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증시는 전날 10%대 폭락 이후 저가매수세 유입에 힘입어 반등을 시도할 전망이다. 미국 반도체주 투매에도 미-이란 협상 기대감과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경계심리 완화 등이 투자심리 회복을 뒷받침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9일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금일에는 전일 10%대 폭락에 대한 저가매수세 유입 속 미-이란 협상 기대감, 7월 FOMC 경계심리 완화 등에 힘입어 반등에 나설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전날 미국 증시는 반도체주 투매에도 유가와 금리 상승세가 진정되며 혼조세로 마감했다. 마이크론은 8.9%, 샌디스크는 14.3%, 인텔은 5.9% 급락했고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도 4.5% 내렸다. 반면 미-이란 휴전 양해각서(MOU) 복구 기대감에 WTI가 4%대 급락하고 미국 10년물 금리도 하락하면서 헬스케어, 필수소비재, 소재 등 여타 업종은 강세를 보였다. 다우지수는 1.0%, S&P500지수는 0.2% 상승했고 나스닥지수는 0.2% 하락했다.
한 연구원은 “한동안 매크로상 부담을 안겼던 미-이란 갈등은 지난 주말 중 공격 중단에 이어 중재국 주도로 양국 간 휴전 MOU 복구 모드에 들어간 상태”라며 “WTI 유가가 70달러대로 재차 레벨다운되면서 에너지 인플레이션 불안이 줄어든 점은 증시 중립 이상의 요인”이라고 평가했다.
7월 FOMC도 증시에 중립 또는 중립 이상의 결과로 귀결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기준금리 동결이 유력한 가운데 케빈 워시 의장의 기자회견에서 인플레이션 판단 변화와 9월 금리 인상 예고 신호가 나올지가 관전 포인트다. 다만 기대인플레이션이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고 미-이란 갈등 완화로 유가 하방 압력이 커진 만큼, 시장 예상 범주를 넘어서는 매파적 회의가 될 가능성은 낮다는 판단이다.
한 연구원은 “이보다는 오늘부터 예정된 국내 반도체주, 미국 빅테크 업체들 실적을 통해 인공지능(AI) 수익성 불안을 해소할 수 있는지가 향후 증시 방향성의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전날 국내 증시는 미국 반도체주 급락과 중국 업체의 심자외선(DUV) 노광장비 개발 악재 등으로 급락 출발했다. 장중 외국인의 대규모 투매가 이어지며 서킷브레이커까지 발동됐고, 코스피 지수는 10.84% 내린 6023.66, 코스닥 지수는 7.72% 하락한 705.85에 마감했다.
다만 미국 반도체주 약세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봤다. 한 연구원은 “전일 미국 증시에서 중국발 악재, AI 수익성 우려 등으로 반도체주가 동반 급락하기는 했으나 이는 전일 국내 증시에서 선반영됐다”며 “전일 미국 반도체주 약세의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날 장 시작 전 발표 예정인 SK하이닉스 2분기 실적도 국내 증시의 회복 탄력성을 가를 변수다. 시장 컨센서스는 64조원으로 제시됐다. 컨센서스 상회 여부와 함께 컨퍼런스콜에서 디램(DRAM) 및 낸드(NAND) 수급 전망, 장기공급계약(LTA) 구체화 여부가 확인될지가 관건이다.
전날 폭락 배경으로는 중국산 DUV 노광장비 양산에 따른 중국 메모리 업체 증설 우려, 코스피 120일선 이탈, 주 후반 예정된 반도체·하이퍼스케일러 실적 경계심리가 꼽혔다. 다만 새로운 악재가 등장했다기보다 시장 기초체력과 투자심리가 취약해진 상황에서 기존 우려가 과도하게 증폭됐다는 해석이다.
한 연구원은 “주도주들이 고점 대비 40% 안팎 하락하면서 체감 손실이 커졌고, 이는 추가 투매를 자극하는 악순환으로 연결됐다”고 설명했다.
단기적으로는 코스피 200일선인 5600선대 지지 여부가 관건이다. 투자심리 냉각을 고려하면 해당 지지선 터치 가능성은 열어 둬야 하지만, 현재 국내 증시가 역대급 과매도 국면에 진입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전날 코스피 하락률은 역대 4위이며, 7월 누적 하락률은 28.9%로 1990년 이후 월간 기준 역대 1위에 해당한다.
한 연구원은 “과거 비슷한 폭락이 금융위기, 전쟁, 버블 붕괴 등 시스템 위기에서 나타났던 것과 달리 현재까지는 이를 뒷받침할 신호가 뚜렷하지 않다”며 “현재 낙폭은 과도했다”고 판단했다.
밸류에이션도 진입 매력을 뒷받침한다. 코스피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5.1배로 역사적 저점에 도달했다. 금융위기 당시와 같은 27%의 이익 추정치 하향을 가정해도 조정 PER은 약 7.0배에 그쳐 코스피가 바닥을 잡아가는 영역에 있다는 평가다.
한 연구원은 “주가 및 밸류에이션상 바닥의 신호를 확보한 만큼 추가적인 하방 압력은 제한될 것”이라며 “현재 국내 증시는 매도가 아닌 최소한 보유 또는 분할 매수를 통해 주식 비중을 확대하면서 반등을 대비해야 하는 시기”라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