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투표용지 부족에 선거무효론 부상…법조계 “결과 영향 입증이 관건”

입력 2026-06-04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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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파·강남 14곳 투표용지 부족…국힘 “선거무효소송 준비”
법조계 “결과 영향 인정돼야 무효”…투표방해죄 적용 가능성도

▲4일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겪은 서울 송파구 잠실7동 제2투표소 앞에서 시민들이 '선거관리위원회 해체, 부정선거, 재선거'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시스)
▲4일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겪은 서울 송파구 잠실7동 제2투표소 앞에서 시민들이 '선거관리위원회 해체, 부정선거, 재선거'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시스)

6·3 전국동시지방선거 당일 일부 투표소에서 투표용지가 동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하면서 국민의힘이 선거무효소송을 예고하고 나섰다. 법조계는 용지 부족이 실제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쳤는지 입증할 수 있느냐가 무효소송의 핵심 쟁점이 될 것으로 본다.

4일 정치권과 법조계에 따르면 전날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2동 제6투표소 등 14개 투표소에서 투표용지가 소진돼 유권자들이 장시간 대기하거나 발길을 돌리는 사태가 벌어졌다. 잠실2동 제6투표소에서는 오후 1시께부터 용지가 부족해지더니 오후 4시 30분부터 투표가 전면 중단됐고, 투표 시간이 오후 10시까지 연장된 잠실7동 제2투표소에서는 투표 종료 후에도 시민들의 항의로 이날 새벽까지 투표함을 개표소로 옮기지 못했다. 이에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긴급 브리핑을 열어 허철훈 사무총장 명의로 공개 사과했다.

국민의힘은 즉각 반발했다. 장동혁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은 전날 밤 중앙선관위를 항의 방문해 개표 중단과 재선거를 요구했다. 그는 면담 후 “선거무효소송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투표용지가 부족했던 14개 투표소가 공교롭게도 2022년 지방선거에서 오세훈 후보 득표율이 60~80% 이상 나왔던 지역들”이라며 의혹을 제기했다.

공직선거법 제222조는 지방선거 효력에 이의가 있는 선거인·정당·후보자가 선거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다만 곧바로 법원에 소를 제기할 수 없고, 선거일로부터 14일 이내에 관할 선관위에 소청을 필수적으로 거쳐야 한다. 소청에서 기각·각하 결정을 받은 날부터 10일 이내에 선거소송을 낼 수 있다.

소송을 제기하더라도 선거무효 판결을 받으려면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는 점을 별도로 입증해야 한다. 선거법 제224조는 “선거에 관한 규정에 위반된 사실이 있는 때라도 선거의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고 인정하는 때에 한해” 무효 판결이 가능하다고 명시한다.

▲장동혁 국민의힘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이 투표용지 부족 사태 관련 3일 오후 경기 과천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를 항의 방문해 허철훈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사무총장 등과 면담하고 있다. (뉴시스)
▲장동혁 국민의힘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이 투표용지 부족 사태 관련 3일 오후 경기 과천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를 항의 방문해 허철훈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사무총장 등과 면담하고 있다. (뉴시스)

법조계는 이번 사태의 경우 결과 영향 입증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본다. 김영오 법무법인 바른 변호사는 “형사소송과 달리 엄격한 증명이 아닌 ‘다른 결과가 발생했을지도 모른다’는 개연성 정도의 입증이 필요하다”며 “당시 폐쇄회로(CC)TV, 과거 투표율과 시간대별 투표율 추이, 투표 중단 시간을 고려한 미투표 추정 인원 등을 근거로 득표 격차와 비교해 다른 결과의 개연성을 소명하는 방식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성우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선관위에 대한 질책이나 감사는 불가피하겠지만 이번 사태가 선거 흐름을 바꿀 수 있는 수준이었는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선관위는 재선거 가능성을 일축했다. 선관위는 이날 새벽 긴급회의 후 발표한 입장문에서 “이번 사안은 공직선거법에 따른 선거의 연기나 재선거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다만 일각에서는 선거관리 담당자들의 직무해태가 고의적인 것으로 인정될 경우 공직선거법상 투표방해죄가 적용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김 변호사는 “선관위는 법에 정해진 절차에 따라 유권자에게 투표용지를 교부해 투표를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이번 사태는 적정한 투표 관리를 통해 투표의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해야 하는 법률상 선거관리 의무를 저버린 것으로, 담당자의 직무해태가 고의적인 것이라면 투표방해죄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시민단체 서민민생대책위원회는 전날 중앙선관위원장·사무총장 등을 직권남용·직무유기 혐의로 서울경찰청에 고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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