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바른 인식 개선 절실”…윤정한 교수 “파킨슨병 오해부터 풀어야”

입력 2026-06-11 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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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관심 더 많아지고, 올바로 인핵해야”[아픔 나누기, 그리고 희망] 파킨슨병④

(사진제공=아주대병원)
(사진제공=아주대병원)

“대부분 사람들이 아직도 파킨슨병을 제대로 알지 못합니다. 초고령사회에 접어들면서 환자는 계속 늘고 있지만, 사회적 관심과 이해는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윤정한<사진> 아주대병원 신경과 교수(대한파킨슨병 및 이상운동질환학회 정책이사)는 최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파킨슨병은 누구나 걸릴 수 있는 대표적인 퇴행성 뇌질환”이라며 “신약과 정책 지원도 중요하지만 사회가 질환을 올바르게 이해하는 것이 모든 정책의 출발점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초고령사회로 접어든 우리나라에서 파킨슨병 환자는 빠르게 늘고 있다. 11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국내 파킨슨병 환자는 2024년 기준 약 14만3441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4년 8만4771명과 비교해 10년간 약 6만 명이 늘어난 수치다. 환자 수가 급격히 늘고 있지만 여전히 ‘손이 떨리는 병’, ‘약만 먹으면 되는 병’ 정도로 인식되는 경우가 많아 환자들은 질환 자체뿐 아니라 사회적 편견과 정책적 사각지대까지 감당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윤 교수에 따르면 파킨슨병과 치매가 대표적인 퇴행성 뇌질환이지만, 사회적 관심과 정부의 정책 지원에는 차이가 크다. 그는 “치매는 국가책임제와 치매안심센터 등을 통해 다양한 지원 체계가 마련됐지만 파킨슨병은 산정특례를 통한 약제비 지원 외에는 체계적인 관리 시스템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약값 부담을 줄여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환자들이 실제로 겪는 어려움은 훨씬 복합적”이라고 설명했다.

파킨슨병 환자들은 손 떨림과 몸이 느려지는 증상을 넘어 일상 생활에서 더 많은 어려움을 겪는다. 특히 시간이 지날수록 증상이 나빠지는 경우 어려움은 더욱 커진다.

실제로 파킨슨병 초기에는 약물 치료를 통해 일상생활과 사회활동을 이어갈 수 있지만 질환이 진행되면 약효 지속 시간이 점차 짧아져 하루 다섯 번, 여섯 번씩 약을 복용해야 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약효가 떨어지는 순간 몸이 굳거나 보행이 어려워지고 낙상 위험도 높아진다.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윤 교수는 “우리 사회에서는 약만 먹으면 괜찮은 병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지만 실제 환자들은 집에서 수없이 넘어지고 응급실을 오가는 경우도 있다”며 “운동 증상뿐 아니라 언어장애와 삼킴장애, 우울증, 수면장애, 인지기능 저하 등이 동반될 수 있어 환자와 가족 모두에게 큰 부담이 된다”고 말했다.

더 큰 문제는 이러한 인식 차이로 인해 정작 환자들에게 필요한 지원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윤 교수는 “운동치료와 재활치료, 언어·연하치료 등은 환자의 삶의 질을 유지하는 데 매우 중요하지만 지원은 충분하지 않다”며 “파킨슨병이 약만 먹으면 되는 병이라는 사회적 인식이 정책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고령화로 인해 환자 수가 지속해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조기 진단과 지역사회 기반 관리 체계 구축이 필요하단 것이 윤 교수의 견해다. 윤 교수는 “치매처럼 지역사회 차원의 조기 발견과 지속 관리 체계를 고민할 필요가 있다”며 “보건소와 지역 거점병원을 활용한 운동 프로그램과 재활, 교육 등이 확대되면 환자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대안을 제시했다.

파킨슨병에 대한 사회적 낙인도 사라져야 한다. 윤 교수는 “40~50대 환자들도 많은데 직장에서 병을 알리기 어려워하는 경우가 많다”며 “파킨슨병이라고 하면 곧바로 치매를 떠올리거나 정상적인 사회생활이 어렵다고 생각하는 사회적 편견이 여전히 존재한다. 충분히 일하고 사회생활을 이어갈 수 있는데도 병을 숨기며 살아가는 환자들이 많다. 환자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것 가운데 하나가 다른 사람들의 시선”이라고 안타까워했다.

끝으로 윤 교수는 사회적 관심이 많아져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는 “초고령사회에서 파킨슨병 환자는 계속 늘어날 수 밖에 있다. 누구나 걸릴 수 있는 질환이고 적절한 치료와 관리로 오랫동안 사회생활을 이어갈 수 있다는 것을 사회가 먼저 이해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특히 윤 교수는 “정책적 지원도 중요하지만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은 파킨슨병에 대한 올바른 인식이다. 환자들이 자신의 병을 숨기지 않고 당당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사회가 되는 것이 모든 정책의 출발점이자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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