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이 24일 반도체 슈퍼사이클로 사상 최대 실적을 내고 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성과급 논란과 관련해 "영업이익 자체가 노사 쟁의의 대상이 되는 것이 맞는지 사회적으로 논의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전례를 찾기 어려운 수준의 초과 이익이 발생하는 상황에서 노사 간 성과 배분 원칙을 새롭게 정립할 필요가 있다는 문제의식을 제기한 것이다.
김 실장은 이날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특별성과급 논란에 대한 질문을 받고 "우리가 지금 보고 있는 상황은 전 세계적으로도 매우 특별한 경우"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SK하이닉스가 내는 70% 영업이익률, 삼성전자가 내는 45% 정도의 영업이익률은 미국 실리콘밸리의 수백 명 규모 기업에서나 볼 수 있는 수준"이라며 "수만 명이 근무하는 제조업 기업에서 이 같은 수익성이 나타나는 것은 세계적으로도 유례를 찾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노조가 존재하는 전통 제조업 기업이 영업이익률 70%를 기록하면서 그 이익을 노사 협상의 대상으로 삼고 있는 상황 자체가 세계 최초에 가까운 일"이라며 "우리가 얼마나 특별한 국면을 보고 있는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현재 반도체 업계의 노사 갈등이 단순한 임금 협상을 넘어 초과 이익 배분 문제로 성격이 바뀌고 있다고 진단했다.
김 실장은 "원래 노사 협상은 임금을 기본으로 하고 기타 근로조건을 다루는데 지금은 임금보다 훨씬 큰 규모의 성과 이익을 어떻게 배분할 것인가가 쟁점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특별한 이익이 발생했을 때 그것이 단체교섭이나 쟁의의 대상이 되는 것이 맞는지, 된다면 어떤 절차와 기준을 적용해야 하는지 사회적으로 진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실장은 관련 해외 사례를 검토하고 있다고도 밝혔다. 그는 "각국 사례를 찾아보고 있는데 생각보다 사례가 많지 않다"며 "프랑스의 경우 특별이익 배분에 관한 노동법상 규정이 비교적 체계적으로 마련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프랑스는 특별이익 가운데 일정 부분을 노동 기여도에 따라 배분하도록 하는 산식을 법에 규정하고 있다"며 "우리도 이런 사례를 참고해 성과 배분의 원칙과 한도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정부가 직접 개입해 기준을 정할 문제는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김 실장은 "정부가 이래라 저래라 할 문제는 아니다"라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창출하는 막대한 특별이익에 대해 종업원의 기여를 어떻게 인정할 것인지, 또 어느 수준까지 배분하는 것이 합리적인지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반도체 호황은 과거와 차원이 다른 매우 특별한 국면"이라며 "새로운 현실에 맞는 새로운 규칙을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