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비 뛰어올라 고분양가 형성
서울 전역으로 상승세 확산시켜

공사비 급등과 공급 부족 우려가 맞물리면서 분양가가 연일 최고가를 경신하자 이미 공급된 단지 입주권 가격까지 다시 가파르게 뛰고 있다. 일부 단지는 분양가 대비 수억원에서 많게는 10억원 이상 웃돈이 붙으며 신고가 거래가 이어지고 있다.
3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마포구 공덕동 ‘마포자이힐스테이트 라첼스’ 전용 84㎡ 입주권은 지난달 15일 31억원에 거래됐다. 이 단지는 2024년 7월 분양 당시 같은 면적 최고 분양가가 17억4000만원이었다. 이후 분양권 전매 제한이 해제된 지난해 7월 25억~26억원 수준에서 거래됐으나 올해 2월 처음 30억원을 돌파했고 4월에는 31억3000만원까지 오르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입주권 가격 상승은 서울 전역으로 확산하는 모습이다. 동대문구 ‘청량리 롯데캐슬 하이루체’ 전용 59㎡ 입주권은 지난달 14억9000만원에 거래돼 일반분양가(약 8억5000만원)보다 75% 높은 가격을 형성했다.
서울 서초구 방배동 ‘디에이치 방배’ 전용 84㎡ 입주권 역시 지난달 36억9295만원에 거래됐다. 2024년 일반분양 당시 가격이 약 22억원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68% 오른 수준이다. 노원구 ‘서울원 아이파크’ 전용 84㎡ 분양권 역시 지난달 18억1160만원에 거래되며 분양가(14억원) 대비 오름세를 이어갔다.
분양·입주권 가격 상승은 공사비 급등과 공급 부족 여파로 신축 아파트 분양가가 빠르게 오르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시장에서는 “지금 사지 않으면 더 비싸질 수 있다”는 인식까지 확산하면서 가격 상승세를 자극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4월 건설공사비지수는 136.88포인트(p)로 전년 동월 대비 4.44% 상승했다. 2023년 4월(127.45)과 비교하면 9p 이상 오른 수준이다. 건설공사비지수는 2020년을 기준(100)으로 산출하는 지표로 지수가 높을수록 자재비와 인건비 등 건설 원가 부담이 커졌다는 의미다.
이 가운데 공급 지표도 악화하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1~4월 전국 주택 인허가는 7만9371가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8% 감소했다. 서울은 1만2760가구로 24.0% 줄어 수도권 가운데 감소 폭이 가장 컸다. 착공과 준공 물량 감소도 이어지고 있다. 올해 1~4월 서울 주택 착공은 7023가구로 전년 동기 대비 16.0% 감소했다. 준공은 1만1197가구로 41.3% 줄었다. 공급 선행지표와 후행지표가 모두 악화하면서 서울 신축 아파트 희소성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현재는 공급자 우위 시장이 형성되면서 공사비와 자재비 상승분이 분양가에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며 “공급 부족 우려가 지속되는 상황에서는 분양가 상승 압력이 쉽게 해소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박지민 월용청약연구소 대표는 “공사비와 공급 부족이 맞물리면서 입주권 가격이 먼저 오르고 이를 기준으로 분양가가 형성된 뒤, 청약 흥행이 이어지면서 다시 입주권 가격을 끌어올리는 구조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