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선위 “영풍 충당부채 과소계상”…고의성 논란 불붙나

입력 2026-06-20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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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대표 해임권고 상당 조치…시행세칙상 고의 단계 중징계와 연관
토양정화 충당부채·손상차손 과소계상 지적
“내부통제·거버넌스 점검 필요” 목소리

영풍이 회계처리기준 위반으로 금융당국의 중징계를 받으면서 위반 행위의 고의성 여부를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 증권선물위원회가 위반 기간의 전임 대표이사에 대해 해임권고 상당 조치를 의결한 만큼, 단순 회계 추정 차이나 착오로만 보기 어렵다는 의혹이 제기된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는 지난 10일 회계처리기준을 위반해 재무제표를 작성·공시한 영풍에 대해 제재를 의결했다. 제재 내용에는 과징금, 감사인지정 3년, 전임 대표이사에 대한 해임권고 상당, 담당임원과 전직 담당임원에 대한 해임권고 및 직무정지 6개월, 시정요구 등이 포함됐다.

증선위가 지적한 주요 사안은 석포제련소 관련 토양정화충당부채 과소계상, 지하수정화충당부채 과소계상, 제련소 유형자산 손상차손 과소계상 등이다. 영풍이 환경정화와 조업정지 관련 리스크를 재무제표에 충분히 반영하지 않았다는 것이 금융당국의 판단이다.

논란의 핵심은 전임 대표이사에 대한 해임권고 상당 조치다. 외부감사 및 회계 등에 관한 규정 시행세칙상 회계처리기준 위반에 대한 조치 기준에서 대표이사 해임권고는 가장 높은 수준인 ‘고의’ 단계에 명시된 대표적 중징계로 분류된다. 반면 중과실이나 과실 단계에서는 일반적으로 담당임원 해임권고 등 상대적으로 낮은 수위의 조치가 적용된다.

시행세칙은 고의를 “위법사실 또는 그 가능성을 인식하고 법령 등을 위반한 행위”로 규정한다. 회사나 임직원이 부채를 누락하는 등 회계 정보를 의도적으로 은폐·조작·누락해 재무제표를 작성한 경우도 고의 판단의 대상이 된다. 이에 따라 회계업계에서는 이번 제재 수위가 금융당국이 영풍의 회계처리 문제를 단순 오류나 추정 차이로만 보지 않았음을 시사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증선위의 손상차손 관련 지적도 논란을 키운다. 증선위는 영풍이 2022년부터 2024년까지 제련소 조업정지와 관련한 유형자산 손상평가를 수행하면서 손상차손을 과소계상했다고 봤다. 특히 2023년 자산손상평가에서는 조업정지에 따른 손익 효과를 자의적으로 제거했다고 지적했다.

손상차손은 기업이 보유한 유형자산의 장부가액이 실제 회수 가능 금액보다 높다고 판단될 때 그 차이를 비용으로 반영하는 회계처리다. 이를 과소계상하면 재무제표상 자산 가치와 수익성이 실제보다 좋게 표시될 수 있다. 투자자와 주주가 제련소의 경제적 가치나 리스크를 정확히 파악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환경정화 충당부채 문제도 주요 쟁점이다. 영풍은 그동안 석포제련소 환경개선 투자와 책임경영을 강조해왔다. 그러나 금융당국은 토양·지하수 정화와 관련해 부담해야 할 비용이 재무제표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환경오염 정화 의무와 관련된 회계처리 문제가 내부통제와 거버넌스 전반의 문제로 번지고 있는 이유다.

업계에서는 영풍이 이번 제재를 단순 회계상 오류로 해명하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충당부채와 손상차손은 경영진의 판단과 내부 검토 절차가 중요한 항목인 만큼, 당시 어떤 기준으로 회계처리가 이뤄졌고 감사위원회와 내부회계관리조직이 어떤 검토를 했는지 설명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대표이사 해임권고 상당 조치가 포함된 만큼 시장에서는 이번 사안을 단순 착오보다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영풍은 회계처리기준 위반 경위와 책임 소재, 내부통제 개선 방안을 주주와 시장에 투명하게 설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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