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 릴리에 1.9조 기술수출…신약 명가로, 글로벌 R&D 기술력 입증

입력 2026-06-02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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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8조원대 기술수출 신화 이후 다시 한번 저력 입증

(그래픽=김소영 기자 sue@)
(그래픽=김소영 기자 sue@)

한미약품이 미국 제약사 일라이 릴리와 1조9000억원 규모의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한미약품은 2015년 8조원대 기술수출 신화를 쓴 후에도 꾸준히 글로벌 파트너십을 확대하며 다시 한번 ‘신약 명가’의 저력을 입증했다.

한미약품은 지속형 글루카곤유사펩타이드-2(GLP-2) 신약 후보물질 ‘소네페글루타이드(Sonefpeglutide·HM15912)’의 개발·제조·상업화를 위해 릴이와 글로벌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고 1일 공시했다.

이번 계약 규모는 최대 12억6000만달러(약 1조8973억원)에 달한다. 한미약품은 계약 체결과 동시에 확정 계약금(선급금) 7500만달러(약 1129억원)를 수령하며 향후 임상 개발과 규제 승인, 상업화 성과에 따라 최대 11억8500만달러(약 1조7844억원)의 마일스톤을 추가로 받을 수 있다. 제품 출시 이후에는 별도의 매출 연동 로열티도 수취할 예정이다.

소네페글루타이드는 한미약품의 독자적인 장기지속형 바이오 플랫폼 기술인 랩스커버리(LAPSCOVERY)가 적용된 GLP-2 아날로그 신약 후보물질이다. GLP-2는 장 점막 성장과 기능 회복을 촉진하는 호르몬으로 단장증후군(Short Bowel Syndrome) 등 희귀 소화기 질환 치료제로 개발되고 있다. 한미약품은 현재 단장증후군 환자를 대상으로 글로벌 임상 2상을 진행 중이며 이후 릴리가 확보된 비임상 및 임상 데이터를 기반으로 추가 임상시험과 상업화를 주도하게 된다.

GLP-2 계열 치료제는 단장증후군 환자의 영양 흡수 기능을 개선하는 대표적인 치료 옵션으로 꼽힌다. 업계에서는 최근 비만·당뇨 치료제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릴리가 소화기 질환 영역까지 파이프라인을 확대하기 위해 소네페글루타이드 확보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계약에 따라 릴리는 한국을 제외한 전 세계 시장에서 소네페글루타이드의 개발·제조·상업화 독점 권리를 확보했다. 한미약품은 국내 권리를 유지하며 향후 별도 상업화 전략을 추진할 수 있게 됐다.

임주현 한미그룹 부회장은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혁신 기업인 릴리가 소네페글루타이드의 개발 잠재력을 높이 평가했다는 점이 매우 뜻깊다”며 “한미약품은 인간존중과 가치창조라는 사명을 혁신적인 신약개발을 통해 지속해서 실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번 계약은 한미약품의 오랜 연구개발 중심 성장 전략이 다시 한번 결실을 본 사례로 평가된다. 한미약품은 1989년 스위스 로슈에 국내 최초로 의약품 제조 기술을 수출하며 한국 제약산업 기술수출의 역사를 열었다. 이후 개량신약과 복합신약 개발을 거쳐 혁신신약 연구에 집중하며 독자적인 연구개발(R&D) 역량을 키워왔다.

특히 2015년은 한미약품은 물론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 역사에서도 전환점으로 평가된다. 당시 한미약품은 사노피와 얀센, 베링거인겔하임 등 글로벌 제약사들과 총 8조원 규모의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하며 한국 제약사의 글로벌 경쟁력을 입증했다. 이는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이 연구개발 중심 산업으로 전환하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미약품은 이번 계약을 계기로 랩스커버리 플랫폼 기반 신약 개발을 더욱 확대할 계획이다. 앞서 랩스커버리 기술이 적용된 호중구감소증 치료제 롤론티스가 2022년 미국 식품의약국(FDA) 시판 허가를 획득하며 플랫폼 경쟁력을 입증한 바 있다. 현재 한미약품은 동일 플랫폼 기술을 적용한 5개 후보물질의 글로벌 임상을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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