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유출도 없는데”...역대 최대 과징금 맞은 쿠팡, 형평성 논란·투자 위축 우려

입력 2026-06-11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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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정보보호위원회, 쿠팡에 6200억원대 과징금 부과 의결
1300억원대 SKT 과징금 뛰어넘어⋯ 역대 최대 규모 수준
쿠팡 "2차 피해 방지 선제 조치·사실관계 설명이 충분히 반영 안돼"
과징금 형평성 문제 제기⋯직전 3개년 평균 매출액의 최대 3%까지 부과 가능

▲송경희 개인정보보호위원장이 11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제11회 전체회의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개보위는 10일 제11회 전체회의를 열고 개인정보보호 법규를 위반한 쿠팡 주식회사에 총 6246억 8100만원의 과징금 및 168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와 함께 시정명령, 공표 및 공표 명령 등을 의결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송경희 개인정보보호위원장이 11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제11회 전체회의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개보위는 10일 제11회 전체회의를 열고 개인정보보호 법규를 위반한 쿠팡 주식회사에 총 6246억 8100만원의 과징금 및 168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와 함께 시정명령, 공표 및 공표 명령 등을 의결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역대 최대 규모의 과징금을 부과받자, 쿠팡은 억울하다는 입장이 역력하다. 이번 사태로 2차 피해가 없다는 점에서 다른 기업과의 형평성, 향후 기업 투자에 미칠 영향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에 육박하는 제재로 인해 회사의 수익성과 투자 계획에도 비상이 걸렸다.

쿠팡은 11일 개보위의 과징금과 과태료 발표 직후 유감을 표하는 동시에 “법적 절차를 통해 사실 관계가 명확하게 규명되기를 기대한다”면서 향후 법적 대응 가능성을 내비쳤다. 쿠팡은 이날 공식 입장을 내고 “작년 데이터 유출 사태와 관련 2차 피해를 방지하기 위한 선제적 조치와 명확한 사실관계에 근거한 설명이 개인정보위원회의 결정에 충분히 반영되지 못한 점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다만 “이번 개인정보 유출 사고로 인해 고객과 국민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사과드린다”며 “개인정보 보호 프레임워크를 더욱 강화하고 새로운 의지로 고객 신뢰 회복을 위해 노력하겠다”며 재차 사과의 뜻을 밝혔다.

쿠팡은 이른바 ‘납치광고’를 게재하는 광고 파트너를 적절히 관리·감독하지 않았다는 개인정보위의 지적에 대해서는 “쿠팡 파트너스는 수천 명의 국내 크리에이터, 블로거, 소상공인들이 상품을 추천하고 수익을 창출하는 프로그램이며, 다른 글로벌 기업들과 동일한 제휴 모델을 사용하여 고객 데이터를 보호하고 적법하게 운영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어 “개인정보위로부터 공식 의결서를 수령한 후 법적 절차를 통해 사실관계가 명확하게 규명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업계에선 이번 제재를 계기로 ‘과징금 산정 기준’에 대한 논란이 확산할 전망이다. 업계는 매출 규모에 연동되는 현행 과징금 체계가 형평성 문제를 야기한다고 지적한다. 쿠팡에 내려진 과징금은 단일 개인정보 유출 사고에 내린 경우로는 역대 최고액이다. 한 기업의 여러 위반행위에 부과한 과징금 규모로도 가장 많다. 실제 다른 기업들의 개인정보 침해 사례와 비교해도 상당한 차이가 있다. 4000만명 규모의 금융·개인정보를 이용자 동의 없이 해외 사업자에게 제공한 ‘카카오페이’는 지난해 약 6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최근 회원 43만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결혼정보회사 ‘듀오’ 역시 과징금 12억원 처분을 받았다.

이는 현행 개인정보보호법의 과징금 산정 방식에 따른 결과다. 2023년 개정된 개인정보보호법은 위반 행위가 발생한 사업자의 직전 3개년 평균 매출액의 최대 3%까지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쿠팡 한국법인의 최근 3년 평균 매출액은 약 32조원 수준으로, 이를 기준으로 단순 계산하면 최대 9600억원 수준까지 과징금 부과가 가능했던 셈이다.

개인정보 유출에 따른 역대급 과징금이 기업 투자 여력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한다. 쿠팡의 과징금 규모는 앞서 역대 최고액인 SK텔레콤의 1347억9000만원의 4배를 훌쩍 넘는다. 이 규모는 전 세계적으로도 전례가 없는 수준이다. 2021년 메타아일랜드 데이터보호위원회가 5억3300만명의 페이스북 아이디와 이름, 생년월일, 전화번호 등을 유출한 메타에 부과한 2억6500만유로(약 4200억원)가 개인정보 유출 관련 과징금 중에 가장 큰 규모로 알려져 있다. 이번에 쿠팡에 부과된 과징금 규모는 이보다 50%가량 크다.

미국 뉴욕증시에 상장된 모회사인 쿠팡Inc을 기준으로 보면 작년 한 해 영업이익 6790억원(4억7300만달러) 전부를 고스란히 과징금으로 내게 된 셈이다. 쿠팡Inc는 올 1분기 4년 3개월 만에 최대 규모의 영업손실과 순손실을 기록했다. 분기 매출 성장률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 상장 이후 처음으로 두 자릿수 성장세가 무너졌다.

현재 쿠팡이 진행 중인 대규모 투자 계획에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쿠팡은 2024년부터 2027년까지 약 3조원을 투자해 충북 제천과 부산 등지에 신규 물류센터를 구축하는 계획을 추진 중이다. 쿠팡은 전국 30개 지역, 100개 물류센터에 9만명가량을 고용하고 있다.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탈팡’ 흐름이 나타나며 지난 2월 9만명이 깨졌다가 다시 증가세를 보이고 있으나 고용 규모 역시 위축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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