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기준원, 스튜어드십 코드 개정 공청회
채권·대체투자까지 적용 자산군 확대
“코드 실효성 높이면서 부작용 줄여야”

기관투자자의 수탁자 책임 활동을 강화하는 방향의 스튜어드십 코드 개정이 추진되는 가운데, 학계와 업계에서는 기관투자자의 자율성과 독립성이 위축되지 않도록 균형 있는 제도 설계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의결권 자문기관 점검체계, 연차보고서 제출 등 공시 확대 과정에서도 기관투자자의 최종 판단 책임과 영업비밀 보호를 명확히 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숙미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는 한국ESG기준원이 8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개최한 ‘자본시장의 발전을 위한 한국 스튜어드십 코드 개정 공청회’에서 “스튜어드십 코드는 자율규범으로서 시장의 자발적 참여와 유연성에 강점이 있는 만큼, 책임 활동의 실질을 높이면서도 기관투자자의 자율성과 독립성이 위축되지 않도록 균형을 잡는 것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이번 개정안은 스튜어드십 코드 적용 자산군을 기존 국내 상장주식에서 채권, 부동산, 인프라, 비상장주식, 해외 자산 등으로 넓히는 것이 핵심이다. 기관투자자가 투자대상회사를 점검할 때 지배구조뿐 아니라 환경·사회 등 지속가능성 요소도 함께 살피도록 하는 내용도 담겼다.
기관투자자의 수탁자 책임 활동 범위도 확대된다. 개정안은 주주활동 결과를 투자 의사결정에 반영할 수 있도록 하고, 다른 기관투자자와 협력해 주주활동을 수행할 수 있는 안내지침을 새로 마련했다. 또 스튜어드십 코드 원칙을 기본적으로 준수하되, 예외적으로 일부 원칙이 기관 특성에 맞지 않아 적용하기 어려운 경우 그 이유와 대안을 충분히 설명하도록 했다. 아울러 기관투자자는 매년 수탁자 책임 활동 보고서를 한국ESG기준원에 제출해야 한다.
다만 토론 과정에서는 코드 실효성을 높이는 과정에서 부작용을 줄여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김지안 부산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의결권 자문기관 점검체계와 관련하여 전문성, 독립성, 분석방법론, 이해상충 등을 점검요소로 제시하되, 최종적인 판단과 책임은 기관투자자에게 있음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창환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 대표도 개정안의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세부 설계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대표는 “이번 스튜어드십 코드 개정안이 이사의 주주 충실의무와 협력적 관여를 반영해 실효적 규범으로 진화한 점을 환영한다”면서도 “연차보고서 제출 등 공시 확대에 대해서는 비례성과 영업비밀을 보호하는 합리적 설계가 필요하다”고 했다.
반면 기관투자자의 책임투자 규범을 실질화해야 한다는 찬성 의견도 나왔다. 이동섭 국민연금공단 수탁자책임실장은 “국민연금은 장기 자산소유자로서 실질적 이행 중심의 한국 스튜어드십 코드 개정을 지지한다”며 “향후 개정 스튜어드십 코드 이행을 위해 필요시 국민연금의 원칙, 지침 등의 개정은 물론 위탁운용사의 스튜어드십 코드 이행점검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지윤 연세대학교 경영대학 교수는 “수익자는 기관투자자가 어떤 투자철학과 판단기준에 따라 의사결정을 하는지 알 권리가 있다”며 “기관투자자의 판단 기준, 의사결정 과정 및 수탁자 책임 이행 현황에 대한 정보 공개를 강화해 수익자가 기관투자자를 보다 잘 이해하고 평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스튜어드십 코드는 자본시장 내에서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중요한 파트너인 기관투자자의 책임 있는 역할을 뒷받침하는 핵심적인 원칙”이라며 “현재 스튜어드십 코드 개정은 적용 자산군 확대, ESG 요소의 고려, 협력적 주주활동, 이행점검 체계 마련 등 보다 내실화하는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ESG기준원은 이번 공청회 이후 이달 26일까지 3주 동안 공개 의견수렴을 받아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