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지는 유럽 안보 협력체, ‘종전’ 맞는 중동…글로벌 안보 공백에 K-방산 몸값↑

입력 2026-06-20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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獨 라인메탈·LIG넥스원, 유럽 방공망 JV 설립…‘Buy European’ 빗장 풀었다
한화에어로·현대로템 등 중동 현대화 수주 가속…잠재 파이프라인 수십조 달해

(출처=DS투자증권)
(출처=DS투자증권)

국내 방위산업이 중동 분쟁의 종전(終戰) 국면과 유럽 안보 협력체의 균열을 기회 삼아 글로벌 시장의 핵심 안보 인프라로 안착하고 있다. 일시적인 지정학적 테마주를 넘어 가격과 공급망 경쟁력을 무기로 전 세계 안보 공백을 메우는 구조적 리레이팅(기업가치 재평가) 국면에 진입했다는 분석이다.

K-방산의 영토 확장은 자국 방산 보호주의가 강했던 서유럽 시장에서 먼저 구체화하고 있다. 15일 프랑스 유로사토리 방산 전시회에서 독일 라인메탈과 LIG디펜스앤에어로스페이스(LIG D&A)가 전략적 합작법인(JV)을 설립하기로 발표한 것이 도화선이 됐다. 라인메탈의 초단거리 방공망에 LIG D&A의 중·장거리 미사일 체계를 결합해 다층 방공 솔루션을 구축하는 구조다.

DB증권에 따르면 이번 JV는 프랑스와 독일의 공동 프로젝트들이 난항을 겪는 가운데 발표된 독자적인 파트너십의 일환이다. 실제로 8일 6세대 전투기 개발 사업(FCAS)이 공식 취소됐으며 차세대 전차(MGCS), 무인기 등 양국의 공동 사업이 반복적으로 표류하고 있다.

서재호 DB증권 연구원은 “유럽 내 공동사업 리스크가 대두되는 가운데, 앞으로도 유럽 기업들은 정치적 리스크와 자체 공급망 리스크를 해소할 수 있는 유럽 외 지역의 파트너 기업을 찾으려 할 가능성이 높다”며 “글로벌 기업 중에서도 가격과 공급망에 강점을 보유한 한국 기업들이 유럽의 적합한 파트너로 당연히 선호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동 지역의 종전 분위기 역시 K-방산에는 위기가 아닌 대규모 무기 현대화 사업 재개의 기회로 작용하고 있다. 전쟁 종료 후 그동안 멈춰 섰던 수십조 원 규모의 지상무기 및 방공망 수주 파이프라인이 본격 가동될 전망이기 때문이다.

DS투자증권에 따르면 방위산업에 대한 전통적 오해 중 하나는 종전 시 주가 하락이 불가피하다는 시각이지만, 이란 전쟁 종전은 한국 방위산업에 오히려 긍정적 계기이자 기회가 될 것이라는 판단이다. 전쟁 종료 후 본격화될 중동향 수출 파이프라인이 다수 존재해서다.

강태호 DS투자증권 연구원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사우디 국가방위부(MNG)와 장갑차, 자주포 등 지상무기 전반의 획득 및 현대화 사업(약 15조원 규모) 협상을 재개할 전망”이라며 “현대로템 또한 중동형 파생 모델인 ‘K2ME’ 개발을 완료하고 이라크와 K2 전차 약 250대(9조원 규모) 수출 계약을 하반기 또는 내년 상반기 체결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또 이란의 공습을 직접 받은 쿠웨이트, 카타르 등 미 도입국들의 천궁-Ⅱ 신규 발주와 한국항공우주의 KF-21 전투기 중동 공동개발 논의도 급물살을 탈 것으로 기대한다.

글로벌 방산 시장의 공급 제약 속에서 한국 방산의 가치는 더욱 치솟고 있다.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유럽 영공 방어를 위해 추가로 필요한 방공포대는 50개, 관련 요격탄 수요를 합산한 시장 규모는 최대 160조원에 달한다. 러시아가 연간 800~1000발의 탄도미사일을 생산하는 상황에서 연간 2000발 규모의 요격탄 초과 수요가 구조적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양승윤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체계는 중동 사태 속 재고 소진으로 공급 능력과 납기가 불확실한 상황이며, 프랑스-이탈리아의 SAMP/T NG는 초기 전력화 단계로 유럽 입장에서는 추가적인 중·장거리 방공 옵션 확보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이에 따라 가격과 납기 측면에서 독보적인 천궁-Ⅱ와 L-SAM 체계가 대안으로 부각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 과정에서 한화시스템이 추진 중인 독일 딜 디펜스의 수주 가시성도 한층 높아진 것으로 봤다.

이에 전문가들은 하반기 주목해야 할 K-방산 핵심 밸류체인으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LIG디펜스앤에어로스페이스, 한화시스템 등을 꼽았다. 현재 국내 지상방산 기업들의 밸류에이션은 글로벌 피어 평균(약 26배) 대비 현저히 저평가된 상태라는 판단이다. 증권가는 철저한 납기 경쟁력과 선제적 현지화 전략을 갖춘 한국 방산업종에 대해 ‘비중확대’ 의견을 유지하고 주가 조정기를 적극적인 매수 기회로 활용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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