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도로서 사고 제로·99% 정시도착률 달성
中 자율주행 트럭, 일일 100만km 이상 주행

#도리토스와 프리트로이 칩을 가득 실은 화물차가 미국 애리조나주 고속도로를 달린다. 차량 무게만 11t(톤)이 넘지만 운전석은 비어 있다. 사람 대신 AI가 운전대를 잡은 자율주행 트럭이다. 실험실을 벗어난 유령 트럭들이 실제 물류 현장에 투입되면서 수십년 간 사람 중심으로 돌아가던 화물운송 산업이 변곡점을 맞았다.
22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식음료 기업 펩시코는 현재 애리조나주에서 자율주행 트럭 35대를 운영하고 있다. 텍사스주 5대, 아칸소주 1대를 포함하면 총 41대 규모다. 이들 차량은 혼잡한 고속도로와 일반 도로를 주행하면서 동사의 제품을 병입 공장, 물류창고, 월마트나 달러제너럴 같은 매장으로 실어나른다. 지난해 6월부터 운행을 시작한 무인트럭은 공공 도로에서 단 한 건의 사고도 내지 않고 99%의 정시 도착률을 달성했다.
자율주행 트럭 회사인 가틱의 고탐 나랑 최고경영자(CEO)는 “자율주행 기술이 가져올 변화는 정시 픽업과 정시 배송을 가능케 하는 것”이라며 “이러한 시스템을 도입함으로써 예측 가능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흐름은 펩시코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워런 버핏의 버크셔해서웨이 산하 식품 유통업체 맥레인과 자율주행차 기술회사 오로라이노베이션은 지난달 텍사스주 고속도로에서 감독 인력 탑승하에 진행되던 시범 운행을 완전 무인 상업 운송으로 전환했다고 발표했다. 양사는 약 3년간의 시범운행을 통해 약 28만 마일(약 45만㎞)을 주행하며 1400건의 화물을 100% 정시 배송했다.

중국도 자율주행 화물차 상용화 경쟁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시장조사기업 ID테크엑스에 따르면 중국에서는 자율주행 보조 시스템을 장착한 트럭들이 지난해 말 기준 하루 평균 100만㎞ 이상을 주행하고 있다. 중국 자율주행 트럭 회사 인셉티오는 1300㎞의 광저우 루오허 간 장거리 노선에서 우한에 환승 허브를 둔 자동화 릴레이 모델을 도입, 필요한 운전기사 수를 6명에서 4명으로 줄였다. 이러한 최적화는 전반적인 운송 효율을 높였을 뿐만 아니라 운전기사들이 더 길고 규칙적인 휴식 시간을 가질 수 있게 해줬다는 평가다.
전 세계 자율주행차 산업에서 화물트럭은 가장 먼저 본격적인 상용화 단계에 진입하는 분야로 떠오르고 있다. ID테크엑스는 “승용차와 달리 화물 운송 부문은 수익 창출을 위한 명확한 길을 제시하고 있다”며 “이 부문은 운행 경로가 고정돼 있고 운영 비용을 정확히 산정할 수 있으며 효율성 향상은 수익성과 직결된다”고 짚었다.
운전기사 부족 문제도 자율주행 트럭 확산을 이끄는 핵심 요인으로 꼽힌다. 특히 미국에서는 최근 영어 능력 요건을 강화하는 새로운 연방 규정이 시행 규정이 시행되고 비거주자 상업용 운전면허 취득을 갖춘 이민자 풀이 축소되면서 트럭 운전사 부족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또 인간 운전자는 병가를 내거나 근로시간 제한의 규정을 받는 반면, 자율주행 트럭은 이러한 제약이 없어 배송 효율성 향상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