현대자동차그룹 전시가 열려 관람객이 인산인해를 이뤘다. 현대차그룹은 자체 자율주행 솔루션 ‘아트리아 AI’를 소개했다. 아트리아 AI는 차량이 도로 주행 데이터를 학습하며 인식·판단·제어를 하나의 AI 모델로 연결하는 방식으로, 현대차·기아는 올해 하반기 광주 일부 지역에서 관련 자율주행 실증사업에 착수할 예정이다.

로봇 전시도 눈길을 끌었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CES 2026에서 ‘최고 로봇상’을 받은 보스턴다이내믹스의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를 실물 모형으로 선보였다. 4족 보행 로봇 ‘스팟’과 다기능 이동로봇 ‘모베드’도 함께 전시돼 피지컬 AI가 실제 산업현장과 이동 서비스로 확장되는 모습을 보여줬다.
스마트건설 구역에서는 현대건설, 삼성물산, 대우건설, 포스코이앤씨 등 주요 건설사들이 참여한 스마트건설 얼라이언스 전시가 눈길을 끌었다.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은 건설 현장 자재 운반 로봇을 소개했다. 공사장에서 자재와 인력의 동선이 겹치며 생기는 안전사고 위험을 줄이고 반복적인 자재 운반 작업을 로봇과 나눠 하겠다는 취지다. 특히 현대건설은 지상에서 타워크레인을 제어하는 원격제어 타워크레인 기술도 함께 선보였다. 패널에는 ‘야간 운반 작업과 자재·인력 동선 분리, 로봇과 사람의 협업’이라는 설명이 적혀 있었다.
바로 옆에는 포스코이앤씨의 건설현장 용접협동로봇이 자리했다. 야외 작업과 협소한 공간이 많은 건설현장에 맞춰 용접 작업을 자동화하려는 기술이다. 기존 건설현장에서는 용접사가 직접 시작점과 끝점을 확인하며 작업해야 했지만 이 로봇은 이동식 협동로봇을 활용해 반복적인 용접 작업을 줄이는 방향으로 개발되고 있었다.
자재를 나르고, 철근을 조립하고, 바닥을 미장하고, 용접을 보조하는 기술도 이어졌다. 건축감리연구단은 건축 실내 바닥미장 로봇과 건설 자동화 로봇의 학습 데이터셋 구축 시스템을 소개했다. 현장 설명을 듣던 한 방문객은 “사람이 직접 해야 하는 일이 줄어들면 공사장 안전에도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스마트건설 구역 옆에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LH가 그리는 탄소 중립의 내일’을 주제로 특별관을 마련했다. 특별관은 청정에너지, 제로에너지 주택, 모듈러 주택, 탄소중립 체험 등 5개 존으로 구성됐다.
관람객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전시도 눈에 띄었다. ‘내가 만드는 ZERO+ HOME’ 존에서는 태양광, BIPV, 히트펌프, 연료전지, 지열 등 에너지 저감기술을 조합해 제로에너지 건축물을 설계해볼 수 있다.
한쪽에서는 모듈러·PC 등 공장 제작형 주택을 가상으로 조립·건축해보는 체험도 마련됐다. 단지 안에서 물건을 문 앞까지 배송하는 배송 로봇과 로봇개 형태의 자율주행 순찰 로봇 시연도 이어졌다.
체험을 마친 한 방문객은 “집을 짓는 방식도 공장에서 만들고 현장에서 조립하는 쪽으로 바뀌는 게 신기하다”고 말했다.

철도 분야에서는 국가철도공단이 역사 길 안내 서비스, 차세대 열차제어시스템(KTCS-3), VR 안전교육을 선보였다. 역사 길 안내 서비스는 철도역 이용자의 이동 편의를 높이는 기술이고 KTCS-3는 열차 운행 제어체계를 고도화하는 기술이다. VR 안전교육은 실제 현장 상황을 가상환경에서 체험하도록 해 철도 안전교육의 몰입도를 높이는 방식으로 소개됐다.
한국도로공사 부스에선 도로 인프라 관리 기술을 확인할 수 있었다. 도로공사는 교량 유지관리 AI 에이전트 ‘Dr. BridgeAI’와 건설공사 위험구간 정밀조사 로봇, 지능형 관제 플랫폼 및 C-Map 모바일 내비게이션을 선보였다. 교량과 도로 공사 현장은 점검 범위가 넓고 위험 요소가 많은 만큼, AI와 로봇을 활용해 사람이 직접 접근하기 어려운 구간을 먼저 확인하는 방식이 강조됐다.

모빌리티 구역에서는 한국교통안전공단(TS)의 전기차 안전관리 기술이 눈길을 끌었다. TS는 EV 컨버전 튜닝, 전기차 안전성 평가, 사용 후 배터리 재제조 등 전기차 생애주기별 안전관리 기술을 전시했다. EV 컨버전은 내연기관 차량을 전기차로 전환하거나 기존 전기차 일부를 목적에 맞게 튜닝하는 기술이다. 사용 후 배터리에 대해서는 탈거 전 성능평가, 유통 전 안전검사, 장착 후 사후검사로 이어지는 3단계 통합 안전점검 체계를 마련한다.
TS 부스 관계자는 “전기차가 많아질수록 운행 중 검사만으로는 부족하다”며 “차량을 전기차로 개조하는 단계부터 사용 후 배터리를 다시 쓰는 단계까지 안전성을 확인하는 체계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전시장을 둘러보며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개별 기술보다 방향성이었다. 건설현장에서는 사람의 위험한 작업을 로봇이 대신하고, 교통 인프라는 AI가 관리하며, 주택은 공장에서 생산하는 방식으로 바뀌고 있었다. 전시장 곳곳에서는 안전성과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국토교통 기술의 변화가 진행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