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기업 손잡는 K방산…‘바이 유러피언’ 장벽 넘는다

입력 2026-06-23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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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탈레스 발사대에 천무 유도탄 통합 추진
LIG 독일 라인메탈과 JV 설립 검토…통합 방공망 구축
역내 조달 규정 강화…K방산 수출 공식 바뀐다

▲천무 다연장로켓 (사진제공=한화에어로스페이스)
▲천무 다연장로켓 (사진제공=한화에어로스페이스)

국내 방산업계가 유럽 현지 업체들과 잇달아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유럽연합(EU)이 역내 조달을 우대하는 이른바 ‘바이 유러피언’ 체계를 본격 가동하면서 단순 완제품 수출을 넘어 현지화 전략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23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방산 전시회 ‘유로사토리 2026’에서 프랑스 방산기업 탈레스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탈레스의 차세대 이동식 발사대 엑스파이어(X-FIRE)에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천무 유도탄을 통합하기 위한 기술 협력이 골자다.

이번 협력은 유럽 현지의 발사대 플랫폼에 천무 유도탄을 호환시켜 현지 조달 체계 진입 가능성을 높였다는 평가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폴란드 WB그룹과 합작법인(JV)을 설립하고 천무 유도탄의 현지 생산 기반을 구축 중이며, 폴란드뿐 아니라 노르웨이·에스토니아와 공급 계약을 체결하며 경쟁력을 입증했다.

LIG디펜스앤에어로스페이스(LIG D&A)도 최근 독일 방산기업 라인메탈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유럽 내 JV 설립을 검토하고 있다. LIG D&A의 중·장거리 방공체계를 현지화·개량하고, 라인메탈의 초단거리 방공 역량과 연계하는 한편 단거리 방공용 신규 미사일 체계의 공동 개발을 추진해 다층 방공 솔루션을 완성한다는 구상이다.

국내 방산업계가 현지화 전략에 박차를 가하는 건 갈수록 높아지는 ‘바이 유러피언’ 장벽을 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EU는 최대 1500억 유로 규모의 역내 방산 공동조달 프로그램 ‘세이프(SAFE)’를 가동하고 회원국에 자금을 집행하고 있다. 세이프는 EU 외 제3국의 조달 비중을 35%까지로 제한하고 있어 조달 자격을 얻기 위해선 한국이 세이프에 참여하거나 역내 생산 비중을 늘려야 한다.

여기에 작년 말 발효된 ‘유럽방위산업프로그램(EDIP)’도 현지화 필요성을 더욱 키운다. 자금 지원을 받기 위해선 조달 비중 제한뿐만 아니라 설계 주도권까지 역내에 둬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공동 생산과 기술 이전, 유지·보수·수리(MRO) 협력 등 다양한 형태의 현지화 전략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 같은 흐름은 유럽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역내 생산·조달을 강화하는 방산 블록화는 세계적인 현상으로 자리잡고 있다. 완제품 수출만으로는 한계가 커지는 가운데 현지화 역량을 먼저 갖춘 기업에는 이 같은 장벽이 오히려 후발 경쟁자를 걸러내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백주호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한국 업체들은 빠른 납기와 검증된 양산 플랫폼을 기반으로 현지 방산업체들의 포트폴리오를 메우고, JV를 통해 조달 자격과 정치적 수용성, 현지 생산 요건을 충족하는 방식으로 시장 진입장벽을 낮추고 있다”며 “K-방산의 중장기 수출 경쟁력은 현지 거점, 현지 파트너, JV, MRO 체계를 얼마나 선제적으로 구축하느냐에 따라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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