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화'로 설명 안 된다⋯2030이 정치에 화난 진짜 이유 [T 같은 F]

입력 2026-06-16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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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선거 이후 정치권 안팎에서 '세대 갈등' 논란이 확산하는 가운데, 2030세대가 느끼는 정책적 소외감이 정치 냉소와 분노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를 단순한 청년층의 보수화로 규정하기보다, 진보와 보수의 경계가 흐려진 한국 정치의 현실을 함께 봐야 한다는 진단도 제시됐다.

본지 김지영 기자와 손윤희 박사는 15일 공개된 유튜브 채널 이투데이TV 'T 같은 F'(연출 김성현)에 출연해 청년 세대의 정치적 분노와 그 배경을 짚었다.

김 기자는 이번 선거가 평소와 다른 양상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그는 "보통 선거가 끝나면 결과나 정당 지도부 변화, 지역 구도에 초점이 맞춰지는데 이번에는 유독 세대 이야기가 많았다"며 "2030과 4050의 대립이 두드러졌다"고 말했다.

손 박사는 청년층의 달라진 정치 참여를 체감했다고 전했다. 그는 "평소 정치적 의사 표현을 거의 하지 않던 20·30대 친구들이 이번에는 선거 게시글에 좋아요를 누르거나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공유하더라"고 말했다. 이어 "분명히 20·30대를 건드린 무언가가 있었고, 40·50대는 그것에 공감하지 못한다는 점이 핵심"이라고 짚었다.

청년층의 보수화 논란에 대해 김 기자는 기준부터 따져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20대에게 왜 이렇게 보수적이냐, 극우냐라고 하려면 기준이 있어야 하는데 한국에서 보수와 진보의 기준이 무엇인지 모르겠다"며 "미국은 보수와 진보가 비교적 뚜렷하지만 한국은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손 박사도 한국 정당의 모호함을 꼬집었다. 미국에서 학창 시절을 보낸 그는 "미국은 총기 규제나 동성애 문제처럼 정당별 아젠다가 명확한데, 한국은 표심을 얻기 위해 서로 정책을 가져다 쓰며 흔들린다"며 "누가 진보고 누가 보수인지 경계가 모호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노인복지만 봐도 기초연금을 안 올린 정부가 없다"고 덧붙였다.

청년 인식 조사 결과를 두고도 의견을 나눴다. 김 기자는 "평등이나 분배를 보통 진보적 가치로 보는데 수도권 청년들은 평등, 분배, 권위주의 반대 성향이 강하면서도 스스로를 보수라고 답하는 경우가 많다"며 "일반적인 기준과 자기 인식 사이에 괴리가 있다"고 말했다.

손 박사는 그 배경으로 진보 정책에 대한 경험적 학습을 들었다. 그는 "진보가 내세운 '모두 잘되게 해주겠다'는 정책들이 결국 내 몫을 가져가거나, 내 노력과 기회를 인정하지 않는 결과로 이어졌다고 느끼는 것"이라며 "국가가 의료와 교육을 보장하며 강조하는 자유가 보수의 가치와 겹치면서 청년들이 오히려 보수에 자신을 이입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손 박사는 청년층을 '불안 세대'로 규정했다. 그는 "AI와 과학기술은 빠르게 발전하는데 나는 따라가지 못한다는 불안이 큰 세대"라며 "40·50대는 이미 많은 것을 이뤄 집도 마련한 것처럼 보이지만, 20·30대는 당장 손에 잡히는 게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 청년들에게 40·50대 정치인이 만든 제도는 현실과 맞지 않아 공감을 얻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손 박사는 "진보 정당이 오랜 기간 정치의 중심에 있었던 만큼, 그것을 겪은 청년들은 '그들이 우리에게 해준 게 무엇인지, 삶이 더 나아졌는지'를 묻게 된다"며 "더 좋아진 게 없다고 느낀다"고 덧붙였다.

결국 청년 세대에게 특정 정당 지지 여부를 묻는 일 자체가 무의미해지고 있다는 판단이다. 민주당을 진보, 국민의힘을 보수로 보는 통념에 대해 손 박사는 "둘 다 아닌 것 같다"며 "지금의 정당들이 과연 진보와 보수를 대표하는지에 대해 20·30대도 헷갈려한다"고 말했다.

▲'T 같은 F' 화면 갈무리. (이투데이TV)
▲'T 같은 F' 화면 갈무리. (이투데이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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