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은행 '떼인 돈' 8000억원 육박⋯2년 새 1100억원 늘었다

입력 2026-06-23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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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시중은행 1분기 말 기준 추정손실여신 7994억
신한, 2년 새 102.5% 증가⋯은행별로 증감 엇갈려
고정이하여신 규모 5조원 돌파⋯건전성 부담 커져

사실상 회수가 불가능해 손실 처리해야 하는 시중은행의 부실 대출이 8000억원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당국의 기조에 맞춰 기업대출을 공격적으로 늘려온 은행권이 경기 취약 업종의 부실 누적으로 인해 본격적인 자산건전성 부메랑을 맞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의 올해 1분기 말 기준 추정손실여신 규모는 총 7994억원으로 집계됐다. 2024년 1분기(6835억원) 대비 1159억원(17.0%), 지난해 1분기(7604억원)와 비교해도 5.1% 늘어난 규모다.

추정손실여신은 금융회사가 자산건전성을 평가할 때 분류하는 부실채권(NPL) 가운데 최하위 단계다. 채무자의 상환 능력 상실로 원리금 회수가 사실상 불가능해 은행권에서는 '손실이 확정된 대출'로 간주한다. 일반 연체나 고정이하여신보다 은행 체력에 직접적인 타격을 주는 악성 자산이다.

은행별로는 신한은행의 건전성 악화가 가장 두드러졌다. 신한은행의 추정손실여신은 2024년 1분기 1341억원에서 지난해 2252억원, 올해 1분기 2716억원으로 급증했다. 2년 새 증가율이 102.5%에 달한다.

반면 KB국민은행은 지난해 3000억원까지 치솟았던 추정손실여신을 올해 1분기 2403억 원으로 줄이며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우리은행(1595억 원)과 하나은행(1280억 원)은 지난해 일시적으로 감소세를 보였다가 올해 들어 다시 반등하며 잔존 부실을 드러냈다.

더 큰 문제는 떼일 위험이 높은 전체 부실채권의 외형 자체가 가파르게 불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올해 1분기 기준 4대 은행의 고정이하여신(3개월 이상 연체된 부실채권) 총액은 5조766억원으로, 2년 전(3조6119억원)과 비교해 무려 40.6% 폭증했다. 이 거대한 부실 자산 중 약 8000억원이 이미 '회수 불능' 판정을 받은 셈이다.

이 같은 자산건전성 균열의 핵심 배경으로는 금융당국의 ‘생산적 금융’ 압박에 따른 무리한 기업대출 확대가 꼽힌다. 당국은 금융권에 대출 자금을 가계가 아닌 기업과 성장 산업으로 흘려보낼 것을 지속적으로 주문해 왔다. 이에 은행들이 기업대출 경쟁에 사활을 걸었으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한파와 건설업 침체, 중소기업·자영업자의 상환 능력 악화가 맞물리면서 부실의 부메랑으로 돌아왔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하나은행의 경우 올해 1분기 기업 부문 고정이하여신이 997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721억원 급증했고, 이자조차 받지 못하는 기업 무수익여신도 8108억원으로 3326억원 늘었다. 리스크 관리가 한계에 봉착한 취약 기업들이 수치로 증명되고 있는 셈이다.

금융권에서는 당분간 건전성 관리가 주요 경영 과제로 떠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내수 부진과 건설·부동산 경기 침체가 장기화할 경우 기업여신을 중심으로 부실이 추가 확대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 기업대출이 늘어난 만큼 건전성 관리 중요성도 함께 커지고 있다”며 “연체 초기 단계부터 상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부실채권 정리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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