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10년간 증가세를 보이는 청소년 자살을 줄이기 위해 정부가 교육청까지 자살시도자 정보를 공유하고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위기징후 발굴 시스템을 구축한다. 학교 내 마음건강 교육을 확대하는 한편 상담·치료 인프라를 확충하는 등 범정부 차원의 대응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교육부는 9일 관계부처 합동으로 이 같은 내용의 '10대 청소년 자살예방 범정부 추진 대책'을 발표했다. 이번 대책은 지난달 국무회의에서 논의된 '9대 분야별 자살예방 대책' 가운데 첫 번째로 마련된 학생·청소년 분야 대책이다.
정부는 2024년 기준 인구 10만명당 8명 수준인 청소년 자살률을 2030년 6.5명, 2035년 4.2명 이하로 낮추는 것을 목표로 제시했다. 최근 청소년 자살 사망자는 2016년 273명에서 지난해 372명, 올해는 396명(잠정)까지 늘었다. 정신건강 문제로 병원을 찾은 청소년도 2021년 27만4000명에서 올해 43만1000명 수준으로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번 대책의 가장 큰 특징은 청소년 자살을 학교 안 문제가 아닌 사회 전반의 구조적 문제로 보고 대응 범위를 확대한 점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기존 교육부 대책은 학생 개인에 대한 자살예방 중심이었다면 이번에는 청소년 성장환경 전반을 둘러싼 자살 유발요인을 완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며 "교육뿐 아니라 범정부, 학교와 가정, 사회 전체의 역할을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우선 예방 단계에서는 현재 6차시 수준인 사회정서교육을 17차시까지 확대한다. 자아존중감과 자기효능감, 감정조절, 관계 형성 등을 가르치는 교육으로 청소년의 '마음근육'을 키운다는 구상이다. 부모수당·아동수당 등을 받는 보호자에게는 자녀 소통법과 마음건강 관련 교육 콘텐츠를 제공한다.
고위험군 조기 발견 체계도 강화된다. 정부는 현재 경찰과 소방이 자살시도자 정보를 자살예방센터와 정신건강복지센터에만 제공하던 체계를 바꿔 시도교육청까지 공유 대상을 확대하기로 했다. 자살시도 후 학교로 복귀하는 학생에 대해 교육기관도 관리와 지원에 참여하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AI를 활용한 위기징후 발굴 시스템도 올해 말까지 구축한다. 현재는 상담 인력이 온라인상에서 자해·자살 관련 게시글을 직접 검색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AI가 이미지와 영상, 신종 은어까지 탐지해 위기 청소년을 찾아내고 상담 인력이 후속 지원에 나선다.
상담·치료 지원도 확대된다. 정부는 위클래스 설치 확대와 공간 재구조화, 위센터 기능 강화, 전문상담교사 전 학교 배치 추진 등을 통해 학교 상담 인프라를 확충하기로 했다. 또 긴급지원팀과 병원형 위센터, 청소년 전용 병상 확대 등을 추진하고 외상이나 정신병력이 확인되지 않아 응급실 보호가 어려운 고위험 청소년을 위한 일시보호시설 신설도 검토한다.
특히 디지털 환경이 청소년 자살에 미치는 영향에도 대응한다. 정부는 AI 기반 24시간 자해·자살유발정보 모니터링 체계를 구축하고 청소년 자살사안 보도 금지 및 위반 시 벌칙 규정 도입도 검토하기로 했다.
최교진 교육부 장관은 "청소년 자살은 개인의 심리 문제나 학교 공동체 노력만으로 해결할 수 있는 과제가 아니다"라며 "가정과 학교를 넘어 지역사회와 미디어 등 사회 구성원 모두가 함께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