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스블록]가상자산 거래 투명성 제고 위해 과세 근거 마련 시급

입력 2026-06-10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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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4년 글로벌 가상자산 시장 규모 270억2000만 달러 성장 기대
미국, 영국 등 주요국 가상자산 과세 검토∙실시
세 차례 유예한 한국, 과세 재검토∙폐지 요구 목소리도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전 세계 글로벌 가상자산 시장 규모가 커지면서 국내∙외로 과세 등 규제와 관련한 논의가 활발하다.

인도 시장조사기관 포춘 비즈니스 인사이트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가산자상 시장 규모는 37억3000만 달러로 평가됐다. 특히 연평균 성장률(CAGR) 15.6%를 고려하면 올해 84억 7000만 달러에서 2034년 270억2000만 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가상자산 시장은 분산원장기술(DLT) 성장과 벤처캐피털(VC) 등 기관 투자, 블록체인 기술 채택, 탈중앙화 금융(디파이, DeFi) 수요 증가 등으로 꾸준히 성장하는 추세다.

문제는 가상자산 소득에 따른 과세가 명확히 규정하기가 힘들다는 점이다. 자금 추적이 어려운 것은 물론 디파이, 에어드롭, 스테이킹, 하드포크 등 파생 거래가 다양하다는 이유에서다. 최근 가상자산을 이용한 자금세탁 등 불법 행위가 횡행하면서 일각에서는 가상자산 거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가상자산 과세 근거 마련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가상자산 과세 검토∙실시 중인 해외 주요국은?

미국, 영국, 독일, 일본, 호주 등 주요국에서는 가상자산에 대한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가상자산 과세를 검토∙실시하고 있다. 무엇보다 가상자산을 ‘재산’으로 간주한다는 게 핵심이다.

미국 국세청(IRS)은 지난 2014년 가상자산이 연방소득세 목적상 ‘재산’으로 취급한다는 점을 고시한 이후 가상자산에 대한 보고체계를 보완해 왔다. 또 가상자산을 매도하거나 양도, 결제 등으로 사용할 때 발생한 차익에 대해 자본이득세를 부과한다.

영국은 2018년 내부 지침을 마련해 사업 목적이라면 소득세로, 그 외의 처분에는 자본이득세로 적용한다.

독일은 가상자산을 경제재로 보고 소득세법 제23조에 따라 사적 양도거래에 다른 소득으로 과세한다. 단, 1년 초과 보유 시에는 비과세고 적용한다.

일본은 2017년부터 가상자산 양도소득을 기타소득으로 간주해 과세한다. 2019년에는 소득세법에 세부사항을 명확히 했다. 그러나 지난 4월 내각회의에서 가상자산을 금융상품거래법상 규율체계에 편입하는 개정안이 의결된 결과, 20.315% 분리과세를 적용할 예정이다.

호주도 매도 시 양도소득세를 부과하며, 1년 미만 단기 보유는 최대 45%의 일반 소득세율을, 1년 이상 장기 보유는 양도차익의 50% 공제를 적용한다.

최근에는 그리스가 자국의 세법 체계에 가상자산을 포함시켰다. 로이터는 지난 5일(현지시간) 그리스가 가상자산에 15%의 양도소득세를 부과하는 법안을 준비 중이며 몇 달 안에 해당 법안을 의회에 제출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그리스 과세당국 관계자는 “최초 500유로의 양도소득는 비과세될 것”이라며 “이 세금은 개인의 암호화폐 채굴에는 적용되지 않지만, 채굴 주체가 법인이라면 적용될 것”이라고 로이터에 전했다.

한 가상자산 과세 세 차례 유예, 재검토∙폐지 요구도

한국에서는 2020년부터 가상자산 소득에 대한 논의가 꾸준히 이어져 왔다. 하지만 투자자 반발 및 인프라 구축 지연, 시장 충격과 보완 제도,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 안착 및 조세 인프라 준비 시간 확보 필요 등을 이유로 세 차례 유예된 바 있다.

세 차례 유예 끝에 소득세법 부칙을 개정하며 가상자산 기타소득 과세 시행 시기를 2027년 1월 1일로 미뤘지만, 과세 재검토 및 폐지를 요구하는 목소리는 지속해서 나오고 있다.

이런 상황에 지난 9일 국회전자청원에 ‘가상자산 과세 시행에 대한 재검토 및 제도 정비 요청에 관한 청원’이 게시되면서 다시 한 번 유예 가능성이 제기됐다. 청원인은 “현행 가상자산 과세안은 가상자산을 ‘기타소득’으로 분류해 22% 세율을 부과하는 사실상 패널티 세제”라며 “1,077만 납세자의 자산 형성을 저해할 뿐 아니라 디지털 금융 패권 경쟁에서 한국을 영구적으로 낙오시킬 위험이 크다”고 시행 유예 및 전면 재설계를 청원했다.

이보다 앞선 8일에는 또 다른 청원인이 “현행 가상자산 과세 제도는 단순한 보완이나 유예 수준이 아닌 근본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며 “충분한 제도적 기반과 투자자 보호 장치, 국제적 형평성, 시장 현실이 마련되지 않은 상태에서의 성급한 과세는 국민 부담과 산업 위축만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어 “가상자산 과세를 강행할 게 아니라, 폐지를 포함한 전면적인 재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해당 청원은 2026년 5월 21일 11시 22분 기준으로 5만 명의 동의를 얻었으며 소관위원회인 재정경제기획위원회에 회부됐다.

자본시장연구원 김갑래 선임연구위원은 ”지난 세 차례의 유예기간 동안 충분한 시간이 주어졌음에도 가상자산 개인소득에 대한 과세 제도가 정비되지 않았다는 사실은 과세 당국 및 과세 정책에 대한 국민적 신뢰도 저하, 과세 불명확성으로 인한 시장참여자의 혼란 등의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며 “4차 유예 사태를 막고 예정대로 안정적 가상자산 개인소득 과세를 시행하기 위해서는 관련 과세 공백을 해소하고 조속한 과세 인프라 구축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금융연구원 배진수 연구위원은 “가상자산 과세는 세수 확보 측면에서 필요성이 제기될 수 있으나, 실제 세수 규모가 크고 안정적인지, 징세 및 납세협력비용을 고려할 때 효율적인 과세 수단인지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해외 사례처럼 가상자산에 대한 포괄적 과세를 도입하려면 손익통산, 이월공제 등 쟁점이 반영되는 게 바람직하다”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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